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중부 체르카시 지역에 있는 한 밀밭. photo 뉴시스/AP통신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크로아티아 항구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7월 31일(현지시간) 고르단 글리치-라드만 크로아티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운송하기 위해 다뉴브강과 아드리아해에 있는 크로아티아 항구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구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구축하고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18일 흑해 곡물 협정 연장을 거부하며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곡물 협정 복귀 조건으로 자국 곡물 및 비료 수출과 항만 접안 제안 해제, 러시아농업은행(Rosselkhozbank·로즈셀호즈방크)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허용, 흑해로 연결되는 러시아 암모니아 수송관 복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크로아티아는 우크라이나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지만 다뉴브강을 통해 아드리아해를 거쳐 지중해로 곡물 운송이 가능한 위치다.
이러한 가운데 아프리카 정상들이 무상곡물보다 우크라 전쟁의 휴전을 요구하며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촉구했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으로 전 세계 식량난 가중이 우려되는데 아프리카의 기아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무상 곡물 제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이틀 동안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이 아프리카가 아닌 다른 나라로 향하며 흑해곡물협정의 목적과 달리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프리카에 곡물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무상 곡물을 제공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얻은 러시아 회사의 이익을 세계 최빈국과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등에 최대 5만톤(t)의 곡물을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잘리 아수마니 아프리카 연합의장은 전날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폐막 연설에서 "푸틴이 아프리카에 제공하겠다는 무상 곡물은 충분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수마니 의장은 "푸틴 대통령은 곡물 공급과 관련해 아프리카를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휴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