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0승82패 AL 동부 3위) :팀 창단 20주년. 팀 이름을 레이스로 바꾼지도 10주년을 맞이하는 시즌이었다. 드류 스마일리(시애틀) 로건 포사이드(다저스)를 트레이드 했지만, 그렇다고 시즌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볼품이 없었던 포수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초반 결장을 감수하고 윌슨 라모스를 영입했다(2년 1250만). 라모스는 무릎 수술로 개막전 로스터 합류는 불가능했다. 이에 데릭 노리스와 헤수스 수크레를 보험으로 들어놓았다.
엉덩이와 복부 부상으로 시즌을 망친 콜비 라스무스도 1년 500만 달러에 계약. 콜비의 동생 우완 코리 라스무스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FA 재수를 택한 로건 모리슨(1년 250만)과 숀 톨리슨(1년 115만)도 포용. 두 번째 토미존 수술로 올 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네이선 이볼디에게 2018년 옵션이 붙은 1년 계약을 안겨줬다(2017년 200만, 2018년 200만 팀 옵션).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한 이볼디는 탬파베이가 2018년 옵션을 일찌감치 선택한 상태. 이볼디는 선발로서 최대 175만 달러(등판/이닝) 불펜으로서 100만 달러(이닝)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탬파베이는 5월까지 5할 승률을 넘겼다(29승27패). 그러나 탬파베이가 속한 AL 동부지구는 맹수들이 터를 잡고 있는 악명 높은 동네. 승률 .518 팀이 지구 4위로 내려 앉을만큼 치열한 곳이었다(같은 기간 토론토는 승률 .491로 지구 최하위였는데, 메이저리그 전체 15위였다). 탬파베이는 6월 첫 4연패를 끊은 뒤 16경기 11승5패로 날아올랐다. 그사이 6월24일 볼티모어전에서는 시즌 최다 15득점을 보태는 화력을 뽐냈다. 40승36패는 리그 5위 성적으로 와일드카드 확보도 가능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지속되지 않은 것. 트레이드 시장에서 아데이니 에체바리아, 서지오 로모, 루카스 두다, 스티브 시섹 등을 영입하며 바쁘게 움직였지만 실속이 없었다. 7월(12승13패) 8월(13승15패) 9/10월(13승14패)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기 47승43패(.522)로 선전한 반면 후반기는 33승39패(.458)로 미끄러졌다. 막판 21경기에서는 2경기(컵스)를 제외하면 모두 같은 지구 팀과의 승부. 마지막 볼티모어 3연전을 압도했지만, 올해 탬파베이는 지구 라이벌 팀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볼티모어에게만 11승8패로 앞섰을 뿐 보스턴(8승11패) 양키스(7승12패) 토론토(9승10패)는 열세에 있었다.
갈수록 힘이 빠진 탬파베이는 4년 연속 루징 시즌을 이어갔다. 6년 연속 5할, 포스트시즌 진출 4회로 빛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어려운 환경에서 할만큼 했는데 마지막 추진력을 내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한편 탬파베이는 앤드류 프리드먼이 떠난 뒤 야구 부서를 총괄한 맷 실버맨 회장이 본 직책에 복귀했다. 실버맨은 야구 쪽을 뒤로하고 사무 행정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실버맨이 놓은 야구 부서는 에릭 닌더 단장이 책임을 진다. 닌더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야구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닌더와 함께 하임 브룸이 공동 지휘권을 가지게 됐다.
Good : 선발진은 잘해줬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26에서 4.08로 하락. 선발진 승리도 4승이 늘어났으며(52승) 10승 투수가 한 명(오도리지)에서 세 명(콥 아처 오도리지)이 됐다. 열쇠를 쥔 선수는 콥이었다. 콥은 지난해 토미존 수술 복귀 첫 5경기에서 크게 무너졌다(1승2패 8.59). FA를 앞둔 길목에서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집중됐는데, 팀 내 최다승을 올렸다(12승10패 3.66). 다승을 비롯해 선발 등판(29) 이닝(179.1)은 개인 기록. 초반에 체인지업 위력이 예전같지 않자 싱커(46.8%) 커브(34.0%) 중심의 레퍼토리로 바꾼 것이 적중했다(시즌 중반 체인지업 감각도 되찾았다고).
크리스 아처는 좋은 관점에서 보면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10승12패 4.07). 3년 연속 200이닝을 소화하면서 든든하게 선발진을 지켰다(201.0). 구위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포심 평균 구속은 지난해보다 더 상승(95.0→95.4마일). 249삼진은 2015년 자신이 세운 팀 기록에 3개 부족했지만, 9이닝 탈삼진 11.15개는 신기록이었다(2015년 10.70개). 승리 기여도 4.6은 저스틴 벌랜더(4.1)보다 높은 리그 5위였다. 오도리지는 2년 연속 10승에 성공(10승8패 4.14). 햄스트링과 허리 부상으로 규정 이닝 진입은 못했지만(143.1) 9월 5경기를 3승1패 1.03으로 마무리 했다. 맷 앤드리스의 부상으로 승격된 제이콥 파리아는 선발 첫 13경기 5승4패 3.32를 기록. 복부 부상에 제동이 걸렸지만, 내년에도 지켜봐야 될 투수였다. 블레이크 스넬(5승7패 4.04)은 트리플A에 갔다온 뒤 15경기 5승2패 3.28로 반등했다. 최종전에서는 7이닝 13K 무실점 피칭도 선보였다.
타선은 유행을 따라갔다. 창단 이래 가장 많은 228홈런을 쏘아올렸다(종전 2016년 216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두 선수가 30홈런을 넘겼다. 2012-16년 평균 12홈런을 친 모리슨은 이보다 세 배가 더 많은 38홈런을 터뜨렸다(.246 .353 .516). 후반기에 좀더 분발했으면 탬파베이 두 번째 40홈런 타자가 될 수도 있었다(2007년 카를로스 페냐 46홈런). 순수 장타율 .270은 놀랍게도 넬슨 크루스(.261) 에드윈 엔카나시온(.245)보다 높은 리그 5위. 지난해 12.1도의 발사각도를 17.6도로 조정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여기에 "한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모리슨의 설명이다. 전반기 모리슨은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24홈런을 때려내고도 홈런 더비에 초청받지 못했다. 그 자리에 13홈런을 친 개리 산체스가 뽑히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자신은 진작에 13홈런을 넘어섰다고).
또 한 명의 30홈런 타자는 스티븐 수자 주니어였다(.239 .351 .459). 4월의 벚꽃 같은 활약(.330 .411 .543)은 일찍이 사라졌지만, 탬파베이 외야수로는 처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6월19일 디트로이트전에서 통산 첫 만루홈런을 친 데 이어 8월7일 밀워키전은 첫 끝내기 홈런도 장식했다. 탬파베이의 끝내기 홈런은 2014년 5월23일 숀 로드리게스 이후 277경기 만으로,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긴 기간이었다. 당시 타구 속도 113.9마일도 <스탯캐스트> 시대 탬파베이 기록이다. 수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수자는 공격/수비/주루가 모두 반영되는 승리 기여도에서 리그 외야수 10위에 올랐다(3.7). 참고로 수자의 별명은 클리블랜드 코리 클루버처럼 로보트가 결합된 수즈봇(Souzbot)이다. 고글을 낀 것과 춤추는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붙여줬다고 한다.
지난 몇 년 탬파베이는 수비력이 하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케빈 키어마이어가 분투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키어마이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라스무스, 말렉스 스미스, 피터 보저스 같은 외야수들을 공수해왔다. 키어마이어의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었지만(DRS 22) 외야수 디펜시브런세이브가 26에서 46으로 껑충 뛰었다(ML 2위). 내야도 브래드 밀러가 지킨 2루를 제외하면 에반 롱고리아(DRS 11) 에체바리아(6) 모리슨(1)은 견고했다. 내/외야 수비가 안정을 찾은 탬파베이는 DRS 5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Bad : 롱고리아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2008년 월드시리즈 진출 멤버. 2008-16년 연봉 4750만 달러를 챙기는 동안 승리 기여도는 47.1이나 올려준 고마운 선수다. 올해부터는 두 번째 연장 계약(6년 1억 달러)이 시작되는 시즌이었는데, 공교롭게도 평범한 타자로 전락했다(.261 .313 .424). 겨우 20홈런을 채운 것이 다행. 조정 ops는 100으로 턱걸이 했고, 조정득점창조력은 통산 기록(126)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wRC+ 96). 작년부터 급격히 나빠진 좌완 상대 성적이 올해 더 바닥을 쳤다(좌완 상대 타율 .250→.217). 8월2일 휴스터전에서 히트포더사이클을 달성한 것이 가장 기억 남는 순간(팀 2호). 수비력을 되찾으면서 통산 세 번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도 위안거리였다. 탬파베이는 가급적 롱고리아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겨두고 싶어한다. 1년 전만 해도 모두가 이 생각에 동의했는데, 이제는 트레이드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키어마이어는 탬파베이가 고른 또 다른 장기 계약자. 시즌에 앞서 6년 53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안겨줬다. 수비 하나로 몸값은 하는 키어마이너는 공격도 한걸음 나아갔다(.276 .338 .450). 그런데 6월9일 화이트삭스전에서 1루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엉덩이 골절상을 당했다. 복귀 후 36경기에서 .306 .352 .517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2016년 105경기보다 더 적은 98경기 출장에 그쳤다. 생각보다 늦게 돌아온 라모스는 포수 약점을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64경기 .260 .290 .447). 프레이밍(RAA -0.6)을 포함한 포수 수비도 평균을 밑돌았다(DRS -6). 엉덩이 수술을 회복하고 나온 라스무스는 37경기 출장이 전부(.281 .318 .579). 심지어 7월에는 밝혀지지 않은 개인사로 시즌을 접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에체바리아(.257 .289 .411)와 두다(.175 .285 .444)도 고개를 가로젓게 했으며, 오히려 팀 베컴이 볼티모어 이적 후 펄펄 날았다(탬파베이 .259 .314 .407→볼티모어 .306 .348 .523). 베컴은 2008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로, 탬파베이가 버스터 포지를 뒤로하고 뽑았다(그 유명한 '포거베'가 여기서 탄생됐다).
불펜은 한층 두터워졌다. 토미 헌터(61경기 2.61)가 가세하고, 체이스 위틀리(41경기 4.08) 호세 알바라도(35경기 3.64)가 버텨준 덕분이었다. 시즌 중반 데려온 스티브 시섹(26경기 1.09)과 서지오 로모(25경기 1.47)도 힘을 보탰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09(리그 11위)에서 3.83(리그 4위)으로 내려갔는데, 가장 중요한 알렉스 콜로메가 휘청거렸다. 콜로메는 메이저리그 최다 세이브를 거두기는 했다(47세이브 3.24). 하지만 세부 성적에서 작년처럼 압도적이지 않았다. 9이닝 탈삼진 수가 크게 줄었고(11.28→7.83개) 포심은 던지기 힘든 수준이 됐다(AVG .355).
아처를 진정한 에이스라고 볼 수 있을까. 적어도 후반기(3승7패 4.27)와 원정(5승6패 4.97)에서는 거리가 멀었다. 긴 이닝을 버티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7회 이후 평균자책점이 10.05에 달했으며, 76구가 넘어가면 피안타율이 .318로 치솟았다. 타순이 두 번 돌 때까지는 잘 막았다가, 세 번째 이상 들어서면 마치 포스트시즌에서의 누군가를 보는 듯 했다(AVG 변화 .220→.309).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발길을 끊은 관중들이다. 포스트시즌 도전을 이어갔지만 관중 수는 되려 더 줄어들었다(128만6163명→125만3619명). 최하위 관중 동원만 벌써 12번째. 4월 <포브스>가 발표한 구단 가치(8억2500만)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았다(평균 15억3700만).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탬파베이는 트로피카나필드를 떠나려는 움직임. 유동인구가 적은 피넬라스 카운티를 벗어나 힐스보로 카운티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새 구장 부지 후보도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트로피카나필드 탈출이 서서히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전망 : 팀을 뒤흔들 트레이드가 일어날까. 롱고리아, 아처, 콜로메 등 트레이드에서 자유로운 선수는 한 명도 없다. 10년간 팀을 지킨 롱고리아 트레이드가 고민이다. 성적 부진으로 인기가 떨어졌는데, 트레이드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이번 겨울이 적기다. 내년 4월이 되면 롱고리아에게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이 생기기 때문(메이저리그 10년, 한 구단 5년). 일단 탬파베이는 설령 트레이드를 하더라도 롱고리아의 동의를 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처와 콜로메도 이전에 비해 가치가 낮아져 양측이 원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팀 연봉을 줄이려는 모습은 이미 보였다. 연봉 조정 2년차가 되는 브래드 박스버거를 싱글A 우완 유망주 한 명을 받고 애리조나로 보냈다(박스버거 예상 연봉 190만). 연봉 조정자에게 약 3800만 달러 정도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박스버거 트레이드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신축 구장과 TV 중계권 문제로 무차별 트레이드도 하지 못하는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팀 사정상 어떤 선택을 해도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야수 fwar 순위
3.7 - 스티븐 수자 주니어
3.3 - 로건 모리슨
3.0 - 케빈 키어마이어
2.6 - 코리 디커슨
2.5 - 에반 롱고리아
1.6 - 팀 베컴
1.2 - 아데이니 에체바리아
1.1 - 콜비 라스무스
0.8 - 헤수스 수크레
0.8 - 말렉스 스미스
투수 fwar 순위
4.6 - 크리스 아처
2.4 - 알렉스 콥
1.9 - 블레이크 스넬
1.3 - 제이크 파리아
1.2 - 알렉스 콜로메
1.2 - 토미 헌터
0.8 - 스티브 시섹
0.7 - 호세 알바라도
0.7 - 체이스 위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