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비슷한 생활에 익숙해 진걸까 어느새 2021년이 하루밖에 안남아 있다는걸 깨닳았다
시간이 빠른건지, 내가 느린건지, 문득 이만큼 와버린 날짜를 보고 새삼스럽게 깜짝 놀랐다
혹 미뤄둔건 없었나 생각난김에 부랴 부랴 다이어리를 활짝 펴본다
아차 뇌 검사!!
언젠가 보훈병원의 가정의학과 선생이 뇌 건강을 한번도 안받아 봤으니
한번 받아보라고 권하였다
맙소사 이런 중요한 검진을 잊고 있었다.
올해 너나 할것없이 가장 신경쓴게 건강 이었는데
코로나 19확산세가 늘어난 지금 병원에 간다는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이 나이 되보니 뇌 검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걸 알게 됬다
심 뇌혈관 질환 사망율이 42%라니 아이구 이것도 섭씨1000도야 하며
부랴 부랴 신경내과에 신청을 하여 어제 35분간 MRI검사 통안에 들어가서
우선 3가지 검사를 받았다.
나는 조금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기회를 놓치거나 할때면
그냥 입에서 아이구 1000도야 하는 신음소리를 습관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연은 아마 20년 전쯤 될까 제 막내 동생이 서울대를 졸업하여 경인 에너지
증권과장으로 있을때 페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되였다.
투병생활 1년쯤 하다 이승과의 작별을 하고 벽제 화장터에서 생긴 일이다.
지금은 시설이 잘 되어있지만 그때만 해도 참으로 엉성할때였다
그때도 시신이 많이 들어와 함참을 기다려야만 내 차례가 돌아오는데
밤샘하면서 술도 많이 마신탓으로 취기가 남아있었던지 화부들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작난끼가 발동하였던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일한 화부들에게 다가가 슬그머니 말을 걸어보았다.
"여보시오 선생님 지금 이보일러 온도가 몇도나 됩니까? 하고 물어보았다.
"참 별스런 사람 다보겠네 내 화부일 십년이 넘었지만 보일러 온도 물어본사람은
처음보내"라며 중얼거린것 같았는데 "여보시오 낵타이 메고 저렇게 곱게 미친사람
처음보내요" 한다. 내가 하는말이 "선생님 나도 언젠가는 저 안으로 들어갈건데
미리서 그 온도좀 알아보는것이 잘못된것 입니까"? 했더니 죽자고 활작 웃는다
나도 함께 따라 웃었는데 저 안에 있는 가족들 대부분 슬픔에 겨워 있다는걸 생각하니
마냥 웃고만 있을 일이 아니였다 그분이 먼저 웃음을 그치더니 "지금은 700도~800도 이지만
한여름에는 1000도 까지도 올라간다오" 말이 끝나자 마자 내입에서 "아이구 1000도야 하는
신음소리가 들려 나오면서 정신이 바짝 났음을 깨닮었다.
그제서야 비로써 섭씨 1000도라는 얼마나 뜨거운 불이였다는것을 깨닳게 되였고
야~어쨋던 저 보일러 불을 상상 해보니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아야 겠구나 라고
결심을 굳히면서 지금도 가끔 무슨일 있으면 아이쿠 1000도야 하는
그때의 화장터 보일러 생각이 나면서 마음을 다잡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