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유권자 10만 9,510명 확정… 약수동(1만 4천) vs 소공동(1천 9백) 극단적 격차
화려한 빌딩 숲 뒤 숨겨진 '도심 공동화'… 정치적 소외 및 공약 불균형 우려
중구 '가 선거구' 구의원 투표 없다! 윤판오·손주하 현역 의원 무투표 당선 확정적
서울시 중구 선거인명부 확정상황(자료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 중구 선거인명부 확정 '지방선거 양극화' 성적표… 명동 유권자 다 합쳐도 약수동 '절반'인 이유
서울 중구 유권자 10만 9,510명 확정… 약수동(1만 4천) vs 소공동(1천 9백) 극단적 격차
화려한 빌딩 숲 뒤 숨겨진 '도심 공동화'… 정치적 소외 및 공약 불균형 우려
중구 '가 선거구' 구의원 투표 없다! 윤판오·손주하 현역 의원 무투표 당선 확정적
오는 6월 3일(수)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유권자 지형이 확정됐다. 전국적으로 4,464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소로 향하지만,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 중구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화려한 빌딩 숲에 가려진 '도심 공동화(인구 감소)'와 그로 인한 '동별 유권자 양극화'가 숫자로 고스란히 증명됐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번에 확정된 중구 관내 15개 동의 선거인명부를 심층 분석했다.
서울중구청장 후보 기호1번 더불어민주당 이동혁 후보(좌측)
서울중구청장 후보 기호2번 국민의힘 김길성 후보(중)
서울중구청장 후보 기호4번 개혁신당 길기영 후보(우측)
이미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사진.
■ 명동·소공·을지로 다 합쳐도 약수동의 '절반'… 극심한 도심 공동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중구청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중구의 최종 유권자(선거인) 수는 10만 9,510명이다. 중구 전체 인구(11만 8,726명)의 92.2%에 달하는 수치다. 성별로는 여성이 5만 7,243명으로 남성(5만 2,267명)보다 4,976명 더 많다. 거소투표 신고인 수는 총 95명(남 73명, 여 22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동별 분포를 보면 대한민국 중심의 슬픈 단면이 드러난다. 상업 중심지인 명동의 유권자는 단 2,428명에 불과하다. 관내 최저인 소공동(1,973명)과 을지로동(2,853명)을 모두 합쳐도 7,254명이다. 반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주거 중심지인 약수동의 유권자는 1만 4,395명에 달한다.
서울 중구 15개 동별 유권자 현황 (선거인 수 기준 오름차순)
중구의 대표 상업 지구 3개 동의 유권자를 모두 끌어모아도 약수동 한 곳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극단적인 ‘표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황학동(1만 2,396명)과 다산동(1만 2,140명) 역시 유권자 1만 명을 훌쩍 넘기며 상업 지구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 "표가 안 되니 공약도 없다"… 소외되는 도심 상권
이러한 인구 격차는 단순한 숫자의 차이를 넘어 정치적 소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유권자가 많은 약수동, 황학동, 다산동 맞춤형 공약(주거 환경 개선, 교육, 보육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유권자가 수천 명에 불과한 명동이나 소공동 등의 상권 활성화, 도심 재개발 관련 공약은 후순위로 밀릴 우려가 크다. 도심 공동화 현상이 정치적 불균형을 낳고, 이것이 다시 도심 지역의 낙후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연결되는 셈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표의 등가성(표의 가치 차이) 문제가 지속되면 특정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지방자치 행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며, "선거구 획정이나 지역 균형 발전 정책 수립 시 단순 인구수 외에 도심 특수성을 반영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판오 후보(좌측) 국민의힘 손주하 후보(우측)
■ 중구 '가 선거구' 구의원 투표 없다… 윤판오·손주하 '무투표 당선'
이러한 인구 불균형 속에서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전국을 강타한 '무투표 선거구' 속출 현상이다. 5월 21일 기준 전국 310곳의 선거구가 경쟁 후보가 없거나 정수 이하 등록으로 투표 없이 당선인을 결정하게 된다.
서울 중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구 기초의원 선거구 중 '중구 가 선거구(소공동, 명동, 광희동, 을지로동, 신당동, 중림동)'의 경우, 의원 정수 2명에 딱 2명의 후보만 등록해 일찌감치 무투표 선거구로 분류됐다.
해당 후보는 현 제9대 중구의회 후반기 의장인 윤판오 후보와 현 서울중구의회 행정보건위원장인 손주하 후보다. 중구의회의 굵직한 여야 현역 핵심 인물들이 투표 없이 선거일(6월 3일)에 당선인으로 최종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구 가 선거구'에 속한 소공동, 명동, 광희동, 을지로동, 신당동, 중림동의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용지를 교부받지 못한다. 또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무투표 사유가 확정된 두 후보의 선거운동이 중지되므로, 해당 지역 유권자 가구에는 구의원 후보의 선거공보물도 발송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는 "전국적으로 무투표 선거구가 속한 지역은 유권자들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라며, "사전투표소나 본 투표소 입구에 부착된 무투표 안내문을 확인하거나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동네 선거 상황을 반드시 미리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정치·경제의 1번지 서울 중구. 이번 선거인명부가 던진 '인구 양극화'와 '무투표 선거'라는 무거운 숙제를 향후 구성될 지방 권력이 어떻게 풀어낼지 유권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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