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김성근식 야구를 증오하며 어떻게든 김성근식 야구를 비판할 거리만 찾고있는 분들을 이 기사를 한번 보시죠.
[김유진 김성근 읽기] 강공-번트 철저히 계산대로 "역시 컴퓨터"
“김성근 야구가 변했다.” 요즘 야구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이다.
그동안 김성근 야구는 “재미없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무사에 주자가 나가면 무조건 번트를 댄다’는 둥 ‘공격보다는 수비를 중시한다’는 둥 ‘투수교체가 너무 잦다’는 둥 야구인들로부터 백안시 당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성근 야구를 찬찬히 들어다 보면 이것은 편견이다. 무조건 번트가 아니다. 경기흐름에 따라 번트 치고달리기 강공 등을 적절히 섞는다. 수비를 중시하는건 사실이나 한 방이 필요할 때는 공격성을 띤다. 투수교체를 마구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속에서 이뤄진다. 차라리 흠을 잡으려면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말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한국시리즈 4,5차전이 단적인 예다. 4차전 5회말 공격에서는 무사 1루에서 이종렬에게 번트나 치고달리기가 아니라 강공을 지시했다. 3-3 동점이라 한 점이 꼭 필요했지만 상대 투수(임창용)의 상태를 보고 작전을 자제한 것. 이종렬은 결국 진루타를 쳤고 1루주자(유지현)는 박용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5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발 빠른 주자들은 마음껏 뛰도록 내버려뒀다. 큰 경기에서 도루 실패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린 라이트를 뺏는 감독들도 많지만 김감독은 거꾸로 단독 도루로 승부를 걸었다. LG는 이날 도루를 3개나 성공시켰다. 또 5-4로 앞선 7회말 공격에서는 수비의 핵인 유격수 권용관을 빼고 과감히 대타작전을 펼쳤다. 한 점차를 지키려면 권용관이 필요했지만 김감독은 오히려 점수차를 벌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감독의 공격성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 투수교체는 시리즈 들어 모두 계산대로 이뤄지고 있다. 김성근 야구는 달라진 게 아니다. 큰 무대에 처음 나와 재평가받고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