2011년 4월 10일.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여왕,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 개나리, 목련 등의 여러 꽃들은 대한민국 또한 신혼여행지로 나쁘지 않음을 부드러운 향기와 함게 속삭이듯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잦ㅁ시 잠깐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싱가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2011년 4월 11일 오전 1시
싱가폴 창이 항공에 도착하여 가이드와 간단한 미팅을 한 후 파크로얄 호텔로 가는 길에 본 싱가폴 밤의 전경은 불 꺼진 놀이공원과 같았고, 깨끗한 관광단지의 느낌이었습니다.
2011년 4월 11일 오전 8시
결혼식과 기나긴 여정의 결과 우리의체력은 거의 소진되었으나, 이 먼 곳 까지 와서 먹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기에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 1층에 준비된 조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여러나라를 다녀 본 결과 호텔조식에 대한 많은 기대치가 없는 우리로서는 간단히 먹을 요량으로 갔으나, 이는 조식의 수준을 넘어선 디너 파티 수준으로 차려진 음식들을 보며 떡 벌어진 입술 사이 침을 닦기 바빴습니다.
2011년 4월 11일 오전 9시
우리를 포함한 네 커플은 준비된 차량으로 센토사 섬 관광을 하기 위해 떠났습니다. 이동 중에 본 싱가폴은 제주 중문관광단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같이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 전체가 관광단지인 그런 도시였습니다. 센토사 섬에 도착하여 기대이상의 즐거움을 주었던 루지도 탔고, 맘 편하게 탔지만 창공에 우리 둘만이 공존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고소공포의 스카이 라이더도 멋진 추억으로 함께 남았습니다.
2011년 4월 11일 오후 1시
중식 후 싱가폴 재래시장에서 인력거를 타고 인도타운 등을 울러보고, 유람선도 타면서 잘 꾸며진 싱가폴을 조금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1년 4월 11일 오후 10시
발리 덴파사 공항에 도착하여 여행을 안내해 줄 사두라를 만나 웰컴 꽃다발과 과일바구니, 와인, 기념반지를 받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스미냑의 르자르딘 풀빌라로 이동하였습니다. 하지만 우기에서 건기로 넘어가는 시기인지라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조금은 차분한 발리의 첫날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4월 12일 오전 9시
아침에 일어나 우리의 식탁에 차려진 빌라 조식을 먹으며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2011년 4월 12일 오전 10시
발리에 관한 책자와 다큐멘터리에서 여러 정보를 습득한 우리는 우선 해양 스포츠보다는 우붓 투어를 떠났습니다. 우붓의 계단식 논을 보러 가는 것이었지만 가는 길에서 느낄 수 있었던 여느 동남아와 다른 발리의 정취는 잊을 수 없는 여행의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2011년 4월 12일 오후 1시
르자르딘 빌라는 복층 형태로 1층은 욕실, 침실, 드레스룸, 풀, 거실, 주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2층은트윈침대로 이루어진 침실과 야외 욕실, 그리고 야외 침대가 있었습니다. 이 곳 2층 침실에서 우붓의 계단식 논과 발리 전통마을 관광 후 빌라로 돌아와 중식을 먹고, 아로마 스파를 받았습니다. 여행의 피로를 나른한 마사지로 풀어주는 빌라 내 서비스로 간만의 가수면을 느끼며 신들의 섬 발리의 오후를 즐겼습니다.
2011년 4월 12일 오후 6시
아로마 마사지로 우리 몸의 근육과 세포들은 다시 활기를 찾는 듯 하였고, 준비된 로맨틱 캔들라이트 디너는 아름다운 동화 속 만찬과도 같았습니다. 비만 안 왔더라도 조금 더 로맨틱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2011년 4월 13일 오전 9시
리조트 조식 후 한시간 가량의 배를 타고 이동하여 스노쿨링, 워터슬라이드, 반잠수함, 바나나보트, 원주민 마을 관광 등의 데이크루즈를 즐겼습니다.
2011년 4월 13일 오후 7시
1시간 추가하여 2시간 전신마사지를 받고 짐바란 비치로 이동하여 랍스터와 새우 등의 여러 해산물로 만들어진 씨푸드를 먹으며 여행의 마지막 밤을 여유롭게 즐겼습니다.
2011년 4월 14일 오전 10시
여전히 잘 차려진 빌라 내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 '발리에서 생긴 일' 촬영지인 울루와뚜 절벽사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이동 중의 피곤함을 뒤로 하고 우리 둘은 모든 감각기관을 이용하여 발리의 정취를 온 몸에 담기 바빴습니다. 1시간 가량의 이동 후 도착 한 울루와뚜 절벽은 강인한 선이 느껴지는 웅장한 신의 조형물 같았습니다. 이곳은 원숭이들은 도벽이 심한데 우리들의 가이드인 사두라가 신고 있던 슬리퍼를 빼앗으려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금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1년 4월 14일 오후 1시
한식당에서 삼겹살에 쌈을 싸먹으며 간만의 한국 음식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여러 선물가게에서 예상치 못한 충동구매를 즐기며, 소비 쾌락의 최절정을 즐겼습니다.
2011년 4월 14일 오후 6시
2시간 가량의 아로마 오일 마사지를 받고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먹고 발리 덴파사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만남이 있듯이 이별의 순간, 3박 4일간 발리에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22살의 발리 농촌 총각 사두라와의 이별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찡합니다. 착하고 슬픈 눈을 가진 발리 총각은 돈이 없어 한국에 오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저축하여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랍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하고 반복되는 현실이 어떤 이에게 꿈인 현상은 내가 가진 현재를 사치하지 않고 소중히 간진해야할 것임을 다시한 번 느끼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2011년 4월 14일 오후 8시
모든 여행은 아쉬움으로 인해 여운이 남습니다. 그리고 모든 여행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무아지경의 헤드뱅잉을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신혼여행을 마치고 인생의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