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하는 것인지 선교단체를 만드는 것인지 확실히 하라. 선교단체는 선교단체만의 특별한 사역에만 집중한다. 교회는 아니다. 교회는 중심사역은 있을지언정 다양한 계층, 다양한 문제 가진 영혼들이 모인다. 중심사역이 있어도 중심사역 대상자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정, 부모 형제, 자녀, 친척, 친구, 직장 문제까지 품어야 한다. 그것이 교회다.
1.
교회에는 장애인들도 온다. 노숙자도 종종 온다. 중독자들이 온다. 알콜중독자들, 성중독자들, 도박중독자들, 우울증 환자들, 영적으로 눌린 사람들도 온다. 가족의 난치병, 불치병, 죽음 등의 고통 속에서 오는 분들도 있다.
우리를 통해 시작하실 교회의 청사진이 세련된 사람들만 모이는 그림이 그려지는가? 문제다.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비전선언문이 그럴듯해보여도 하나님 앞에서 전부 입에 발린 소리다. 헛소리다. 예수님께서는 아프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 둘러싸여 계셨다. 죄인들의 친구가 예수님의 별명이셨다.
2.
“우리 교회는 장애인 사역은 안하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노숙자 사역 하지 않으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아동 사역하는 교회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청년 사역하는 교회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실버 사역 하는 교회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중독자 사역 안 하니 다른 교회 가세요.”
“우리 교회는 아픈 사람들 위해 기도하지 않으니 다른 교회 가세요.”
3.
이렇게 말할 것인가? 우리교회 중심사역 대상자가 아니니 “돌아가라.”고 할 것인가? 내가 어떻게 섬길 줄 모를지라도 예수님 사랑과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며 부딪히는 것이 사역이다. ‘무모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전문성이 없어도 된다.’는 말도 아니다. 어떤 영혼이 오더라도 섬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거룩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어떤 영혼을 보내주시든지 품겠다는 건강한 교회 자화상을 그려야 한다.
4.
서울 노원구에 어린이 사역으로 유명한 대형교회가 있다. 아이들이 수 천 명 모여서 유명해진 교회다. 그런데 아이들 사역이 중심이라고 어른들, 청년들이 없겠는가? 아니다. 아이들이 그 교회를 다니니 그 부모님들이 그 교회에 간다. 어른들 숫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른들의 신앙 관리를 잘 도와서 다시 교사로 봉사하도록 이끈다. 어른으로서 어른들 공동체 모임들도 있다. 열심히 참여한다. 그래도 대외적인 이미지는 아동 사역이 중심사역으로 알려졌고 건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5.
똑같은 아동사역을 추구하는데, 그 부모님들이 계속 와도 신경 쓰지 않는 교회들도 있다. 자기 신앙 관리를 위해 결국 교회를 옮긴다. 자녀를 볼모 잡힌 기분으로 놔두고 가는 게 찜찜하니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부모들 섬기는 교회로 다시 데려간다. 이런 교회의 안타까운 특징은 반복적으로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여 목회자가 지친다. 끈질기게 버티는 소수의 아이들과 부모님들도 지쳐간다는 것이다.
6.
선교단체 중에는 다음 세대 사역에만 집중하는 곳이 있다. 청년 사역에만 집중하는 선교단체가 있다. 찬양사역에만 집중하는 선교단체가 있다. 집회 형식의 예배 사역에만 집중하는 선교단체도 있다. 나라와 세계를 위한 중보기도 사역에만 집중하는 선교단체가 있다. 다양하다.
그런데 왜 선교단체인가? 한 영혼의 삶에 쏟는 사랑은 교회하고는 성격이 다르다. 다음세대, 청년 사역하는 선교단체는 그 부모 신앙 관리를 책임지지 않는다. 그 부모 가정과 직장 문제에 관심 가지고 해결을 위해 도움주기 어렵다. 선교단체의 성격과 사역이 오직 그것이므로 애초에 기대하지 않게 된다.
7.
한 번은 이런 상담을 했다.
“목사님, 저는 섬기는 교회가 있는데 잠시 가출했어요. 오늘 새생명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게 된 이유가 있는데요. 사실은 섬기는 교회에서 너무 상처를 받아서예요. 저희 교회는 탈북민들을 섬기는 교회거든요. 저도 그걸 알고 섬기러 갔죠.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봉사해도 목사님은 제 신앙에는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아요. 저도 그 교회 성도인데. 저도 삶에 문제가 있어요. 가정에도 어려움이 있고요. 몸도 아플 때가 있고요. 목사님의 기도가 필요하고 심방이 필요한데요. 위로가 필요한데요. 제가 가진 재정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라고만 하세요.
상담요청하고 말씀드려도 잘 이해를 못하시고 짧게 말씀하세요. 십자가를 지는 삶이 원래 그런 거라고요. 저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요. 너무 속상해서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주일에 목사님 교회에 오게 되었어요.”
8.
상담하신 분의 교회가 북한 선교를 준비하며 탈북민들을 섬기는 사역이 중심사역일 수 있다. 그러나 상담하신 분과 같이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는 봉사자들이 많다면 그 교회는 무늬만 교회다.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선교단체가 가지는 모습이다. 아니, 선교단체는 오히려 은혜를 체계적으로 잘 나누기에 큰 유익이 있다. 만약 북한 선교단체, 탈북민 선교단체라면 다른 교회 성도들이 봉사하고 싶을 때 연락하여 순번을 배정받아 봉사할 수 있다. 봉사마치면 섬기는 교회로 돌아가고 말이다.
봉사자들의 가정과 직장,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관심가질 필요 없다. 신앙 관리도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러나 교회라면 헌신하고자 등록한 성도님들의 가정과 삶, 개인 신앙 관리에도 열심을 품어야 정상이다. 아니, 섬김이들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9.
반대로 선교단체인데 교회인 줄 착각하는 단체들도 있다. 수많은 교회들의 협력을 요청하고 받으면서 선교단체의 선을 넘어 지역 교회 사역을 훔친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열정적인 선교단체들이 있다. 해외 선교 혹은 성경공부 선교단체들이다. 전국에서 성도님들이 목사님들의 허락을 받고 지원을 받아서 선교단체에 훈련받으러 왔다. 훈련받고 은혜 받고 본교회로 잘 돌아오고 한동안 좋았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주일 예배를 드린다면서 광고한다.
“여기서 훈련받은 분들은 주일에 여기 오셔서 함께 예배드리세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본 교회만이 아니라 여기도 하나님 계시고 사랑하십니다. 여기서 드려지는 예배도 똑같은 예배입니다.”
10.
물론 선교단체도 사랑하신다. 선교단체 사역자들과 간사들도 사랑하신다. 그곳에서의 예배도 당연히 기뻐하신다. 그러나 비교가 잘못되었다. 교회와 선교단체 어디를 더 사랑하시는 문제가 아니다. 성도님들의 주일 예배는 본교회에서 드리는 것이 영적질서에 맞다. 선교단체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려면 섬기는 간사들과 드리면 된다. 교회를 정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선교단체에서 예배드려도 괜찮다.
그러나 섬기는 교회가 있는 분들은 아니다. 담임 목사님의 허락과 지원이 있어서 몇 달 선교단체에서 훈련받는 경우는 가능하다. 그러나 영적질서를 어겨서 교회의 선을 넘으면 안 되며 선교단체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개척하기 원하시는 교회의 중심사역이 있을 수 있다. 청년사역, 다음세대 사역, 노숙자 사역, 중보기도 사역 등이 중심사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역할을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교회 개척을 준비하면서 선교단체 스타일을 생각하고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다시 인도하심 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