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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청까페에서 매번 좋은 글과 부처님 말씀을 접하면서...
저도 뭔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걸 올리고 싶었는데요.
별건 아니지만 템플스테이 다녀온 기억을 되새겨(무려 1년 전ㅋ) 사진을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
길상사하고 너무나 인연이 깊은 송광사인데요.
지난 해, 아직 길상사와 큰 인연이 없을 때 홀로 다녀온 곳이었습니다.
다녀오자마자 푹 빠져버려 꼭 다시 가고자 두고 두고 마음 먹은 절이 되어버렸는데요.
지금은 길상사에 푹 빠져버렸군요.ㅎㅎ
깊어가는 가을철, 템플스테이 어떠신가요? ^^
2013년 여름. 송광사 템플스테이.
무궁화 열차 안에서 우선 한 장 찍어봅니다.
무궁화 열차를 타고 전라남도 순천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네요.
평일, 조금만 서두르면 저렴하고 여유로운 기차여행이 가능합니다^^
나 홀로 여행의 동반자, 음악과 책.
이번 여행의 책은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입니다.
여행 갈 때 함께 하려고 몇 개월간 아껴두었던 여행 에세이.
정말 무척이나 아껴둔 책이지만...
정작 기차 안에서는 자느라 바쁩니다...
늘 그렇듯이 기차만 타면 쏟아지는 잠..잠..잠...!
바쁜 생활로 지친 현대인에게, 수면장소로 이곳을 추천하고 싶네요.
송광사는 전라북도 완주와 전라남도 순천, 두 곳에 있습니다.
총림으로 알려진 송광사는 '전라남도 순천'입니다.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사찰 또는 3보 사찰 중의 하나랍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하여 <통도사>를 불보사찰,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대장경을 봉안한 곳이라고 하여 <해인사>를 법보사찰,
그리고 큰 스님이 많이 배출하고 한국 불교의 승맥을 잇고 있다고 하여 <송광사>를 승보사찰이라고 한답니다.
불, 법, 승 이렇게 3가지 보물을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가 갖고있는 셈이지요.
갑자기...왠... 불교공부??라고 하신다면...
어떤 곳인지 알고 가면 더 재밌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니까요...ㅎ (인터넷 지식인..)
송광사 부근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들린 곳은 ‘다원’이라는 찻집&기념품 가게인데요.
긴 여행으로 지친 마음을 돌아보고, 쉬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갔던 날은 6월...더위가 막 시작하는 무렵이라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시원한 차를 마시며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감상하고, 이곳을 들른 사람들도 구경을 해보구요.
송광사도 멋진 절이었지만
이 다원에 앉아 쉬었던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을 송광사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어요.
송광사 가기 전 꼭 들려보세요^^
겨울에 가면 또 어떤 느낌일지 다시 가고 싶네요.
아쉬움 뒤로 하고 다원을 나와 송광사로 가는 길입니다.
절을 보러가는 이곳 편백나무 숲길은 절까지 가는 마음을 깨끗하게 정돈시켜주는 것 같았어요.
일 없이 어슬렁거리고 싶고, 사색하고 싶고, 새벽에 일어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도심에는 이런 길이 어디 없을까요?
동네에 있었다면 매일 걸으며 지침 심신을 달래고..
싸운 친구를 여기로 부른다면 금방 화해할 것도 같은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한다면 ..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요? ^^
자연은 위대하니까요... ㅎ
드디어 송광사로 가는 입구입니다.
실은 일주문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들어갔지 뭐에요.
일주문 가기 전의 길인데요,
이때가 석가탄신일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연등이 남아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연등불이 켠다고 하니 정말 예뻤을텐데 밤에는 못 찍었어요.
절에선 9시가 되면 소등을 해야 하잖아요....(라기 보다는 도착한 날 밤 엄청 고단해서 기절했구만요.)
해우소 마저...멋스럽네요.
대충 짓는 법이 없구만 이거이거...
냄새조차 나지 않는 곳이라는데... 들어가 볼 기회(용기)는 없었답니다. >,<
1박 2일 템플스테이를 신청했기 때문에 우선 종무소에 들렀습니다.
평일에 템플스테이 신청을 한지라 신청자가 저 밖에 없었어요.
땡볕에 지친 제가 불쌍해보였는지 직원 분께서 시원한 오미자차 한 잔도 주셨어요.
다기와 다탁은 냉큼 훔쳐오고 싶을 만큼 정갈하고 멋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집(구석)에 놓으면, 이 만큼 운치가 있을까요?
한복이라도 입고 차를 내려야 할 듯한데...흠..
뭐든 제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맞는 것 같습니다.
옆에 보이는 파란색 이쁜 지갑은 다원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자마자 홀딱 반해 비닐 뜯어내고 바로 애용중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숙소입니다. 무려 1인용...!
평일에 오면 좋은 것 중 하나가 바로...1인용 방을 쓸 수 있는 건데요.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물론 수행의 한가지이기도 하지만...
편한 것을 우선 찾게 되는군요.
책상 하나와 이불 몇 채. 아주 정갈하죠? 잡생각이나 심란한 생각일랑 없어지네요.
청소도 간단하지요. 먼지만 쓱쓱 털구..
그러고 보면 세상에 진짜 필요한 것들은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왜 이렇게 잡다한 것들을 끌어안고 사는 걸까요. 하는...
불교적인 질문을 던져봅니다...절에 왔으니까요. ^^;
냄새가 하나도 안 난 깨끗한 이불.
폭신하고, 깨끗해서 아주 숙면을 취했어요.
그리고 화장실...집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더군요.
(그렇다고 사진까지..ㅎ)
정리안된 집에만 있다가 정갈하고 깨끗한 방에 있으니 생각마저 고요하고 정돈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 집안을 정리하는 것도 이래서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어찌됐든 방에 짐까지 풀었으니...
한숨 자고 싶지만 그래도 송광사가 어떤 절인지 둘러봐야겠지요...
평일 휴식형은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불, 식사시간만 잘 지키면 된답니다.
여유롭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의미있게 쓸 수 있겠죠.
마당이 텅텅 비었네요?
물속에 빠진 거북이 한 마리.
흠...동전을 던져주는 기준은..대체 뭔가요?ㅎㅎ
이런 곳에까지 동전이 있다니...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던지는 거겠죠?
아무튼.. 먹을 물은 아닌 것 같네요.
절 입구에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징검다리 길을 다시 한 번 찾았습니다.
절로 통하는 징검다리.
물이 졸졸 흐르는 이 곳을 통통통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송광사.
다시 봐도 참 특이하고 재미난 구조입니다. ㅎㅎ
그렇게 놀다가 우연히 찾아낸 일주문? ㅎㅎ
조계문이라고도 한다는데요.
이곳에 숨어 있었구나... 그렇구나...
템플스테이 숙소 전경입니다.
건축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깨끗하고...한적하기도 하고.
뭔가 휑 하기도 하고...ㅎㅎ 지금은 일년이 지났으니 더 좋아졌을 것 같긴 해요.
그간 많은 사람이 이곳에 묵었겠군요...
뭐든 사람 손 때가 타야 자연스럽고 멋스러워지지 않을까요?
아래처럼 구조를 만든 것은요,
최대한 자연을 해치지 않고 절을 짓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절의 구조가 특이하기도 했지만 그 의미를 알고보니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더군요.
여름철 저렇게 문을 열어놓고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다면
... 얼마나 좋을까요?
저녁예불은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많은 스님들과 함께 모여 금강경을 독송했답니다.
수많은 스님들과 함께 한 금강경 독송은 잠시 잊었던 불심이 새로 굳건해질 정도로
아주 강렬하고.. 또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극락전에서 늦게까지 이어진 관세음보살 독송...
노스님의 처연한 관세음보살 독송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네요...
다음날 이른 아침, 식사 후 법정스님이 계셨던 암자를 찾았습니다.
그 암자로 가는 대나무숲길...
이곳을 무소유길이라 하는군요.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
템플스테이 숙소에서 제 방을 돌이켜보며 얼마나 쓸모없는 것들이 많은지 생각하게 했는데...
버리지 못하고 미련을 갖고 있는 것들이 하나 둘, 해가 갈수록 쌓여만 가더군요.
정리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미련이 많은건지...아니면 집착이 많은건지.
그게 그말이겠죠.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을 알고 있음에도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기만해도 가슴이 뻥 뚫렸던 길...
하늘을 올려다보며 힘껏 찍은 사진들..입니다.
이렇게 대나무숲길을 지나... 요런 동그란 문(?)을 통과하면...
바로 저 암자가 나옵지요...법정스님이 계셨던 불일암입니다.
스님의 정신을 보여주는 듯,
작지만 꼿꼿하고 단단하게 보이는군요.
손때가 묻어 있는, 거친 고목으로 만든..
왠지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한 물 주전자.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그.러.나... 이른 아침 관람객은 저 뿐이었답니다.
조금 무서워서 서둘러 내려와버렸네요.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었던 듯한 불일암...
법정 스님의 정신과 말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 이렇게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저는 송광사에서 멀지 않은 선암사로 또 향했답니다^^
휴식형으로 하게 되다보니 여유작작 제 맘대로(?) 산책하며 좋았지만 스님과의 차담이 없어 아쉽더라구요.
송광사를 더욱 알고 싶다면 주말에 하는 정식 템플 스테이를 권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오~ 여주법우^^
길어도 군더더기 없고, 짧아도 모자라지 않은 문장이네요...
역시 글은 사람의 심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좋은 사진..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저도 송광사에 같이 다녀온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요^^
이병률씨 여행기보다 훨씬 좋네요ㅎㅎ
수많은 단점보다 단 몇개의 장점이 눈에 들어오다니...
법우님의 내공 참 만만치않네요ㅎㅎ
칭찬은 참묘해요
화창한 날씨만큼 계속 기분좋아져요. 감사해요^^
생생하네요^^ 송광사 가고싶게 되네요. 불일암의 작은 단풍나무도 여전한지 궁금하네요..
가을이면 더 멋지겠죠? 가야지 마음 먹고 어느새 일년이 흘렀네요 올해 과연 시간이 날런지요..길상분들과 함께하고 싶네요~^^
잘 읽고가요 저 산문집 읽어봐야겠어요.^^
현승법우님 반가워요^o^ 근데 제가 기차에서 잠들었던 이유는 정말 졸려서일까요 아님 저 책때문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