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움직이고 있다
삼라만상은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정적인 실체는 이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의 작은 세포에서 거대한 산에 이르기까지 늘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운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과거와 현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간혹 의심을 품을 만한 일들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열심히 선량하게 살고 있는데도 박복한 경우 과거 전생에 복을 짓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선행이 영향을 미쳐서 운명이 바뀝니다.
운명의 속성이 이러하므로 좋은 운명, 나쁜 운명이 정해져 있을 리 만무입니다. 좋은 인생뿐만 아니라 나쁜 인생, 나쁜 사람, 나쁜 운명 등이 영원히 지속되는 일은 결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고통 속에 헤매고 있습니다. 가슴 아파하고 슬퍼하고 괴로움 속에서 고통 받으며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고통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데서 그렇듯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본래부터 나쁘게 정해진 건 없습니다. 자승자박, 스스로 만든 밧줄에 스스로 얽매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과 미망이 본래 있는 게 아닐뿐더러 즐거움과 행복 또한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인연에 따라 불행이라는 이름으로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깃든 무량수(영원한 시간), 무량광(영원한 공간)의 한량없는 생명의 존재를 느끼고, 이해하고, 조금씩 체득해 가면서 스스로 대자유인임을 확인하게 되는 데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상락아정의 극락세계가 펼쳐지는 것이지요.
힘든 일이 있다면 그저 뺨에 스치는 바람결처럼 지나갈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하세요. 더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은데 대해 감사하며 그동안 있었던 고마운 일을 하나씩 헤아려 보세요. 어느새 고마운 일들로 가득 찬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듭니다.
출처 ; 정현 스님 / 오직 감사할 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