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여름휴가 일주일을 얻었다.
이번 여름엔 바닷가에서 뒹굴까...아님 산에서 뺑이칠까를 고민하던 즈음..
친구넘의 전화가 왔다.
"니 휴가 언제고...?"
"1일부터 8일 까지다..와 ..또 산에 가자고..? 치아라 마~~ 니하고는 안간다,- -"
"인자는 니말 잘 들으께..같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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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늘어붙기 작전에 휘말린 나는 또다시 그넘과 지리산으로..-.,-
나는 그전에 한양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바로 구례로 오기로하고 구례구역 앞에서 새벽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부산서 한양까지~한양서 구례구 역까지의 그 긴 시간을 잠으로 허비한후.
드디어....
새벽 4시 20 분경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친구넘은 아직 안보이고 열차 시각을 보니 30분이나 후에 도착이다.
역앞에 쭈글시고 앉아 담배만 피워물고 있으려니 처자둘과 남정네 하나가 나에게 다가온다.
"종주 할려는데 어디로 가면 됩니까..?"
복장을 보아하니 도저히 지리산 종주길을 나선 사람의 복장이 아니다.
쪼맨한 륙색에 랜드로바형 단화,그리고 청바지 차림....
"그 복장으론 힘들낀데...텐트나 버너는 가왔능교.?"
"산장서 해결 안되나요?거기에 식당 없어요..?"
...........-.,-;
등산이나 지리산이란 것에 대해선 하나의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네들 말로는 산장은 여관 정도에 주변에 관광식당 이 있는걸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제가 굳이 할얘기는 아니지만 그냥 노고단이나 갔다가 내리가는기 좋겠네예...종주는 힘들거 같은데예..."
그러고 있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그네들은 구례구역 앞에 대기해 있던 택시를타고 노고단 으로 출발했고 우린 화엄사로..
화엄사 도착하니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있다.
하지만 종주할려는 차림의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거의가 버스를 이용해 성삼재로 출발했고 일부는 화엄사만 둘러보고 가는 관광객 들이었다.
우린 여기서 그간의 식량 준비하고 커피 한잔 하고 준비운동(화장실 까지 선착순 뛰어가기)후 거대한 보따리를 매고 출발했다.
화엄사 코스.....
늘 가보지만 언제나 힘든 길이다..
처음 이 코스로 왔을땐 중간쯤 왔다가 하도 힘들어서 그냥 확 내려가버릴까하는 맘이 올라가는 내내 내게 머물게했던 코스였다.
2/3 쯤 왔을까...
친구넘이 거의 발악의 증세를 보인다.
"니 임마 ~~~` 와 버스 나뚜고 걸어가자하는데...? 내 지길라고 작정했제..?"
"겨울산도 간놈이 이거같고 지랄이고...빨리가자 ..헛소리 하지말고.."
무더운 여름....
배낭 달라붙은 등에는 땀이 거의 샤워한 물처럼 흘러내리고..
그순간은 하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다.
"얼마나 남았어예...?"
"20분 정도만 더 올라가면 되겠네요..."
...
...
30분후.....
...
"얼매나 더 올라가믄 되예..?"
"30분 정도만 더가면 도착입니다.."
...-.,-;
물어본 내가 바보지.....
거의 다올라온 지점..망보기 좋은 바위에 앉아 쉴려는데 친구넘...또 일 저질렀다.
배낭을 벗어 놓았는데 균형을 못잡는통에 굴러 떨어진 것이다.
한참을 구르더니 거의 100m 정도까지 내려가선 바위에 부딪혀 멈춰섰다.
친구와 나는 어이가 없어 입만 벌리고 있는데...잠시후 친구넘이 나즈막히 얘길한다.
"내가 주으러 가야되나..내 지금 내려가믄 다리에 찌 내릴거 가튼데 니 좀 갔다올래..?"
이런 .....- - 염치라곤 장마비에 눈씻고 봐도 없을놈.....
난 아무말없이 그냥 바위에 누워 버렸다.
친구넘은 다시 얼굴에 오만가지 인상을 다 찌뿌려가며 배낭 주으러 내려간다.
"저놈 시키... 담에 올땐 내가 대빵 할끼다..저런기 친구라고...에이..."
"니가 올라오자고 내 옆구리 쑤씻다 아이가 ..내가 니 옆구리 쑤씻나..저기 간 뎅이만 부었네..
어쨋든 노고단에 도착했다.
도착한게 3 시경 이었는데 친구는 여기서 1박 하잔다.도저히 더 못가겠다고...
주섬주섬 텐트 준비하고 있는데 새벽에 구례구 역앞에서 만난 일행들이 찾아왔다.
종주를 꼭 하고 싶으니 같이 가잔다.
일행중 남정네는 두처자중 한명의 동생 이었고 한 처자는 그 남동생의 누나의 친구였다.........????너무 긴말인가...- -
텐트쳐놓고,저녁 해결하고,밤 이 짙어갈즈음 ...
산장 직원이 야영장 사용료를 걷으러 왔다.
우리를 본 순간..
지난 겨울의 사고를 떠올렸나보다.
"저분 또 왔어요..?"
"야~~~~~..........- -;"
"이번엔 가스통 조심좀 해주세요."
"야~~~~~..........-.,-; "
아까의 일행들이 산장서 자다말고 텐트로 온다.
술 몇병 사들고........
친구넘 입이 귀에 걸린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은 다 떨어지고..우린 잠자리에..
여름 산행은 별일이 없기를 맘속으로 기원하고 꿈나라로 떠났다.
...
...
...
...
꿈 속에서 나는 구름위를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떨어져 이마를 무언가에 세게 부딪혔다.
놀래서 깨보니 친구넘 발이 내 얼굴앞에...
그놈 잠버릇도 참...- -
첫댓글 다시..여름산행기 올리시는군요..그럼 열시미 보겠습니다요^^..감기조심하세요
^------^ 아주 기대돼네요 한동안 님 산행기보은 재미로 지냈은데...... 화엄사 코스에 대해 쓰신거 무지 공감 합니다 ㅎㅎㅎㅎ 꼭 7년전에 제가 느낀 감정이더군요
지는 맨날 화엄사 혼자 올라 댕겼는데, 올 여름엔 쪼매 무서버썼예~. 폭우속에서 안면 근육경련과 두통땜시롱....인자, 애물 단지님은 친구분 한테 찍혔네예~^^
지금 여기도 비가 오고 있는데..14층건물에서 올려다 본 하늘은 맑은데 아래 내려다보이는 사람의 우산이 왠지 귀찮아 보입니다..^^
이곳에도 있었군요...무척이나 헤벌쭉해져 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