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SBS 뉴스를 보다가 "영 케어러 (Young Carer)" 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습니다.
뜻풀이를 하자면
젊은 나이에 몸이 아픈 조부모&부모&형제 부양할 수 밖에 없는 청년들입니다.
저도 27년전 어머니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일순간 중증지체장애인이 되시고 2살 위의 누님은 그 충격으로 중증정신지체장애인이 되셔서 제 나이 12살때부터 3명의 중증장애인을 부양하게 된 보호자입니다.
17살때 아버지가 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그 자리서 사망하시고
19살때까진 보호자는 맞지만 부양의무 자격은 되지 않아 기초수급자 지정받아서 겨우 연명하였습니다.
20살때부터 부양의무자 자격이 강제되어서 기초수급으로 받던 물질지원이 약화되고 그리하여 제 스스로 두분을 부양할 수 있도록 노동이 강제되었습니다.
군대도 생계유지곤란사유로 면제되었습니다.
이테까지 살면서 꿈이라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가족 3명이 물질적인 빈곤함에서 자살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만 있다면 사람 죽이는 일 빼고 안해 본 일이 없는거 같습니다.
주변에선 일만 하는 일벌레 돈만 아는 돈벌레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회사와 집만 반복하던 세월이었고 아픈 가족때문에 제 인생이 저당잡혀 연애 및 결혼과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다 포기하면서 살아야 했던게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서른즈음에 누님이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서른 중반쯤에 어머니가 생사의 고비를 간신히 넘긴 적이 있습니다.
평생의 짐만 같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족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자 그때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지금도 사회적 취약계층이지만 부양의무자 소득상항선이 있기에 제 기준 세전 월 295만원 이상을 벌면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고 세전 295만원을 넘게 벌게 되면 어머니와 누님의 생계,의료,주거급여가 상실되어 세가족은 죽음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이러한 법적 사항들을 제 급여가 늘어날때마다 기쁨보단 불안감으로 작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는데 올해 10월부터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제도가 폐지되어 그나마 숨통이 틔는 상황이지만
두분의 막대한 의료비에 대한 의료급여는 아직도 부양의무제도가 존재하여 돈을 범에 있어 제약이 따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불법적으로 현금 일당이나 수당을 찾습니다.
나름 두분을 부양하며 법 테두리안에서 최대한의 편법을 동원하여 돈을 벌고 있어서 그나마 더 힘든 영 케어러보단 최소한 빚은 없고 이렇게 저녁이 있는 삶은 살고 있습니다.
그냥 제 넋두리라 생각하시고 "영 케어러"라는 단어를 기억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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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 케어러(Young Carer)를 아시나요?
쿨내나는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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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69
21.08.21 21:0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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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제 뉴스보니 영국같은 경우는 이미 제도적으로 영케어러들 도움을 주는것 같던데 우리나라는 아쉽네요
힘내십시오. 다음 선거에는 영케어러를 말하는 후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그 어린나이부터 ..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늘 건승하시길요!
부모님 두 분이 건강히 제 옆에 계셔주시는 것 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망각할 때가 많은데, 이런 사연 들을 때마다 정말정말, 진심으로 반성하게 됩니다. 현실을 바꿀 힘은 없지만 항상 관심 가지고, 동시에 저의 소소한 일상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을 받아 스테픈 커리 시엠 가즈아!!!!!!!!!!!!!!!!!!!!!!!!!!!!
법의 헛점이 너무 많죠.
일정 금액 이상 월급을 받으면 지원이 끊기는 복지 제도. 의도는 이해하지만 단순하게 수치화할 문제가 아닌데 참.. 안타깝습니다.
상상조차 안되는 고통에 말을 보태기는 어렵고, 말씀하신 영 케어러 문제에 관심 갖고 기회가 생기면 작은 목소리라도 거들겠습니다.
참..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안가네요.
글만으로도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사셨는지 느껴지네요.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가족들을 보살피시다니 존경합니다. 힘드시더라도 지금같은 마음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악법이나 다름 없는 부양의무제로 고통 받는 지인 지켜봤기에 그 고충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가족 분들과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 복지는 개선할만큼 잘산게 된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대단하시고 존경스럽네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더 많은 복지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건승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