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쌀밥도?” ‘이런 음식’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마라
전자레인지서 가열하면 독성 생기는 음식 10가지…감자 잎채소 과일 모유 등
삶은 달걀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건강에 해롭다. 주의해야 할 음식이 적지 않으니 조심하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호일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어떤 음식은 전자레인지(마이크로웨이브)에 돌리면 독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잘 모를 수 있다.
전자레인지 덕택에 우리 삶이 윤택해졌다.
이제 젊은 세대는 전자레인지 없이 오트밀, 핫초코, 팝콘을 만들어 먹는 걸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전자레인지를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전자레인지에 넣지 말아야 하는 게 알루미늄 호일, 금속, 플라스틱만 있는 게 아니다.
특정 식품도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 똑같이 위험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돌리면 음식이 고르게 익지 않는다.
이 때문에 데운 음식 속 박테리아가 살아남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 ‘폭발’로 발암성 독소가 생길 수도 있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가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해로운 음식 10가지’를 짚었다.
삶은 달걀
삶은 달걀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달걀이 폭발할 수 있다.
삶은 달걀은 껍질을 벗기든 벗기지 않든, 달걀 속 수분이 미니 압력솥처럼 압력이 높은 증기를 만든다.
더 무서운 것은 달걀이 가열된 뒤 손, 입안이나 접시에서 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달걀이 ‘증기 폭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막으려면 최소한 재가열 전에 잘게 잘라야 한다.
치킨
전자레인지의 열이 항상 박테리아를 죽이는 것은 아니다.
전자레인지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가열한다.
따라서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특정 식품은 박테리아 세포가 생존할 경우 병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다.
살모넬라균 오염 위험이 있는 치킨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위험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닭고기는 완전히 익혀 모든 박테리아를 없앤 뒤 먹어야 한다.
전자레인지는 고기의 모든 부위를 완전히 또는 고르게 익히지 못한다.
살모넬라균 등 박테리아가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종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날고기를 가열한 참가자 30명 중 전자레인지를 쓴 10명은 모두 병에 걸린 반면,
프라이팬을 쓴 20명은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심스러우면 가스레인지를 쓰는 게 좋다.
감자
익힌 감자를 재가열하면 위험할 수 있다.
감자를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 조리하면 열로부터 박테리아 바실러스 보툴리눔이 보호된다.
감자를 상온에 너무 오래 두면 박테리아가 번식해 보툴리누스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오염된 감자튀김을 전자레인지로 돌려도 박테리아가 죽지 않을 수 있다.
요리하고 남은 감자는 서둘러 냉장 보관하는 게 안전하다.
쌀밥
미국 식품표준청에 따르면 쌀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쌀에는 내성이 강한 특정 바이러스(바실러스 세레우스)가 흔히 존재한다.
≪국제 식품 미생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는 열을 받으면 죽지만 독성을 가진
포자를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랄 정도로 내열성이 강하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전자레인지에 돌린 쌀밥을 실온에 방치하면 쌀밥에 들어 있는 포자가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식품안전 정보에 의하면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독소를 만드는 박테리아 일종이다.
이 독소는 설사와 메스꺼움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쌀밥은 60℃ 이상에서 보관했다 먹는 게 최선이다.
모유
많은 초보 엄마가 모유를 얼려서 보관한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로 데우지는 말아야 한다.
모유 병도 전자레인지 안에서 고르게 가열되지 않는다.
뜨거운 일부분에 아기의 입과 목이 데일 수 있다.
플라스틱 재가열로 발암물질이 생길 위험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얼려 놓았던 모유와 분유를 녹인 뒤 스토브 속 냄비나 뜨거운 수돗물로 데울 것을
권한다.
임시방편으로 전자레인지에 물 한 컵을 데운 뒤 그 안에 모유 봉지나 젖병을 넣어 녹일 수 있다.
가공육
가공육에는 유통기한을 늘리는 화학물질, 방부제가 대부분 들어 있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이런 물질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공육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산화콜레스테롤 같은
화학적 변화에 노출될 수 있다.
가공육을 마이크로파 방사선으로 다시 가열하면 관상동맥심장병 위험과 관련 있는 콜레스테롤산화생성물(COP)
이 생긴다.
다른 식사 준비법에 비해 가공육을 전자레인지에서 돌리면 음식에 COP가 들어갈 위험이 훨씬 더 높다.
잎채소
시금치, 케일, 셀러리는 전자레인지가 아닌 일반 오븐에서 데우는 게 바람직하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질산염이 발암성 물질(니트로사민)로 바뀔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순무
순무와 비트를 전자레인지에서 데울 때도 시금치에서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화학적 전환이 일어난다.
이들 채소엔 질산염이 풍부하다.
순무와 비트는 차갑게 먹어도 맛있다.
과일
포도를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건포도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가스가 이온화돼 전기가 흐를 때 생기는 물질의 한 형태인 플라즈마를 만들 수 있다.
호주 뉴잉글랜드대 스티븐 보시 박사(물리학)는 동영상에서 포도 두 개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플라스틱 용기의
구멍을 녹일 수 있을 만큼의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 걸 보여줬다.
통과일은 과육 밑에 수증기를 가둔다.
가열하는 동안 터질 수 있다.
고추
고추를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 화학물질이 공기 중에 퍼지면 눈과 목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한 아파트에서는 전자레인지에 돌린 고추 탓에 주민들이 기침을 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켜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영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