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대의 기원
떡볶이와 함께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먹거리가 순대이다.
순대는 분식집에서 파는 당면 순대에서부터
오징어 순대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떡볶이나 순대나
우리나라 음식이겠거니 하고 먹어왔는데 과연 그럴까?
● 순대의 사전적 의미
1. 돼지의 창자 속에
고기, 두부, 숙주나물, 파, 선지, 당면, 표고버섯 따위를 이겨서
양념을 하여 넣고 양쪽 끝을 동여 매고 삶아 익힌 음식.
2. 오징어, 명태, 가지 같은 것에 양념한 속을 넣고 찐 음식.
● 순대의 기원
순대의 기원은 몽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민요술(齊民要術)>이라는 중국 고서에는
양의 피와 양고기를 다른 재료와 함께 양의 창자에 넣어
삶아 먹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몽골의 징기스칸은 대륙 정복 시에
돼지의 창자에 쌀과 야채의 혼합물을 말리거나 냉동하여 휴대하였다.
편리한 휴대성으로 인해
전쟁터에서 군량미 대신 전시음식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여
세계를 정복하는데 한 몫 하였다.
이것이 순대의 유래라는 설이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볼 때 순대의 시초가 '몽골'임을 짐작할 수 있다.
● 한국의 순대
"개를 잡아 깨끗이 씻어 살짝 삶고 뼈를 발라 만두 속을 버무리듯
후추, 천초, 생강, 참기름, 진간을 한데 섞어서 질척하게 하여
창자를 뒤집어 말끔히 빨아 먹으면 맛있다."
"쇠 창자의 안팎을 씻어 한자 길이씩 베고
쇠고기와 꿩, 닭고기를 두드려 온갖 양념과 기름장으로 간하고 섞는다.
그 창자 속에 가득 넣고 실로 두 끝을 맨 다음
솥에 물을 붓고 대나무를 가로지르고 그 위에 얹되
물에 잠기게 말고 뚜껑을 덮어 뭉근한 불로 고아
꽤 익은 후 내어 식거든 말굽 모양으로 저며 초장에 써라."
- 규합총서, 중보산림경제 -
한국의 순대는
북쪽의 함경도부터 남쪽의 제주도까지 전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지역마다 먹는 방법과 만드는 방법에 특색이 있으며
대중적인 음식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순대 속은 가축의 혈액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순대는 철분의 공급원이 된다.
또한 소장에서 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빈혈 증상에도 도움이 된다.
순대는 돼지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서민음식이다보니 전국 각 지역에서 만들어져 왔다.
그러다보니 만들어진 지역마다 그 지역의 풍토와 생산되는 재료를 첨가해
순대를 만들어 평안도와 함경도의 아바이순대,
충청도의 병천순대,
용인의 백암순대,
담양의 앙뽕순대 등 다양한 종류와 맛의 순대가 생겨났다.
[아바이 순대]
아바이'는 함경도 말로
'아버지'란 뜻인데 돼지의 대창(큰장자)을 이용해 순대를 만든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았을 때
소창(작은 창자)는 한없이 나오지만
대창은 기껏 해야 50cm에서 1m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대창을 이용해 만들었기에
귀하고 좋은 것이라는 뜻의 '아바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된다
. 또한 함경도 출신들을 아바이로 부르고 있어서 그 고장 향토 순대음식을 호칭한다.
강원도 속초의 아바이순대
강원도 속초시의 청호동에는
실향민 마을인 아바이 마을이 있다.
1999년 함경도 향토음식 축제에 출품되어 처음 이름을 얻었고
지금도 계속 불리고 있다.
함경도 순대 중에는 아바이순대 외에
명태순대, 오징어순대가 있다.
속초 아바이 마을 순대집 골목
[병천 순대]
충북 오창맛집 황소고집이 자리한
충청도의 병천에도 병천순대가 유명하다.
병천순대가 언제부터 유명해 졌을까?
충청도 병천은
유관순 열사의 3.1 운동으로 유명한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으로
병천순대가 알려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한국전쟁 후 이곳 병천에 햄 공장이 들어오면서 부터라고 한다.
돈육의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값싼 부산물을 이용해
순대를 만들어 먹었는데 먹을거리가 귀하던 그때
저렴하면서 영양 많은 순대는 서민층에게 환영받는 음식이 되어
오늘날 병천지역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충청도 병천순대
돼지의 큰창자를 쓰는 함경도 아바이순대와 달리,
병천순대는 작은창자를 써서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적다.
잘 손질한 소창에
배추, 양배추, 당면 등을 정성껏 넣어 만든 야채순대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으로 수십 년 전부터
아우내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북녘에 함경도 아바이순대가 있다면,
남녘에는 병천순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양배추, 마늘, 양파 등 20여가지 야채와 새우젓 등의 양념을
선지와 함께 비벼낸 것이 천안의 명물 전통 병천순대이다.
뽀얀 국물 속 담백한 순대가 가득한 순댓국밥은
시골이나 도시를 막론하고 어느 장터에서나
허기진 장꾼들의 저렴한 한 끼로 사랑받아온 메뉴이다.
병천 아우내 순대거리
강원도에서는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로 순대를 만든다.
소는 쇠고기, 데친 숙주, 고추, 으깬 두부, 달걀을 사용한다.
- 파, 마늘, 깨소금, 후춧가루,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오징어 몸속에 넣고 실로 꿰매서 끓는 물에 삶거나 찜통에서 찐다.
다 익으면 식혀서 썰고 초장과 함께 대접한다.
▲ 오징어 순대
● 순대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
특유의 냄새 때문에 순대를 못 먹겠다는 여자들도
한번 먹어 보면 매콤한 맛에 빠져버린다는 '순대볶음'.
순대와 깻잎, 야채, 당면 등을 넣고
빨갛게 버무린 순대볶음을 보면 달아났던 입맛도 돌아온다.
남성들의 해장국 '순대국'
뽀얀 순대국물에 양념장을 넣어서 훌훌 마시면
어제 마신 술의 숙취가 말끔히 해소된다.
● 순대의 사촌 소시지
▲ 독일 수제 소시지
한국에 순대가 있다면
서양에는 이와 비슷한 '소시지'가 있다.
소시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음식 중 하나로,
기원전 5000~3000년경 현재 이라크 지역에 살고 있던
수메르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부패하기 쉬운 고기를 동물 창자에 넣고 소금과 각종 향신료를 섞어
훈제, 건조시켜 먹은 것이 소시지로서
현재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되며 사랑받고 있다.
▲ (좌)프랑스 - 부당, (우)아일랜드 - 해기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전통음식인
‘해기스(haggis)’라는 것이 있다.
양이나 소 내장에 각종 곡식과 야채, 피를 넣고 묶어
찌거나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다.
프랑스에는 비슷한 음식으로 ‘부당(boudin)’이 있다.
동물 내장에 곡식, 야채를 넣어 찌는데 피를 넣은 것은
검은 부당 , 넣지 않은 것은 흰 부당이라 부른다.
검은 부당은 한국의 순대 맛과 약간 비슷하다.
-음식칼럼에서-
첫댓글 순대..
배고픈 시절, 허기를 달래던 음식이다.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족한 요즘..
맛보다는 추억을 달래는..
막걸리와 소주, 모두에 어울리는 진정한 서민음식이다.
인간은 채식동물인가?
육식동물인가?
빨간 딸기를 보면 입에 군침이 돌지만
외양간 소를 봐도 군침이 안도는 내 경험을 볼 때
나는 채식주의에 가까운가 보다... ㅋㅋ
단백질 주 공급원인 귀하디 귀한 육류를
안전하게 장기간 보관하려는 아이디어가
그 동물의 내장에 보관한다는 '순대'라는 말씀이네...
말이 나온김에... 소주+순대 비상소집할까나?
+왕새장피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