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5회 부마항쟁문학상 기록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오성인입니다.
한 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제주4·3,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한국 현대사의 참상과 국가 폭력이 세계에 알려진 시점에 부마항쟁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이고 감격스럽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글프고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서슬 퍼런 군사 정권에 맞서 최후의 한 사람까지 피 흘리고 숨이 끊어지는 중에도 자유와 민주, 인권, 평화를 갈망하고 부르짖었던 민중들의 넋을 폄하하고 훼손하는 행태가 수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까닭입니다.
이제야 간신히 지독했던 상처가 아무는가 싶었는데, 이미 상처 투성이인 부마와 제주, 광주에 잊을만 하면 서슴없이 폭력이 가해집니다.
그러면서 다른 형태로 다시금 우리 앞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세월호가, 구의역과 생수 공장과 화력발전소와 제빵 공장에서 희생된 청년 노동자들이, 이태원이, 폭우로 물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가 부마이며 제주였고 또 광주였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과거의 슬픔과 아픔은 잘린 도마뱀 꼬리가 재생되듯 언제고 되살아난다는 생각을 최근에 자주 합니다. 그 생각이 오늘 저를 이곳 부마로 이끌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폭력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매일 수천 명의 인명이 희생당하고 있으며 급격한 기후 변화로 생태 지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폭력이 만연한 시대에서 45년 전 오늘, 부마항쟁의 정신을 생각합니다.
미안하고 감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이 어떻게 역사로 편입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믿고 밀어주신 걷는사람 출판사의 김성규 대표님과 김안녕 편집장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멀리서 귀한 손글씨로 마음 주신 권혁소 선생님, 이미지 선생님 고마움 잊지 못할 것입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정양주 회장님, 황형철 선배님, 백애송 선생님들을 비롯한 지역의 많은 선생님들께 못나고 부족한 후배로서 송구합니다. 늘 제 시의 첫 독자가 되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마항쟁이라는 이름이 뜻깊으면서도 무겁습니다. 부마의 정신과 가치를 새기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성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