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연합예배를 돌아보며 미래를 내다봅니다
최광희 목사
한국 교회사에 길이 남을 “1027 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그 놀라운 사건이 있은 지 사흘째를 맞이하였다. 현장 100만 명, 온라인 100만 명 참여를 목표로 준비한 연합예배는 예상을 상회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대회 주최 측은 폐회 선언과 함께 현장 참여 110만 명이라고 발표했고 경찰은 23만 2500명이라고 추산했다. 국내 언론 대부분은 경찰을 따라 23만이라고 보도했는데 일부 언론은 14만, 11만이라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CNN은 현장과 온라인 합쳐서 200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눈에 뜨이는 내용은 AI 분석 결과이다. AI는 현장 참여 인원이 적게는 101만 명에서 많게는 130만 명이라고 분석하며, 온라인 참여 인원을 합쳐 231만 명으로 분석했다. AI 분석과 비교하면 대회 주최 측은 오히려 겸손하게 추산한 것이다. 현장 참여자 11만, 14만, 23만, 110만, 130만... 이 가운데 어느 수치를 받아들이든지 자유지만 그 받아들임에는 자신의 상식과 양심 그리고 이념까지 동원될 것이다.
이번 연합예배를 준비하면서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광화문’으로 모이자는 표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광화문 집회’란 어느 특정 집단을 연상하게 되는 표현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광화문에서 시작하여 서울시청과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까지 대규모 인원을 모을 계획이었다. 경찰이 허락한다면 남영동을 지나 삼각지까지 확장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경찰의 협조를 얻지 못해서 일부 인원을 여의도로 분산하게 되었다. 그런 집회를 홍보하면서 왜 광화문으로 모이자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이 대회를 반대하는 쪽에서 이번 연합예배를 광화문 집회, 정치집회라고 비난한 것도 이 표현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은 기윤실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었다. 기윤실은 2013년에 이미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찬성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이다. 그런 기윤실이 차별금지법 제정 저지를 위한 연합예배를 정치집회로 규정하며 가장 먼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앞장서서 예배당 예배를 폐하고 온라인으로 예배할 것을 주장한 기윤실이 이번에는 예배당을 벗어난 광장예배를 주일성수 파괴라고 비난하였다. 기윤실과 함께 비슷한 논조의 주장을 한 단체와 개인들이 더 있지만 거명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기윤실의 이런 어깃장 덕분에 복음법률가회, 한반교연, 악대본 등의 여러 건전한 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내었고 한국교회는 더 강하게 뭉칠 수 있었다. 특히 기윤실이 2013년에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성명서를 이번에 발견하고 그 단체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들교회(김양재목사)와 지구촌교회(이동원 원로목사)가 공식적으로 기윤실과의 관계를 정리하였고 이일은 기윤실 엑소더스의 신호탄이 되었다. 기윤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라는 명칭과는 달리 기독교적이지도 않고 윤리도 사라졌으며 실제로는 이념단체인 것을 한국교회가 다 알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 아닌가?
이번 연합예배는 원래도 그렇게 기획했지만, 특히 정치집회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더 많이 주의했다. 현장에서 봉사한 정치인은 있었지만 무대에서 축사 등을 맡은 사람은 없었다. 또 설교자가 누구냐에 따라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설교자 이름을 이틀 전까지 숨겼고 대형교회의 유명 목사들은 무대에 세우지 않으려고 애썼다. 기껏해야 수십 명이 함께 올라가서 찬양 한번 하고 내려왔는데 개인 얼굴은 2초 정도 화면에 나온 것이 전부이다. 도로에 참석한 성도가 너무 많아서 앉을 장소를 찾아서 걷고 또 걸었다는 보고가 줄을 이었다. 그러면서도 어떤 충돌이나 사고 소식도 없었다. 마치고 돌아오면서 떨어진 휴지를 주우려고 해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리고 보통 대형 집회는 예정 시간을 넘기기 쉬운데 이번에는 예정 시간보다 훨씬 먼저 끝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깜짝 놀랐다.
이번 연합예배를 앞두고 여러 가지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회를 앞두고 도움이 되지 않기에 27일까지는 그런 우려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입과 손가락을 다 통제할 수 없었기에 대회를 악평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에 오염된 다수도 있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걱정한 사람들 가운데는 동성애 독재법의 실상을 잘 모르거나 이상주의자 등 다양한 부류가 있을 텐데 대회가 아름답게 끝난 지금 그 모든 걱정은 기우(杞憂)였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지난 10년에서 18년간 동성애 독재법과 싸우면서 전국의 교회를 깨우고 다닌 우리는 금번에 드디어 전국이 깨어난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린다. 동성혼 합법화 문제에서 대한민국은 OECD 국가 가운데 홀로 남은 섬 같은 존재였으나 금번에 그 섬이 성(城)으로 굳건하게 선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하나님만 바라보고 외롭게 싸워왔으나 이제 블레셋 군에 가담했던 이스라엘과 굴속에 숨었던 백성들이 모두 나와 요나단의 깃발 아래에 모인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우리 한국교회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동성애 독재법의 쓰나미를 되돌려 놓는 하나님의 도구로 쓰이게 될 것이다.
첫댓글 국민일보 더미션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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