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날이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 지하철 전도는
더욱 나를 새롭게 한다
25년 전
의사로부터 이제 목발 없이는 걸을 수 없다며
장애 판정을 받았을 때
가뜩이나 병원비로 가산을 탕진한 마당에
불구자로 살아야 하다는 현실은 더욱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죽음의 터널에서 직접 만나 주신 주님을 다시 찾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2001년 9월 16일: 의문의 교통사고
2001년 10월 31일: 예수님을 만나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남
2001년 11월 8일: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김
2001년 12월 8일: 죽음에서 깨어난 환자가 한 달 만에 기적 같은 퇴원
죽음에서 45일 만에 살아난 중환자가
단기간에 퇴원하게 되자
주님이 살려 주셨다기보다는
내가 건강했기 때문에 나은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교만을 회개하며 밤낮으로 주님께 매달렸다
다리만이라도 똑바로 걷게 해 주세요
목발 없이 걷게만 해 주신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럴 때 들려온 주님의 음성
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6개월만 네 몸을 빌리자
그러면 목발 없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
시내 한복판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라고 해도 했을 나에게
지하철 전도 사명은 껌 씹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6개월만 하면 된다고 하니 못 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역이...
올해로 24년 차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절로 이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이 사역이 나를 위함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내가 있는 곳에서는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3호선은 물론
안산으로 갈 수 있는 서해선과
용문으로 가는 경의선
그리고 며칠 전 개통해 평택까지 이어지게 되는 GTX 철로가 있다
그러니 나는 이 자리에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말씀을 성취하며 사는 환경이 열린 것이다
그러한 감격에 겨워 새해 아침을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주님의 살아계심을 선포했다
이렇게 올해도 주님과 함께하는 믿음의 모험을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