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70층 랜드마크로 화려한 스카이라인 성수 잇는 보행교 조성한다.
서울경제, 변수연 기자, 2023. 4. 25.
[서울경제]
강남 재건축 최대어인 압구정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과 수변 저층 건물이 어우러진 파노라마 경관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압구정 3구역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가 만들어져 성수동과 연결된다. 서울시는 사실상 압구정 일대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의 선도지구로 선정하고 수변 특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반주거지를 준주거로 종상향해주는 데다 기부채납 비율을 기존보다 낮은 10%로 하향하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월 25일 서울시는 압구정 2·3구역의 신속통합기획안을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듣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500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26일에는 4·5구역의 신통기획안을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정비계획안을 짠 후 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압구정 아파트 일대의 구체적인 정비계획 밑그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이 중단된 압구정 1·6구역을 포함해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총 92만 9511㎡ 24개 단지, 1만 468가구에 이른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3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에 걸쳐 있는 39만 9595.1㎡ 규모로 현재 용도지역은 제1·2종(7층)·2·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돼 있다. 서울시는 이를 제3종 주거 및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한다.
여기에 시는 기부채납을 통해 압구정과 서울숲 간 보행로를 신설해 성수동과 연결하는 안을 제안했다. 서울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또 압구정 2·3·4·5구역에서는 유일하게 덮개공원을 조성해 한강 변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안과 함께 공원과 문화시설을 만드는 안도 덧붙였다. 보행교 건립 비용은 최고 2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보행교 건립 비용을 조합에서 충당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며 집중 질의했다.
여기에 공공주택 건립 등을 통해 3구역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아 평균 법정 상한 용적률을 322.6%까지 끌어올린다. 서울시가 최고 층수 49층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일반분양을 포함해 세대수가 기존 12개 단지 4065가구에서 5810가구로 43% 증가하게 된다. 특히 압구정역 인근은 기존 3종 주거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허용한다.
이는 서울시의 시뮬레이션으로 실제로 창의·혁신 설계 시 최고 층수는 추가로 얼마든지 높여서 재건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3구역 조합은 최고 층수 70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현재 건축사사무소 3곳으로부터 설계 공모를 접수 중에 있다. 조합은 설계안 확정 시 내년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 사업시행 인가, 2026년 관리처분 인가를 거쳐 2031년 입주를 목표하고 있다.
2구역도 마찬가지로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입체 보행교, 도로, 공원 등의 기부채납을 통해 법적 상한을 300%까지 끌어올려 현재 1924가구에서 2700가구 내외로 세대수가 40%가량 증가해 일반분양 수익으로 인한 조합원 분담금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구역 신통기획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압구정 지구 자체가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수변 문화 선도지구로 조성된다는 것이다. 15층 이하의 단조로운 판상형 아파트로 막힌 스카이라인을 수변 20층동~초고층 랜드마크 주동 배치를 통한 파노라마 관경으로 다채롭게 꾸미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3구역의 경우 한강 변으로부터 30m까지 수변 특화 공간으로 설정해 공연·문화·전시 기능을 넣는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유일하게 3구역에 들어서는 보행교를 통해서는 향후 강남과 옥수·성수가 자전거나 미래 교통수단으로 30분 만에 출퇴근하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2구역에는 기존 수상레저·스포츠 기능을 강화한다. 4·5구역은 수변 조망 및 휴식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이번 주민설명회에서 신통기획안에 최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됐음을 강조했다. 최근 신통기획에 대해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의 반발이 커진 것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이다. 기부채납 비율도 기존 15%에서 10%로 완화했다. 2·3구역 설명회에는 각각 5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일부 3구역 주민들은 서울 시민들을 위한 보행로 신설 비용을 조합에서 기부채납하는 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에 마련되는 압구정 2·3·4·5구역 신통기획안은 사실상 ‘지구단위계획’의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현대적인 도시 관리 기법인 지구단위계획으로 바꾸는 과정 중에 있는데 이번에 마련되는 신통기획안은 조만간 고시될 지구단위계획보다 우선 적용된다.
다만 이 같은 서울시의 신통기획안에 대해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주거지를 준주거로 종상향을 허용한 데다 기부채납 비율도 10%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래미안첼리투스’와 ‘트리마제’의 경우 각각 부지의 25%·32%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최고 56층·47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를 준공한 바 있다. 기존의 초고층 단지와의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