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5월
불교는 푸는 종교
오방내외 안위제신진언: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3)
① `오방내외(五方內外=5×2=十方)'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한 모든 공간적 관계입니다.
우선 내가 있는 위치를 중앙이라 하고 동서남북의 4방과 중앙을 합하여 오방이 되고 이 각 방위를 다시 안과 밖, 가까운 것과 먼 것,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 현상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 등 2벌씩 구분하여 `시방(十方)', 즉 모든 방향, 모든 곳, 더 쉬운 말로 하면, `어느 곳이든지'입니다.
또 `오방내외'는 동서남북의 사방과 동남, 동북, 서남, 서북의 간방을 포함한 팔방에 상하(上下) 이방을 합하여 시방(十方)이라고도 합니다.
② `안위제신(安慰諸神)'은 여러 신(神)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내가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할 여러 신(神)들은 우선,
1)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마음이며,
2) 살다 죽은 모든 개체의 영혼이며,
3) 우리의 생각으로 일일이 다 이해할 수도 없는 천신(天神)과 지신(地神), 그리고 부처님과 부처님 법(法)을 지키는 모든 호법신장 등을 포함합니다.
이 모두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며, 주변의 인연이기에, 나의 생활과 마음에, 그리고 나의 운명과 길흉화복에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여건이 됩니다.
그러므로 천수경을 독송하기 전에 먼저, 관세음보살에게 소원을 빌고 신묘장구대다리니 주문을 외우기 전에 무엇보다도 먼저 이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을 해야 합니다.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
세상만사 모든 일도 제 마음이 안정되어야 그 일이 바로 되고 제대로 되듯이, 우리의 기도와 발원도 먼저는 내 마음이 안정되어야 하고 내 마음 안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주변이 조용하고 편안해져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마음이나 제 주변의 분위기도 만약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들떠 있거나 시끄럽거나 괴롭고 화가 나 있다면 결코 아무 것도 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물과 같아서 그것이 안정되어 있을 때는 흡사 거울을 보듯 물 속에 모든 영상이 그림처럼 비치지만 그것이 출렁이고 때로는 파도처럼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또한 바람 같아서 그것이 고요할 때는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지만, 바람이 불어 일렁이고 때로는 폭풍처럼 거세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또 우리의 마음은 촛불처럼 조용히 빛을 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화염이 되어 집이나 산을 태우기도 하고 화산처럼 폭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출렁이고 흔들리고 폭발하는 마음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 불교 신앙의 공덕입니다.
`오방내외 안위제신'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재가신도님들에게는 바로 그의 가정이고, 부부의 화합입니다. 부처님께 소원을 빌기 전에 먼저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그 아내의 마음을 `안위'시켜야만 합니다.
나로 인하여 남편이(아내가) 마음이 편하지 않고, 무언가 서로 불만을 가지고 원망을 하게 된다면 나의 어떤 기도도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부부 간의 유감을 푸십시오. 내가 먼저 화해를 청하십시오.
“저는 풀었지요. 남편이(아내가) 풀지 않으니 도리가 없지요.”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부부는 바로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입니다. 제 얼굴 펴지 않고 거울 속의 얼굴 펴라고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얼굴 펴는 게 마음 펴는 것이고, 마음 편다는 것은 마음을 연다는 뜻이니, 꽁하게 닫힌 마음을 활짝 열어 젖히십시오.
그리고 또 `오방내외 안위제신'의 근본이 되는 것은,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안위시켜 드리는 일입니다. 부모님은 친부모님과 시부모님(처부모님) 친조부모님과 외조부모님이 모두 나와 내 남편(아내)의 생명의 뿌리요 원천이므로, 나로 인하여 부모님 마음이 불편해 진다면 절대로 복을 받지 못합니다.
사람이 그의 부모를 거역하면 그와 꼭 같이 그의 자녀도 그를 거역할 것이므로 그는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는 우선 세대적으로 차이가 있어서 가치관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와 싸우고 자녀와 충돌하게 되는 것은 나를 기준으로 끌어들이려는 아집에서 비롯됩니다.
놓아 버리십시오.
그들의 세계, 그들의 생각에 자유를 인정해 주십시오.
그래야 내가 자유를 얻게 됩니다.
서로서로 자기의 날개(관념)로 날아야 걸림없이 잘 날 수 있습니다.
`오방내외'는 이처럼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면서, 또 내가 만나고 있는 모든 이웃이며 동료이며, 선후배,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오방내외 안위제신'은 나와 인연되는 어떤 사람과도 절대로 유감과 원망, 미움과 원한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며, 혹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가졌던 서로의 불편한 관계를 이 진언으로 말끔히 해소하고 완전히 편안한 사이가 되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인연 관계-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관계는 죽은 영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조상의 제사를 지내거나 천도제를 지내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결코 `죽으면 그만'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특별히 당부할 말씀은, 죽은 분에 대해서 절대로 나쁘게 설명하지 마십시오. 혹은 그가 살았을 때에 유감이 있었더라도 죽은 후에는 그에 대해서 누구에게라도 악평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죽은 영혼은 산 사람보다 더 귀가 밝아서 작은 소리도 빠짐없이 듣게 되므로, 특히 그를 욕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 영혼이 앙갚음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불교는 `푸는 종교'입니다.
석가모니불을 한문으로 번역할 때, 굳이 `풀 석(釋)'자를 쓰는 것도, 모든 맺힌 것을 풀고 속박과 고통의 근거를 풀어 던진다는 뜻이며, `해탈'이라는 말이 또한 `풀고 벗는다'는 뜻이니, 이제는 모든 유감 다 풀어야 되겠지요?
나와 인연된 산 영혼, 죽은 영혼 모든 악인연을 풀어 `오방내외 안위제신' 되게 하소서.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
정 모르시겠거든,
「다섯 식구, 우리 내외 마음 편케 하는 진언」
이라도 되지요. 어허허허허!
첫댓글 _()()()_
첫째는 중앙(본인)의 축을 튼튼히 구심력을 유지해야 할 일이며, 그리고 나의 소유물이 아닌만큼 서로가 상대의 축을 귀중히 여기고 인정해야 할 일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면 서로가 풀고 자시고 할 일도 없이 서로가 편하겠지요. 하여튼 오방내외안위제신은 상대를 배려하는 자비의 진언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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