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출신 이종범(32·기아)과 이상훈(31·LG)이 이를 악물었다. 이들은 상대가 일본이든 대만이든 결승에서는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팬들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사실 이종범과 이상훈은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최고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라는 점 이외에도 일본야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일본타도의 선봉장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일본 고토 감독은 한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종범이 얼굴을 다쳤다고 들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가”라며 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예선전을 치른 결과 이들의 활약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4차례의 예선전 가운데 필리핀전을 제외한 3경기에 출전했던 이종범의 성적은 12타수 4안타(.333) 2도루가 고작이다. 물론 지난 3일 대만전에서는 3회 상대선발을 번트모션으로 현혹시켜 찬스를 잇는 재치와 뛰어난 주루플레이로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정작 일본전에서는 부진했다. 3회 내야안타 1개를 기록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 뛰어난 주루플레이도 해결사다운 방망이 실력도 보이지 못했다.
이상훈도 마찬가지였다. 대만전에선 9회등판,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건재를 과시했지만 일본전에서는 8회 네 번째 투수로 나서 3안타의 뭇매를 맞았다. 0-9로 참패한 일본이 기록한 3개의 안타가 모두 이상훈이 허용한 것이다.
이종범과 이상훈은 “아직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며 예선전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승전만은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대만이든 일본이든 상관없지만 이들의 마음은 일본이 결승에 올라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펼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