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선을 행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해보았지만, 땅속에서 올라오는 흙탕물처럼 자신의 온 영혼이 죄로 더렵혀 지는 것을 경험하고는 이렇게 외쳤다. (롬 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고대 로마인의 처형법에는 죄수를 사람의 송장에 묶어서 처형하는 해괴한 방법이 전해오고 있었다. 그러면 죽은 송장의 사독이 산 사람에게 전염되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죽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바울이 “이 사망의 몸”이라고 한 것이 어떤 학자들은 바로 이런 처형법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육신이 사망의 몸이라고 부르짖는다. 누군들 아니겠는가? 우리가 얼마나 자주 결심하고 몸부림치면서 선하게 살아보려고 하지만 시퍼런 결의는 물거품이 되고 죄악에 중독된 우리 영혼이 얼마나 자주 죄의 쇠사슬에 묶여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끌려다녔는가? 바울은 마침내 우리의 희망은 인간의 결심과 노력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와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렇게 외쳤다.
(롬 7: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롬 8: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구약 성경에는 이런 신약의 믿음을 확증해 주는 예식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민수기 19장의 붉은 암송아지의 제사다. 매우 희귀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온몸이 붉은 암송아지가 태어났다. 그런 붉은 암송아지는 태어나면서부터 구별하여 특별한 제물로 사용하였다. 철저한 검정을 거쳐서 붉은 암송아지로 인정되면 그것은 특별히 죽음의 부정으로부터 정결케 하는 잿물을 만드는 제물로 사용되었다.
(민 19:2) 여호와께서 명령하시는 법의 율례를 이제 이르노니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서 온전하여 흠이 없고 아직 멍에 메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를 네게로 끌어오게 하고 (민 19:3) 너는 그것을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줄 것이요 그는 그것을 진영 밖으로 끌어내어서 자기 목전에서 잡게 할 것이며
붉은 암송아지는 비록 성막 안에서 잡지 않고 번제단 위에서 사르지 않았지만. 확실히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하는 제물이었다. 사망으로부터 부정케 된 사람을 정결케 하는 의식을 위하여 사용될 암송아지는 반드시 붉은색을 사용하였다. 붉은 암송아지의 붉은 색은 홍포를 입으신 그리스도를 연상케 한다(마 27:28). 그분은 홍포를 입으시고 보스라에서 오시는 분이시다.(사63장 참고) 또한 그분은 예루살렘 안에서 죽지 않고 영문 밖에서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다.
(히 13:12)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히 13:13)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
죄로 말미암아 사망의 포로 된 우리를 정결케 하시기 위하여 그분이 친히 붉은 암송아지가 되셔서 희생되셨다. 붉은 암송아지를 태워서 만든 재는 거두어 보관하였다가 각종 죽음과 사망으로부터 부정하게 된 사람들을 정결케 하는 예식에 사용하였다. 주검과 접촉된 모든 사람은 부정하다고 선언되었는데 그들은 7일 동안 부정하여 성소로 나아갈 수 없었다. 죽음으로 부정케 된 사람들은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붉은 암송아지의 재로 만든 잿물로 뿌려서 정결케 해야 진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민 19:12) 그는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잿물로 자신을 정결하게 할 것이라 그리하면 정하려니와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면 그냥 부정하니
사망의 종노릇 하는 우리가 생명의 원천이요 붉은 암송아지이신 그리스도의 잿물에 씻어 깨끗해지고 살아나게 된다. 우리는 매일 매일 그분의 죽음의 잿물을 뒤집어쓰고 새 사람으로 살아나야만 한다. 오늘도 내일도 바울의 외침, (롬 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롬 7: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고 부르짖는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시여! 우리 죄인들의 붉은 암송아지시여! 죄로 얼룩진 우리 영혼을 정결케 하소서! 우리 마음의 이 치명적인 불결함에서 우리를 씻겨 주소서! 우리의 가정과 우리의 자녀들과 우리의 불결한 대화들과 우리들의 부정한 생각들을 주의 흐르는 보혈과 십자가에서 다 타버린 주님의 잿물로 씻어 주옵소서! 우리의 헌신을 가치 있게 하시고 드리는 우리의 삶을 받아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