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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2.4.25.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디자인은 불황을 달래는 데 헌납됐다. 소비자의 축 처진 어깨를 일으켜 세우려는 듯 과장된 장식과 알록달록한 색깔이 주를 이뤘다. 이젠 디자인이 지쳤나 보다. 불황에 대처하는 디자인의 자세가 달라질 기세다.
'더 가볍게, 더 쓸모 있게.' 17일(현지시각)부터 2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2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2012)'에서 또렷하게 보인 디자인 경향이다. 휘황한 꾸밈을 걷어내고 기본으로 돌아간 제품이 부쩍 눈에 띄었다. 디자인 비평가 마바 그리핀 윌셔는 '라펠 아 로르드르(Rappel a l'ordre·기본으로의 회귀)'라는 단어로 이번 박람회 트렌드를 압축했다. "그냥 위축된 게 아니라 아예 취향이 바뀌어 버린 소비 심리에 맞춰 그동안 과도했던 디자인이 담백하게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5개의 키워드로 밀라노발(發) 새 디자인 트렌드를 짚었다.
◇다기능(multifunction)
호주머니가 빈 소비자들은 '실용'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 유머를 버무린 일석이조의 제품이 많이 나왔다. 브랜드 '캄페치'는 탁자에서 침대로 변하는 모듈형 가구, 아이패드를 끼우면 스피커가 되는 나팔 모양 소파, 사다리로 변신하는 소파 등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아이디어 가구를 내놓았다. '레스 엠'이 디자인한 카사마니아의 1인용 의자 '콜레르테'는 등받이에 돌돌 말린 천을 풀면 담요가 된다.
◇믹스&매치(Mix&Match)
클래식과 모던한 디자인을 섞거나 서로 다른 소재를 결합해 의외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삼성 디자인 고문으로도 활동했던 스타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영국)이 '글라스'를 통해 내놓은 테이블 '피란델로'는 곡면 유리에 나무를 끼워 소재의 이종결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브랜드 '보피'가 클래식 가죽과 기하학적 패턴의 천을 섞어 만든 소파처럼 한 제품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는 디자인이 많아졌다.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디자인 박람회. 밀라노 가구업체들이 결성한 COSMIT(이탈리아가구박람회조직위원회)이 주최한다. 가구 업종뿐만 아니라 가전·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박람회다. 올해는 전시업체 2500개가 참여했고 약 3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전시장 총 면적은 53만㎡로 서울 코엑스의 50배 정도 된다.
여성조선 : 2012.04.25 08:00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의 상징, 예술. 그런데 예술은 삶과 멀리 동떨어져 있지 않다. 생활 안에서 자연스레 녹아들어 일상과 공유되기도 하고, 일상의 것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탄생하기도 한다. 3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2012 서울리빙디자인페어 ‘日常藝術-예술이 된 생활이야기’를 통해 제시된,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줄 특별한 아이템들.
슈퍼노멀, 평범함 속에 깃든 예술
이탈리아 거장 디자이너 엔조마리가 디자인한 가구다. ‘선반’이라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편안함과 끌리는 매력이 있다. 슈퍼노멀은 또 하나의 생활 속 예술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된다. 루밍(www.rooming.co.kr).
1. 기술 결합으로 완성된 공간미학
분야를 뛰어넘는 기술의 결합은 새로운 미학을 창출한다. 미니멀한 스타일로 완성되는 공간, 그 안을 채우는 아름다운 선율은 선반이 출원지다. 독일 오디오회사 피니트 엘레멘트에서 제작한 선반형 아이폰 도킹 스피커로 양쪽 끝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온다. 생활 속에 예술을 불러들이는 일은 이렇듯 일석이조 아이템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주)더체어.
2. 무생물 벽에 숨을 불어넣는 벽시계
벽면은 어떤 아이템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화한다. 흑과 백이 함께 어우러진 벽시계. 그 안에서 멈추지 않는 시간이 펼쳐진다. 강렬한 컬러 대비와 나선형의 패턴이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한다. 금속을 주로 사용한 디자인제품을 제작하는 ‘Artus(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테이블웨어 디자인 그룹)’의 작품이다.
1. 비울 때마다 차오르는 그릇 안 예술
그릇을 비울 때마다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점점 펼쳐진다. 한 숟가락을 뜨면 잎사귀가, 또 한 숟가락을 뜨면 꽃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담기는 음식에 따라 그릇의 멋도 매번 다르다. 일상을 대표하는 그릇 안에 담긴 그림은 일상생활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예술이 된다. 이세용 도예연구소(blog.daum.net/clayman).
2. 이질적인 코드가 결합된 유니크 암체어
디테일이 고급스러운 블랙 프레임. 그러나 그 안을 채운 만화라는 요소가 허를 찌른다. 유쾌한 감성으로 완성된 암체어는 그 하나만으로도 공간에 확실한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다. 까레(kseoul-design.com).
1. 공간을 은은하게 채우는 힘, 백자
유려한 둥근 곡선과 은은한 흰 몸체, 백자는 어느 공간이든 하나만 놓아도 특유의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예술 아이템이다. 전통 공간부터 모던한 실내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두루 어울린다. “백(白)은 비어 있기에 가득 채울 수 있는 것, 그렇기에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색으로 바라본다.” 작가 이종민의 말이다. 이종민 세라믹아트워크(www.vleev.com).
2. 변치 않는 아름다움, 꽃보다 화병
꽃이 없을 때 화병은 그 자체로 꽃이 되어야 한다. 핸드커팅 작업으로 텍스처가 그대로 느껴지는 도자기 화병은 유약을 시유하지 않아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나무 조각 위에 올려놓으니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꾸미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현대인들에게 또 하나의 예술적 감동을 준다. 쉬즈리빙(www.shesliving.com).
3. 발상의 전환으로 만난 스툴의 새로운 발견
예술에 있어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작은 스툴에서도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의자의 좌석 면은 책등이다. 나란히 꽂아놓은 책, 그 자체가 윗면을 이룬다. 이 작은 발상의 전환은 생활에 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우리 곁의 생활예술이 된다. 하나 금융그룹 아트라운지.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박미진 기자 | 자료제공 ㈜디자인하우스 전시사업본부(02-2262-7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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