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의 오랜만에 번개 산행!!
성문 탐방으로.. 뒤풀이는 광장시장으로.. 여유있게 산에 들었다가 시간봐서 내려오기로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접어든다.
※ 산행지 : 삼각산
※ 산행일시 : 2011년 2월 12일 09시 56분 ~ 16시 40분
※ 날씨 : 안개 후 맑음
※ 산행구간 : 산성매표소(09:56) ~ 시구문 ~ 원효봉 ~ 북문 ~ 계곡길 ~ 위문 ~ 용암문 ~ 동장대 ~ 대동문 ~ 진달래 능선 ~ 수유분소(16:40)
삼각산 성문 탐방을 결정하고, 다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감대를 만들기로 했다. 모든 것은 함께 산에 들어서는 산님들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각자가 식사, 술과 안주, 반찬 등 적절히 분담하고 제 시간에 맞춰 기차타고, 전철타고, 버스타서 약간 늦은 듯한 시간에 북한산성 매표소에 도착했다.
주말인데 삼각산을 찾은 산님들이 예상외로 그리 만치 않았다. 우리처럼 성문탐방은 더욱 적은 듯 했다.
시작하면서 대남문을 지나 문수봉에는 서면 좋겠다는 정도로 생각했다. 문수봉은 삼각산 올망졸망 기암괴석의 절정인 곳이기 때문이다. 백운대, 망경대, 인수봉의 위압적인 암봉을 감상하고 문수봉의 오밀조밀한 덩치바위를 감상했을 때 오는 변화무쌍함은 삼각산의 최고 매력 아니겠는가?
삼각산을 처음 찾은 동생을 생각하면....!! 삼각산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출발은 시원찮았다. 둘레길을 조금 걸어 원효봉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시구문, 원효봉으로 가는 길은 예상외로 된비알과 계단의 연속이었다. 초반부터 땀이 비 오듯 했다.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땀이 더 났다.
▲ 원효봉 들머리 (09:56)
산성매표소에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둘레길을 좀 걸어서야 들머리를 찾았다. 좀 늦었다.
▲ 이정표에서 (09:58)
드디어 원효봉 이정표가 정확히 드러난다.
▲ 이정표 (10:00)
시구문, 원효봉이 뚜렷하다.
▲ 시구문 (10:15)
원효봉을 오르는 구간이 된비알 계단의 연속이다.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땀이 제법 흐른다.
▲ 이정표 (10:16)
원효봉에 다다르면서 고도가 높아가자 주변 산등성이도 한눈에 들어오고, 속세의 모습까지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의상능선과 문수봉까지..!!
▲ 의상능선 (10:49)
주변 산등성이도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높아진다는 증거!!
▲ 전망바위에서 (10:52)
전망바위에서 속세를 배경으로!!
드디어 난간구간!! 삼각산에서 난간이 없는 곳은 삼각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 난간을 잡고 오르자 드디어 염초봉과 백운대, 망경대, 노적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달라보이니, 예전이 산을 찾았던 선조들은 서로 오른 곳의 모습을 보고 다른 이름을 붙였을 듯 하다. 모든 곳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가 꿈속에서라도 기억하고 싶은 산이다.
그런 마음이 전해졌을까? 난간을 넘어서면서 과격한 몸짓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동료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 백운대 배경 (10:59)
염초봉, 백운대를 배경으로!!
▲ 원효봉 (11:06)
커피 한 잔하며 휴식!!
원효봉에서 삼각산의 주봉우리의 모습을 보자니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자랑스런 산님들이 그곳을 지나 백운대에 다다른다니 경의를 표할 뿐이다.
바위산을 보면 그 바위의 규모와 절경에서 기운이 느껴진다. 그 기운을 받으면 상쾌하고 뿌듯하다. 내가 삼각산을 사랑하는 근거다.
사람마다 산의 기운을 달리 느끼고, 스스로 공감하는 곳이 다른 법인데 함께 한 산동무들의 느낌이 어떨까 궁금하다.
산행기를 쓰면서 그 질문을 던져본다.
원효봉에서 본 절경에 감탄한 우리는 이곳에서 원두로 내린 커피 맛을 감상한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가져왔는데 순간적으로 산동무들이 그 맛을 더 깊이 느낀 듯 싶다. 향까지 감상하며 품평을 하니 내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 원효봉에서 본 백운대와 망경대 (11:06)
▲ 원효봉에서 삼각산 배경 (11:07)
염초봉, 백운대, 망경대, 노적봉까지 보인다.
▲ 삼각산 절경 산등성이 (11:09)
▲ 북문 (11:26)
북문에서 내려서서 우리는 허기를 느꼈다. 준비한 모든 것을 꺼내 식사와 술, 안주까지 열심히 먹는다. 난 술과 족발, 동생은 김치와 홍어회, 형은 밥과 계란, 간식꺼리!! 환상의 분담이다.
정신없이 먹느라고 증거를 남기지 못했다^^ 찐한 홍어도 먹으니 그리 좋을 수 없다. 생산지가 다르니 그 맛도 확연히 다른 듯 하다.
여유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이제 본격적인 계곡길을 걷는다. 아무래도 계곡길은 벅차다. 주변 볼거리도 흔치 않다. 백운대에 가까워지자 더욱 된비알이다. 몇 번씩 쉬며 올라야했다.
내가 계곡길을 걸은 것이 최소 4년 정도는 된 듯 싶다. 그래서일까? 더 힘들다.
▲ 휴식 (13:03)
휴식하는 정헌님!!
▲ 휴식 (13:03)
휴식하는 이헌님!!
삼각산은 물론이고, 도봉산에서도 백운대, 자운봉을 반드시 밟아야겠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 내려놓았다. 잘 있나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된다. 반드시 올라봐야 하는 산님들이 워낙 많고 오르고 내리는 산님들의 사이에 끼어 줄서서 기다리고, 서로 오르고 내리려고 아웅다웅하는 과정이 즐겁지 않다.
오늘도 그 핑계로 위문에서 다시 내려서서 용암문으로 향했다. 동생한테 백운대 경험을 하지 못하게 한 꼴이라 약간 미안하기도 했다. 오늘만 날이 아니고..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법이다.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백운대와 인수봉의 존재를 사진에 담는다.
▲ 위문 (13:37)
▲ 위문에서 본 백운대 (13:37)
▲ 위문에서 본 인수봉 (13:37)
용암문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보는 백운대의 모습은 천길 낭떠러지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므로 넋을 잃게 하기에 충분하다. 산동무들도 그 모습에 감탄한다.
용암문에 서서 시간을 보니 머지 않아 산에서 내려서야 할 때가 다가온다. 대략 대동문을 하산기점으로 정한다.
▲ 위문에서 용암문으로 (13:54)
백운대의 절경에 넋이 나갔다.
▲ 노적봉 이정표 (14:16)
산님이 지쳐보인다. 사진 찍는 데 피할 생각도 않네^^
▲ 용암문 (14:38)
▲ 이정표 (14:38)
▲ 동장대 부근에서 본 삼각산 (15:08)
대동문에 이르니 이제 내려서야 할 시간이다. 약간 아쉬움은 남지만 남은 성문은 추후에 다시 밟아보기로 하고, 우선 진달래능선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카데미 쪽이 길을 짧지만 응달 계곡길에 가까워 진달래를 추천했지만 아무래도 길게 내려가는 길이라 산행경험이 많지 않은 동생을 생각해 얼마 지나지 않아 수유분소로 발길을 돌린다.
▲ 대동문 (15:26)
▲ 이정표 (15:50)
진달래 능선으로 하산하려다가 급히 수유분소로 변경!!
▲ 하산 (15:50)
수유분소로 내려서는 길도 좀 지루하게 이어졌다. 열사 묘소, 둘레길과 이어지는 길이라서 그렇다. 내 맘은 오로지 하산 후 광장시장 뒤풀이에 쏠려 있었다.
운 좋게도 광장시장 가는 버스도 바로 있고 금방 도착해서 노천횟집에서 막걸리 한잔과 문어, 소라 안주로 산행의 느낌을 담아 뱃속까지 담아냈다.
시장이 좋은 점은 우선 인심이 좋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서민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점이다. 광장시장이야 서울에 남은 재래시장 중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므로 그 규모와 수준이 최고다.
▲ 버스 이동 (16:46)
버스 타고 광장시장으로 이동 중.
▲ 광장시장에서 뒤풀이 (17:39)
광장시장에 도착하여 문어회와 소라회를 시켜 먹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뒤풀이는 합석하고 있는 어르신들과의 대화로 풍부한 안주거리가 마련되었다. 어르신들은 젊은(?) 우리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좋으신 모양이다.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시장 아닌가?
시장의 분위기, 맛, 소란스러움이 정겨우니 난 전형적인 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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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광장시장 뒤풀이를 보고 함께 가자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산과 시장!! 어찌 보면 안 어울릴 듯 하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그 궁합이 '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