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수고했어요” 한마디에...고개 숙이며 눈물 쏟은 전웅태
도쿄 올림픽 근대 5종에 출전한 대한민국 전웅태 선수가 7일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3위로 골인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전웅태(26)의 결승선 통과 직후 인터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취재진이 건넨 축하인사 한마디에 감격한 듯 눈가가 촉촉해진 모습 때문이다.
전웅태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런(육상+사격) 경기 결과 총 1470점을 얻어 영국 조지프 충(1482점)과 이집트 아메드 엘겐디(1477점)의 뒤를 이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참가해온 한국 근대5종의 첫 메달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웅태는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며 국내 취재진 앞에 섰다. 한 기자가 “진짜 수고 많았어요”라는 축하를 전하자 전웅태는 웃음을 보이는 듯하더니 이내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벅차오른 감정을 추스렸다. 이어 쏟아지는 눈물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기도 했다.
결국 눈가에는 눈물방울이 그렁그렁 맺혔고 전웅태는 손으로 눈물과 땀을 닦아내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진짜 너무 홀가분하다. (정)진화 형이랑 같이 못 딴 게 너무 아쉽다”며 “대한민국 근대5종은 이제 시작이다. 많은 분이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셨고 오늘 또 이렇게 결과가 나와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웅태가 7일 오후 일본 조후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근대5종경기 시상식에서 동메달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울컥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 이 인터뷰 장면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는 듯하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모습이다” “보는 내가 더 눈물이 난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전웅태는 이날 시상식에서야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동메달을 목에 걸고 나타난 그는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울컥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메달이 생각보다 무거운데 내게는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며 “이 느낌을 평생 간직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또 “이번에는 동메달을 땄지만 앞으로 ‘은’과 ‘금’이 더 남았다”며 “다음에는 내가 더 높은 위치에 서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근대5종 ‘깜짝’ 동메달 전웅태, SNS 인기폭발 조짐, 경기력·얼굴까지 더했다
전웅태 캡처=전웅태 SNS
’미남 스타’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가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경기에서 놀라운 경기력으로 깜짝 동메달을 획득하자, 그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전웅태의 SNS 팔로어가 하룻밤 사이에 수천명이 늘었다. 8일 새벽 2시 현재 팔로어가 1만명을 넘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웅태가 7일 일본 도쿄도 조후 도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의 쾌거다. 전웅태는 5종목 총점 1470점으로 1위 영국 조셉 총(1482점, 올림픽 신기록)과 2위 이집트 엘겐디(1477점)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정진화(32·LH·총점 1466점)는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체력이 떨어져 아쉽게 4위.
후배 전웅태는 2018년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우승, 4차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수영 선수를 하다 전향한 전웅태는 첫 출전한 리우대회에서 19위를 했었다. 전웅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우승자다. 선배 정진화는 2017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자다. 이번이 세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2012년 런던대회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인 11위에 올랐다. 리우대회에선 13위였다.
도쿄=연합뉴스
근대5종은 '스포츠의 왕'으로 불린다. 다양한 운동 능력을 시험한다. 승마 검술(펜싱) 사격 수영 그리고 육상이다. 이틀 동안 싸워 우승자를 가린다.
전웅태는 동메달을 딴 후 인터뷰에서 "앞으로 금메달과 은메달이 남았다. 더 잘 해서 국민들에게 근대5종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근대5종은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다. 그런데 체육인들 사이에는 근대5종 선수들에 대한 놀라움과 존경심이 있다고 한다. 한 종목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데 무려 5가지를 고르게 잘 해야 세계 최고의 자리를 오를 수 있다.
전웅태의 올림픽 동메달 소식 이후 그의 SNS에는 팬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천명의 팔로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웅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운동하는 모습 뿐아니라 평상복으로 휴식을 취하는 평소 다양한 모습까지도 노출하고 있다.
★근대5종 동메달 전웅태 “파리올림픽서 금·은 노리겠다”
달리는 전웅태
“근대5종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는 금메달에 도전해보겠다.”
전웅태(26·광주시청)는 7일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에 출전해 동메달 쾌거를 이뤘다.
한국 근대5종 올림픽 역사상 첫 메달이 나왔다.
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경기를 모두 소화해 점수를 합산해 메달을 가리는 종목이다.
전웅태는 수영과 승마에서 차분하게 순위를 끌어올린 후 레이저 런(사격+육상 복합)에서 3위로 골인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진화(32·LH)는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지만,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웅태는 "56년 동안 이루지 못한 근대5종의 한을 여기서 풀었다. 도쿄 하늘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까 울컥했다.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는 은메달 또는 금메달에 도전하게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전웅태와의 일문일답
-동메달을 획득한 소감은.
"56년 동안 이루지 못한 근대5종의 한을 여기서 풀었다. 도쿄 하늘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까 울컥했다.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 진화형 하고 메달 싸움을 했는데, 누군가는 올라가고 누군가는 내려가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진화형과 후회없이 경기를 하자고 했다. 형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오늘 동메달을 땄지만, 앞으로 금과 은이 더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높은 위치에 서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 후 정진화와 포옹을 했는데.
"우린 훈련을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했다. 진화형과 함께 끝까지 버티자고 했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거 만큼 버티자고 했다. 오늘 경기에서 다 푼 거 같아서 너무 좋다. 진화형을 빨리 만나서 포옹하고 싶다. 진화형을 맘따남(마음 따뜻한 남자)이라고 부른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항상 챙겨주고 앞에서 이끌어주고 좋은 사람이다. 보고 배워야 할 거 같다."
-정진화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생 많았다고 해주고 싶다. 정말 힘들었다.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했다. 꼭 같이 시상대 높이 서자고 했었다. 근대5종 역사를 쓴 거 같아서 기분 좋다. 더 높은 곳을 행해 달려가겠다."
-시상대 서니 기분이 어떤가.
"생각보다 기분이 좋고, 생각보다 메달이 무겁다. 동메달이지만 나에게는 금메달보다 값진 메달이라고 생각한다. 이 느낌을 평생 간직하면서 살고 싶다."
-다음 목표는.
"내년에 아시안게임이 있고, 3년 뒤 파리올림픽이 있다. 파리에서는 동메달이 아니라 조금 더 발전한 전웅태가 돼서 금메달, 은메달을 목표로 하겠다." -우승의 원동력이 된 종목은.
"펜싱에서 최저가 나와서 아쉬웠다. 그래도 메달 레이스에는 지장이 없었다. 승마 부분에서 변수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연습을 했던 부분이다. 매일, 매일 다른 말을 타고 하루에 두 번씩 탔다. 그 경험이 발휘된 거 같아서 좋다. 레이저 런은 보완하겠다. 오늘 후회는 없다."
-4등으로 레이저 런 남겨두고 있을 때 어땠나.
"개인적으로 레이저 런 성적이 중상위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대한 다른 선수를 신경쓰지 않고, 사격에서 최대한 빨리 5발을 맞히고 나가려고 했다. 체코 선수와 사격에서 붙었는데 한발, 한발 집중해서 쐈고, 그 선수보다 먼저 치고 나가기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에 가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하루종일 나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맛있는 간식을 많이 사가서 선물로 주고, 푹 쉬고 싶다."
-그동안 근대5종을 알리고 싶어 했는데.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 대중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잘 모르겠다. 근대5종을 앞으로 더 알릴 기회 많다. 많이 기대해달라. 앞으로 저에게 근대5종에 대해서 더 많이 물어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