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마르12,27) 20160601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이 예수께 와서는 질문하여 이렇게 말했다.
19 "선생님, 모세가 기록하여 우리에게 남긴 바에 의하면, 어떤 사람의 형제가 죽고 부인만 남아서 자식을 두지 못한 경우, 그 동기는 그 부인을 맞아 자기 형제에게 후사를 세워 주도록 해야 합니다.
20 칠 형제가 있었는데, 첫째가 아내를 맞았다가 죽고 후사를 두지 못했습니다.
21 그래서 둘째가 그 여인을 맞았지만 또 후사를 남기지 못한 채 죽었고, 셋째도 그러하였습니다.
22 그렇게 일곱이 다 후사를 두지 못했습니다. 모두 죽고 마지막으로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23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부활 때 그 여인은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사실 일곱이 모두 그 여인을 아내로 삼았으니 말입니다."
2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25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들지도 않고 시집가지도 않으며,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기 때문입니다.
26 그리고 죽은 이들에 관해서, 그들이 일으켜진다는 사실을 두고 모세의 책 가시덤불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 보지 못했습니까?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이라 하셨습니다.
27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 여러분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르코12,18-27/200주년신약성서)
“부활 때 그 여인은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12,23)
사두가이들은 이 질문을 하면서 속으로 웃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머리를 쥐어 짜서 던진, 예수님이 대답할 수 없는, 모든 걸 끝내주는 물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에겐 이 물음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바로 눈 앞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육체, 물질 그리고 이 세상만이 실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마치 시체를 해부하여 사람의 생명이 어디 있는지, 정신이 어디 있는 지 찾는 사람과 같았습니다.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12,24)
예수님의 대답입니다. 여러분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며 마음을 열 수 있으면 그것이 구원이네요!
오늘 기념하는 성 유스티노 Justinus, AD 100-160.165? 는 초기 호교론자들 가운데 한 분입니다.
그리스도교가 헬레니즘 세계에 퍼지면서 그리스식 교육에 따른 통찰력과 지대를 지닌, 좀 더 교육받은 개종자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일찍부터 그리스도교를 그리스 학파들과 공통점이 많은 ‘필로소피아’로 여겼습니다. 이때 그리스도교인이 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교회들이 로마 정부로부터 산발적이지만 극심한 박해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돌아오지 않자 유대인들의 그리스도교는 점차 위축되었고, 2세기 초반 랍비들의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들을 더 이상 시나고그(유대교 예배당)의 구성원이 아니라고 천명한 뒤 로마는 그리스도교인들이 조상의 신앙을 버리는 심각한 죄를 저지른 불경한 광신자들이라고 여기게 되었고, 로마제국의 수호신들을 경배하는 것도 거부해 무신론자로 몰렸습니다. 그리고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것이 ‘식인종’이라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가 ‘미신’이 아니라 새로운 철학 학파임을 입증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초기 호교론자들 apologist 이었습니다.
성 유스티노는 사마리아 출신의 이방인 개종자였습니다. 그는 스토아철학과 피티고라스적 영성에 잠시 빠지지도 했지만, 유대교와 그리스 철학의 정점으로 보이는 그리스도교야말로 자신이 찾던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철학자들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제논, 에피쿠로스 같은 위대한 성현들을 ‘신의 아들’로 여겼고, 그리스도교인들이 쓰는 로고스, 성령, 신(神) 같은 용어들은 스토아 철학의 용어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요한 복음은 서문에서 성 요한은 예수님이 신의 ‘말씀 Logos’이 육화한 존재라고 했는데, 유스티노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도 그와 같은 로고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스어에는 히브리어 ‘세키나’(신의 현존)에 해당하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스계 그리스도교인들은 신의 현존을 표현하기 위하여 점점 ‘로고스’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유스티노는 그리스도를 영원한 로고스로 보았고, 이런 그의 생각은 이후 그리스도교 사상을 발전시킨 ‘교부(敎父)’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로마에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던 이 분은 165년 무렵 다른 6명의 동료와 함께 순교하였습니다.
주님, 제가 언제나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첫댓글 오늘의 성인(유스티노)에 대해 자세한 안내 감사합니다.
내일 기대해도 되겠죠? 낼은 마르첼리노성인 축일입니다.
어렵게 마련하는 오늘의 말씀과 묵상에 형제님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크, 6월2일 마르첼리노 영명 축일 축하드립니다. 임한영 형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