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시대 성리학자 홍석주가 『도덕경道德經』을 주석한 『정노丁老』 제11장 우리말 풀이를 마쳤다. 잠깐 쉬면서 본 유투브 내용이 인상에 남는다. "우리는 앞으로 헌법 등 제도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사람에 주목해야 하며, 존경하는 리더를 갖는 경험을 해 봐야 한다." 이 말이다. 노무현재단에서 주관하고, 유시민씨가 사회를 보고, 이재명씨와 김용옥씨가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요즘 뉴스에 매일 같이 나오는 윤석열이 생각났다. 궁금하다. '윤석열은 나름 머리도 좋고, 배울만큼 배웠고, 검사 일도 해 봤고, 대통령도 해 봤는데, 어떻게 저렇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할까?' 반성이나 성찰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까?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인 듯하게 보일까?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이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보면, 윤석열은 생각이 문제인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과 원인을 찾는 것은 개인의 몫일 테니,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것도 없고, 찾는 노력을 들일 필요도 없을 듯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생각해 보라"는 것이 고작이지 않을까 싶다.
"제도에 주목할 것이 아니다." 법률을 예로 들면 법률은 처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처벌은 과정일 따름이다. 예방, 그러니까 선도를 지향해야 한다. 그래서 법률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방식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법망을 촘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같다. 빠져 나갈 수 없는, 빈틈이 없는 체제를 만드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과정적인 측면에서, 절차적인 면모에서, 그것이 선도를 실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선도에 대한 의식이 지속되지 않는 상태에서 펼치는 체계적인 법률은 형식과 절차에 매몰된 법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선도를 목적으로 삼고 있지만, 현실에서 사람을 옥죄는 수단으로 전락될 수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사회 구제를 목적했지만, 단명한 채, 폐기되고 만 법가法家의 관점을 보라.
따라서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사람에게 주목하는 눈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람의 어떤 모습을 살펴야 하는 것일까? "존경 받는 리더"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 무엇이 "존경 받게" 하는 것일까? 나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상식常識, 상常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바를 뜻하고, 식識은 몸과 마음, 머리와 몸으로 알아차린 바를 뜻한다. 그러니까, 상식은 보편적 의식이다. 공적公的 사고라고 해도 좋겠다. 보편적이지 못한 의식, 공적公的이지 못한 사고는 무엇일까? "사적私的이다"라는 말이 그것을 대변하지 않나 싶다. 사私 , 사사롭다는 말이다. 자기 멋대로,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뜻이다. 자기 말이나 행동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생각이 없는 모습이다.
나는 윤석열의 개인사에는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 대통령으로서 나와 관계되는 것이 다였던 사람이다. 2024. 12. 3. 계엄령 발동 이전까지, 대통령 윤석열에 대해 가졌던 나의 마음은 안타까움, 안쓰러움, 불쌍함이었다. 그러나 이후 나에게 들었던 마음은 분노였다. 나한테 왜 분노가 생길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최근에 정리한 것이 바로 상식이다. 상대적으로 머리로 따지는 법리 말고, 분노는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니까, 감정도 상식의 일편인 것이다. 내가 상식에 부합하는 사람이고, 나의 분노가 상식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윤석열의 처사는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나한테 분노를 일으켰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비약을 하면, 그래서 국민적 반대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탄핵찬성집회, 키세스 시위가 이어졌던 것이 아닐까? 헌법재판소는 파면을 선고했던 것이 아닐까?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 우리가 뽑아야 할 리더"는 상식을 가지고 있고, 보편적 의식, 공적公的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상식적 의식, 사적私的 사고의 적나라한 모습과 병폐는 윤석열에게서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생각한다. 김건희, 김용현, 여인형, 임성근, 류희림, 이진숙, 극우 유투버, 극우단체, 탄핵찬성집회 참가자 등도 윤석열과 동일한 류類라고 생각한다.
존경 받을 수 있는 리더, 마침 대선 정국이니, 잘 살펴봐야겠다. 나부터 비상적으로 의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적私的 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챙겨보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문과 창을 뚫음으로써 방을 일삼는데, 마땅히 (문과 창의 가운데) 그것이 (가득 찬 바를) 가지는 바가 없어야, (사람을 머물게 하는) 방으로서의 공능功能을 가지는 바가 있게 된다. 이것이 까닭이다. (무위無爲를 가지는 바가) 있는 바가 이로움을 일삼게 되고, (유위有爲를) 가지는 바가 없는 바가 공능을 일삼게 되는. (홍석주 정노 제11장 중에서)" 독립출판 무간MOOGAN - Daum 카페
무위無爲를 상식에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열, 마음에 유위有爲가 가득 찼으니, 공적公的 사고나 보편적 의식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말과 행동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눈에 뵈는 게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으로 자리했기 때문에, 계엄령 발동을 비롯한 윤석열의 모든 범죄는 단죄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이렇다.
첫댓글 날이 참 좋으네요. 따뜻하고. 며칠 심했던 바람도 잦아들고.
평안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