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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해서 청아하고 고결한 삶만 추구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남 비판하기에 앞서 나 자신의 엉터리 해석을 비판하자.
처용가 제2-3 행의 양주동 해설은 다분히 고려처용가, 조선 처용무의 역신 물리치기 제의를 염두에 둔 해석이다. 마마 귀신이 들어 천연두 돌림병이 도는 것을 처용이라는 신라 사람의 아내에게 외간 남자가 침입한 것으로 형상화했다.
이러한 해석이 나름 가지는 명쾌함을 그러나 신라의 언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접근한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본다.
양주동의 해석은 기껏해야 고려 시대 사람들의 처용가 이해하는 방식 내지 고려의 이두식 향찰의 독법을 궁구하였을 따름이다. 그런데 여기서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은 향찰은 시대적으로 이두보다 앞섰고, 시대에 따라 변천을 겪은 기록체계이기에 후대의 이두 독법을 선대의 향찰로 소급해서 보았다가는 반드시 벽에 부딛친다는 점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속담을 빌어 우언으로써 설명해 보자면, 개구리가 올챙잇 적 기억이 없는데, 자기는 태어날 때부터 네 다리로 헤엄쳤다고 망상을 꿈 꾸는 것을 방불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학자들은 신라 처용가에 이용되는 망해사 연기설화가 원 처용가보다 후대에 와서 덧붙여진 견강부회라는 점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국어학에 왜곡이 또 발생할 소지가 분명히, 그리고 다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행하는 향가 해독은 대중 가요처럼 편리한 해결책에 탐닉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삼국유사 : 入良 沙寝 矣 見昆脚烏 伊 四是良[羅]
양주동 설 : 들어와서 이부자리 보니 가랑이가 넷이로구나!
삼국유사 : 二肹隠 吾下於 叱古, 二肹隠 誰支 下焉古
양주동 설 : 둘은 내 것이건마는, 둘은 누구 것이냐?
또 나의 그저께 해석을 보자.
신라 처용가 3-4 행 : 2011-05-26 16:20:39 발표한 글에서 발췌하고 그 아래에는 새로 정정한 부분을 싣는다.
1 삼국유사 : 二肹隠 吾下於 叱古, 二肹隠 誰支 下焉古
2 상고한음 : njisŋgeesqɯnʔ ŋaagraaʔqaa nhjid kaaʔ njisŋgeesqɯnʔ [gljul] kje graaʔ qran kaaʔ
3 고한국어 : 늬승겟귾 나흐랗가 딀갛? 늬승것 듈 계그랗 그란 갛?
4 현대국어 : 이승은 삶일까 죽음일까? 이승은 줄 계란 그런 거야?
1 삼국유사 : 本矣吾 下是如 馬於 隠奪 叱良 乙何如為理古
2 상고한음 : pɯɯnʔɢɯʔŋaa graaʔgljeʔnja mraaʔqaa qɯnʔdWAt nhjid raŋ qrig gaal nja ɢʷal [g]rɯʔ kaaʔ
3 고한국어 : 븒흫나 그랗 뎧냐 므랗까 귾 돨 늴랑 그릭갈냐 괄(그)르갛
4 현대국어 : 분하나, 그렇게 죽느냐, 마느냐? 큰 닭 (혹은 달) 니르려고 (꼬끼요 하려고 혹은 죽으려고) 그리 가려냐 할까?
이힐은 (二肹隠) 을 상고한어 차음치환하여 *njisŋgeesqɯnʔ 으로 대응시켰고, 이것을 신라어의 '이승 삶은' 으로 해석했다.
이힐은 (二肹隠) 을 '이승에서 존재하는 것, 이승삶은' 으로 해석했다.
뭐 이것 역시 병신스럽다. 이승 저승 따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흔하디 흔한 신라어 니사금을 간과한 것이다.
상고한어 차음치환하여 *njisŋgeesqɯnʔ 을 이사금 한자어 표기형들의 음석과 비교하여 보면 이 점은 분명히 드러난다.
참고를 위하여 고신라에서 왕 또는 고급 권력자를 의미하던 낱말과 상고음석을 아래에 싣겠다.
居西干 *kɯ-slɯɯl-kaan
次次雄 *sn̥is-sn̥is-ɢʷɯŋ
慈充 *zɯ-thjuŋ
尼師今 *nil-sri-krɯm
尼叱今 *nil-nhjid-krɯm (정장상팡의 叱을 썼다; 판 교수의 叱 은 nå–id 으로 표시 안 되는 부분이 있기에)
爾叱今 *mljelʔ-nhjid-krɯm
齒叱今 *khjɯʔ-nhjid-krɯm
齒理 *khjɯʔ-
麻立干 *mraal-[ɢ]rɯb-kaan
이렇게 본다면 처용가는 왕의 지배 관계를 둘러싼 어용문학 내지는 왕권 계승과 관련하여 발생한 정치적 문학작품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해석을 시도하면 아래와 같다.
1 삼국유사 : 二肹隠 吾下於 叱古, 二肹隠 誰支 下 焉古
2 상고한음 : njisŋgeesqɯnʔ ŋaagraaʔ qaanhjid kaaʔ njisŋgeesqɯnʔ gljul kje graaʔ qran kaaʔ
3 고한국어 : 늬승것귾 낳랗가 늳갛? 늬승것귾 굴겨 그랗 그란 갛?
4 현대국어 : 이승이란 것은 날아가는가? 이승이란 것은 죽을 적까지 그런가?
*二肹隠 njisŋgeesqɯnʔ 을 尼斯今 nilslekrɯm 齒叱今 khjɯʔnhjidkrɯm 으로 읽을 가능성은 없는가?
alternate reading trscrp. : 님금ㅅ 낳라ㅅ 가 늳까? 님금ㅅ 굴곃 라 ㅅ 가란 가?
alternate reading transl. : 임금 나라가 누구 것인가? 임금 죽을까 그러느냐?
1 삼국유사 : 本矣吾 下是如 馬於 隠奪 叱良 乙何如為理古
2 상고한음 : pɯɯnʔɢɯʔŋaa graaʔgljeʔnja mraaʔqaa qɯnʔdWAt nhjid raŋ qrig gaal nja ɢʷal [g]rɯʔ kaaʔ
3 고한국어 : 븒흫나 그랗 뎧냐 므랗까 귾 돨 늴랑 그릭갈냐 괄(그)르갛
4 현대국어 : 분하나, 그렇게 죽느냐, 마느냐? 큰 닭 (혹은 달) 니르려고 (꼬끼요 하려고 혹은 죽으려고) 그리 가려냐 할까?
alternate reading trscrp. : 뿐이나, 그라 ㅅ 더 ㅅ 냐 말가, (님)금 돨 늳 랑 그리 할 냐 발르까?
alternate reading transl. : 분나, 그랬던가 말던가, 임금 될 누구랑 그리할 거냐, 달아나지 그래?
아직도 미흡한 점이 남았기는 하나, 그래도 그저께의 해설보다는 보다 강한 설득력을 얻었다고 본다.
니림무들의 생각일랑 어떠하릿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