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멋진 시선으로 담으셨습니다. 어쩌면 쉽게 지나쳐버릴 상황을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이런 프레임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닙니다. 그 탐스런 연꽃에 빠져 색과 빛을 탐하는 동안 우리가 흘려버린 상황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아마두 아이에게 촛점이 맞았더라면 별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빗나간 핀으로 인해 묘한 상상력에 빠져들게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사진은 순간입니다, 셔터막이 열리고 상이 촬상소자에 맺히는 순간 모든 것은 끝입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립니다. 후회한다고 다시 바꿀 수 있는게 아닙니다. 물론 앞으로 다른 피사체로 바꿔서 찍어볼 수야 있겠다하더라도 그날의 그 순간의 짜릿함을 맛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사진에서 아쉬움은 두가지입니다,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사진만으로만 말씀 올리겠습니다. 첫번째는 더 다가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자쓴 아이의 얼굴이 90%이상을 차지하게 프레임을 잡는 것이고, 두번째는 물오린가요? 그것보다는 오히려 피지않은 연봉오리가 그자리를 대신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연봉오리와 아직 소년인 모습, 제 혼자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의미가 성립할 것 같습니다. 미리 말씀 올렸습니다만 상황은 모르고 단지 사진 상의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사진 역시 사진 소재로서는 참 좋은 피사체이긴 합니다만 또 그만큼 워낙에 많은 사진가들이 찍다보니 너무 흔하다는 맹점있습니다. 그 흔한 맹점을 타파할 수 있을까요? 아마두 극히 힘들것입니다. 조금 더 나은 사진이라면 좀 더 늦은 시간대라서 그림자가 길어지면 또 다른 느낌일테고 아니면 아예 흐린날 질감을 살리는 방법 두가지 정도 될까요? 하지만 그것도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찍었으니 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힘든게 이 문고리 사진입니다. 한번쯤 누구나 찍기는 하지만 영 재미가 없는, 찍어놔도 그렇게 눈길이 자주 가는게 아닌 그런 사진이죠... 그래서 남들보다 잘 찍을게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찍는 방법이 제일 쉽습니다.
이 사진에서 조금만 바꿔서 찍어보자면 아마도 아래의 사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인 다 보여주지 않는거죠. 대한민국의 대부분은 아마도 이렇게 잘려있어도 이거 무엇인지는 다 알겁니다. 다 알고 있는 걸 다 보여줘버리면 더 볼게 없어지는 거죠. 조금만 감춰주면 그나마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죠. 늘 말씀드립니다만 다 보여주면 절대 상상할게 없습니다. 관심도 안가집니다. 다 보여주지 마십시요. 숨기십시요.

다음사진은....?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다 보여주시면 생각의 여지가 없습니다.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구조물이지만 작가가 어떻게 재단하느냐에 따라 관람자에겐 또 다른 상상을 부여할 수 있고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왕이면 내 사진을 대하고 마음으로 뭔가 느낌을 받고 간다면 일거양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사진에서는 건축물 혹은 구조물의 모양을 설명해주는 것 외에 어떤 상상이나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오마이뉴스라는 인터넷신문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집중적으로 나온 얘기가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우리 현실에 존재하는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피사체를 과연 어떻게 담아내는 것이 관람자로 하여금 가슴을 열게 할 것인가 였습니다. 이 구조물은 분명 무생물이어서 여기에 생각을 부여하기란 어쩌면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겠지만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한 부분을 파고들었다면 이 구조물은 우리에게 그냥 눈요기로 보여지는 구조물이 아니라 상상력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꽃 접사 사진을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접사란 것은 그야말로 가까이 근접해서 그 피사체의 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도하는 사진입니다. 그렇다면 가까이 근접해서 꽃의 본모습만을 담아버리면 그 사진은 식물도감 사진 밖에 되질 않습니다. 그럼 어떡하면 식물도감 사진이 아닌 예술로서의 사진이 가능할까요? 접사라는 본질을 더 파고들어서 꽃의 전체모습을 담을게 아니라 꽃의 일부분만 담아버리면 되지 않을까요? 접사라고해서 굳이 꽃만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모든 것들을 일부분만 근접해서 쵤영한다면 그 모습은 어떨까요?
사진은 보여주는 예술이 아니라 보게하는 보게 해서 상상하게 하는 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 상상이란 것이 단순히 어떤 모습이 본모습일까 뿐만 아니라 나의 사고와 철학 그리고 사회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상상이면 더 좋겠죠! 예술은 창작이지 복사가 아닙니다. 창작이란 큰 것이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출발합니다. 내 주위의 아주 하찮은 혹은 주목 한번 받지 못하는 것들을 재해석해서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 창작입니다. 좀 더 내 주위의 피사체들은 면밀히 살피셔서 작은 창작을 시도해보셨으면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원본이 작아서 이렇게 밖에 안되지만 원본처럼 크게 찍혔다고 상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늘 쓸데없는 말씀만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다음사진 비평 속
먼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주 피사체는 무엇입니까?

비보인가요? 아니면 구경꾼들인가요? 본인은 무얼 찍고 싶어셨던거죠? 제가 보기엔 구경꾼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그 이유는 한가지 입니다.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씀이신가하면 뷰파인더를 눈으로 보고 샷을 날렸다는 겁니다. 그게 무척 불만입니다. 굳이 그렇게 찍어야하는 이유가 있는건가요? 그냥 노파인더샷으로 찍으면 사진이 아닌가요? 왜 그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셔야 하는지 그 이유를 도저히 공감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어차피 결렬한 율동이 생명인 비보이춤이라면 그 격렬함은 어디에도 안보입니다. 제 눈으로 확인인할 수 있는 거라곤 구경꾼들의 신기함외엔 아무것도 느끼질 못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딱 한가지 뿐입니다. 비보이와 호흡을 맞추지 못해서 입니다.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즉 비보이가 내 시선 아래 있습니다. 한번 보십시요, 제말이 맞지 않는지요? 분명 비보이는 내 시선 아래입니다. 그건 무얼 말하는거냐면 사진가가 피사체 위에 군림한다는 얘깁니다.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혹은 피사체를 깔보면서 어떯게 호흡을 느낄 수 있을까요? 사진이 남들과 달라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이것입니다. 아마두 90% 이상은 이 상황이라면 이렇게 찍는게 당연한 겁니다. 왜나하면 다른게 안보이니까요! 왜 안보일까요? 저 구경꾼들처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까 당연히 비보이는 안보이고 신기함만 보이는거죠. 왜 비보이와 눈높이를 맞출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비보이 사진을 찍으신거죠?
감히 제가 바라는 것은 대가들의 사진처럼 철학과 사상이 가득한 사진이 아닙니다, 님께서 좀 더 피사체에 다가가셔서 피사체와 눈높이를 맞추고 호흡 소리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런 말씀 올리는 것이니 부디 제 사랑을 나무라진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눈을 넓히십시요! 사진가 협회증이 님 삶에서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결국 이런 사진만 찍어야하는 병폐가 뒤따릅니다. 寫眞은 카메라를 만지는 사람이라면 아무나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寫眞의 시대는 끝난지 오래입니다. 우리만 이렇게 과거의 화려했던 이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환상을 깨고싶지 않은거지 조금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엄청난 세상이 고속철도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의 하늘과 우물 밖 개구리의 하늘은 크기부터가 다릅니다. 우물 안에서 뛰쳐나오십시요. 思眞의 세계로 나오십시요! 思眞이 寫眞보다 더 쉽습니다. 思眞은 시간과 돈과 기회보다 열정적인 가슴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두번째 사진을 봅니다.

님도 마찬가지 이실테지만 저두 이사진이 더 좋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구경꾼들의 모습은 상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일겁니다. 얼굴 표정은 볼 수 없어도 다들 어떤 모습일지는 다 아실 겁니다. 그건 왜그렇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들의 직접적 혹은 간접적 경험에 의해 이런 상황을 봤었기 때문에 상상 가능한 겁니다. 남들도 아는 그런 경험을 홀딱 다 보여줘버리는 당연히 사진에서 볼꺼리가 없어지는거죠.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이렇게 상상 가능한데 왜 굳이 친절하게 다 설명해주실려고 하시는지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피를 토하듯 말씀드리지만 버리십시요! 寫眞은 버리십시요! 寫眞은 버리시고 서점에 가셔서 시집을 사셔서 읽어보십시요. 두달 석달 사진 안찍으셔도 좋습니다. 사진은 까맣게 잊어버리시고 詩를 읽어 보십시요! 그 다음에 카메라를 들어보십시요. 뷰파인더가 달리 보일 것입니다. 너무 야박한 말씀만 올려 너무 너무 죄송합니다만 잠보님의 사진을 사랑하는 제 마음만은 꼭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전 올리신 사진중에서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오리혀 더 흔들리지 않은게 속상할 정도입니다. 흔들렸는데 왜 좋을까? 그것은 비보이의 본질을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위의 두사진도 좋습니다만 그 사진들은 사진기의 특성을 잘 표현했을 뿐이지 그 속에 비보이란 특성은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저두 비보이는 잘 모르지만 간접경험에 의해 사회적 저항 등등 그런면은 뒤로 두고라도 뒤틀림과 격렬함 혹은 엽기일 수도 있는 비보이의 특성을 조금 흔들려짐으로써 본질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굳이 쨍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은 정말 사진을 100년을 후퇴시키는 쓰레기같은 관념입니다. 과감히 버리셔도 좋습니다. 다음번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흔들어버리십시요. 춤은 흔들림이 매력이지 정지된 동작이 매력은 아닙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흔들면서 주밍을 해버리면 또다른 세상을 만나셨을텐데 아쉽습니다.
제가 이런 저런 방법을 알려드리면 한번 시도는 해보십시요. 제가 아무리 설명드려봤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직접 필드에 나가셔서 반드시 시도를 해보십시요. 그러고도 해결이 안되시면 제게로 오십시요. 충분히 제가 가진 정보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별 아는 것은 없지만서두 제가 아는 한에서는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
첫댓글 본 내용을 자유게시판에 올린것은 님들이 보며 생각하는 시각들이 이런것들도 있음을 함께 공유하고자함이었습니다.
아직 사진을 모르는 나에게서는 정체성까지 흔들리는 파격이기에 그 기로에서 함께 느끼고자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만일 쓰잘때없는 비평을 올렸다고 나무랄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 개인적으로는 고바우포토를 진정하게 사랑하기 때문이란걸 표명합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 본인과는 관계없는 부분은 흘러보시기를 바라면서, 이런 내용들도 있음을 소개 올립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 이라고 말 합니다.
게다가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져야 한다고도 얘기합니다.
한가지 더 곁들인다면 수필을 쓰는 마음으로 샷타를 눌러야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진예술에도 여러 장르가 있기에 그에 따른 테크닉이 다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오토님의 위의 의미있는 글을 빼놓치 않고 잘 읽었습니다. 요즘 사진예술에 심취해 가시는 모습이 눈에 선 하고 보기 좋습니다.
" 백마디 말보다 한장의 사진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더 감명을 줄 수 있다 " 는 말처럼 그런 작품을 창작해 낼 수 있기를 함께 노력하고 기대를 해봅니다.
여산님의 감사한말씀 가슴에 새겨 두겠습니다.
지금 방황하는 와중에 이것저것 좌충우돌 하고 있습니다.
늦깍기의 사진에 무슨 혼이 깃들여 질건지 혼자 돌팍에앉아 씁쓸한 웃음 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