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프랑스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1977년 12월 21일 태어났다.
나이를 정확하게 셈하면 39.4세다.
우리는 관행대로 햇수만 계산해 '40세'로 쓰기도 한다.
G7 국가 중 마크롱이 상대할 여섯 나라 정상은 형균 나이가 61세를 웃돈다.
중국.러시아 정상도 60대 중반이다.
모두 고모.삼촌뻘 스트롱맨이다.
그러나 마크롱에게는 64세 부인이 있다.
미국 71세 트럼프도 퍼스트레이디가 워낙 젊다.
두 나라 정상이 부부 모임을 하면 자리 안배가 흥미로울 것이다.
부인 브리지트는 5대째 내려오는 초콜릿 공장집 막내딸이다.
유럽에서 초콜릿집 은 옛날 한국 양조장집 못지않은 유지였다.
브리지트는 '섭리'란은 뜻인 '라 프로비당스' 가톨릭 고교에서 문학과 라틴어를 가르쳤다.
그곳에서 열다섯 살 마크롱 학생을 연극반 지도교사로 만났다.
서른 아홉 살이었다.
서로 '지적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프랑스에선 고교 교사가 '프로페서'로 대접 받는다.
소년 마크롱이 퍽 똑똑했던 모양이다.
프랑스 사회당엔 별난 부부가 많다.
권좌를 14년 누린 미테랑에겐 '콩퀴빈(첩)'이 있었다.
영부인 자니엘은 국빈 만찬이 끝나면 밤 10쯤 엘리저궁을 빠져나가 센강 왼쪽 '리브고슈'에 있는 아파트로 갔다.
미테랑 곁은 콩퀴빈 안 팽조 여사가 지켰다.
이번에 물러나는 올랑드 대통령도 루아알과 엘리저궁 시보였을 때 만나 25년 동거 커플로 지내다 헤어졌다.
마크롱도 올랑드가 엘리저궁에 입성하면 데리고 간 경제 특보다.
작년 가을 미국 대선 동안 트럼프에게 특급 참모로 큰딸 아방카가 있다면 마크롱에겐 브리지트가 있다.
연설문 쓰는 솜씨가 빼어났다.
켐프에서는 '수석보좌역'으로 모셨다고 한다.
마크롱도 당선되자마자 '아내는 지금까지 내 곁에서 해온 역할을 그대로 맡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숨겨진 여자가 아니다'고도 했다.
브리지트는 엘리저궁의 소통뿐 아니라 청소년 문제와 교육 영역에서도 적극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스명이 길어졌으니 결혼을 두 번 하자는 사회학자가 있다.
남녀가 첫 결혼은 한 세대 연상과 하고, 두 번째는 나이린 짝을 맞자는 제안이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커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우리 정서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열다섯 소년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엄마같은 아내 역할이 적지 않다.
마크롱이 작년 여름 만든 독자적 정치 운동 '앙마르슈'는 '시동을 건'이란 뜻이다.
이제 마크롱 곁에서 부인도 프랑스에 시동을 걸겠다고 팔을 걷은 것 같다. 김광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