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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파티(Tea-Party)
< 우린 망했어요 ㅋㅋㅋ - 매케인 >
흑인 노예 주제에 대통령 당선된 공산주의자 오바마를 거부하고
타락한 연방정부에 대항하자는 뜻으로 뭉친 백인 찌질이 집단이 티파티입니다.
오바마가 당선된 2008년경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대대적인 낙선 및 당선 운동을 벌여
미국 정치의 지형을 확 바꿔놓았습니다. 아주 안좋게 바꿔놨죠.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선거는 우선 당 내부에서 경선을 거친 후 본선 대결이라는 구도로 갑니다.
티파티는 바로 그 첫 단계인 당내 경선을 공략했습니다. 온건 중도후보를 마구잡이로 공격했죠.
그 결과 극우 또라이가 아닌 공화당 후보들은 본선에 나가지도 못하고 전멸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졌고,
오랫동안 의정활동 해온 정통 공화당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오직 극단주의자들만이 의회로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타협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은 낙선운동에 직면했기 때문에
이후 미국 정치가 당파주의로 흘러 극단적 분열과 충돌 양상이 벌어지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이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저런 대대적인 정치 운동을 벌일 수 있었을까요?
그건 바로 돈의 힘이었습니다.
< 기름장사가 돈이 좀 되죠. >
코크 브라더스는 정부의 모든 간섭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자유주의(libertarian) 신봉자입니다.
이 형제는 젊은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고있었지만민주 공화 양대기둥으로 굳어진 미국 정치지형에서 낄 자리가 없었습니다.
어느 쪽도 코크 형제의 극단주의에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시의 실정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공화당이 뿌리째 흔들리자,
코크 형제에게 자신들의 신념을 미국 정치에 투입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코크 형제는 비영리단체의 이름을 빌려 은밀히 티파티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처음에는 지방선거, 그리고 나중에는 연방 의원 선거로 세력을 넓혀갔고, 급기야는 거대 정당인 공화당을 뒤흔들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전위대는 그저 오마바가 싫을 뿐인 시민들이었습니다.
코크 브라더스가 돈을 대주면서 "쟤가 오바마 편드는데?" 한마디만 하면
깨어있는 시민들이 우르르 정치인에게 몰려가 멍석말이를 가했습니다.
지금은 오바마가 없어졌으니 안먹히지만 당시엔 그게 상당히 잘 먹혔습니다.
오바마 시대를 거치면서 티파티는 공화당을 사실상 잡아먹다시피 했습니다.
안티테제인 오바마가 사라진 뒤 지금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그래도 여전히티파티는 강성한 세력입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오바마케어 폐지안의 발목을 잡은 "프리덤코커스"가 이 티파티 분파입니다.
티파티는 정부가 민간에 개입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합니다.
(안티 오바마를 빼면) 극단적인 자유주의가 사실상 이들의 유일한 이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여기서 자유란 "정부 간섭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따라서 오바마케어가 됐건, 트럼프케어가 됐건정부가 뭘 케어하는 것 자체가 죄악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의 경제살리기 방안,
즉 거대한 인프라 투자 방안 역시 티파티에게 발목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얘네들은 정부가 뭘 하는 것 자체가 그냥 싫은 애들이니까요.
2) 대안우파 (Alt-Right)
대안우파는 편집증적 음모론 집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음모론자들이 조만장자라는 점입니다.
스티브 배넌은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로 돈을 번 사람입니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영화 펀딩 관련 사업을 하던 와중에 앤드류 브레이트바트를 만나게 됩니다.
브레이트바트는 공격적인 극우 매체 사이트인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배넌은 즉시 브레이트바트와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브레이트바트는 한마디로 미국판 일베라 할 수 있습니다.
본래 공화당측 논객들이 공격적이고 무례한 편이긴 했지만 사실에 근거한 보도라는 최소한의 상식은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브레이트바트는 사실 왜곡은 물론이고 거짓정보를 퍼뜨리는 것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2012년 브레이트바트가 죽자 배넌은 브라이트바트 사이트를 물려받게 됩니다.
죽기 직전에 브레이트바트는 정치컨퍼런스에게 배넌에게 한 조만장자를 소개시켜주는데
그가 바로 로버트 머서 였습니다.
< 로버트 머서가 소유한 나이스 보트 >
로버트 머서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월스트리트에서 돈을 번 조만장자였고,
코크 형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행보는 (티파티 이전의 코크 브라더스처럼) 전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이런 저런 공화당 후보에게 돈을 댔지만 대부분 낙선하면서 돈만 날렸죠.
보수정치 컨퍼런스에서 브레이트바트의 불같은 연설을 청취한 로버트 머서는 즉시 그의 팬이 되었고
브레이트바트가 죽자 그의 후계자가 된 스티브 배넌의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카리스마적인 또라이 스티브 배넌과 로버트 머서의 돈더미는 즉시 화학작용을 일으켰습니다.
이 둘은 2012년 공화당의 처참한 패배를 지켜보면서 향후 보수세력의 중흥을 위한 계획에 몰두했는데
이들의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었습니다.
Government Accountability Institute가 좋은 예입니다.
GAI는 명목상으로는 평범한 민간 정치 연구소의 탈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머서의 돈으로 세워진 이 민간 연구소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힐러리를 때려잡는 것이죠.
배넌이 지령을 내리면 GAI는 적당히 데이터를 마사지합니다.
주로 힐러리에게 흠집을 내기 위한 음모론을 세탁하는 작업인데,
이렇게 세탁된 정보는 연구소 타이틀이 찍힌 뒤 메이저 언론에 살포되었습니다.
근거가 불분명한 인터넷 음모론과 달리, 민간 연구소의 이름을 내건 자료는 믿을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연가시에 감염된 곱등이처럼 메이저 언론들은 배넌과 머서의 악의적인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인터넷 등장 이후 미국의 메이저 언론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 언론 종사자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곧 취재능력 감소를 의미합니다.
누군가 먹기 좋게 적당히 가공된 데이터를 제공해주면 그걸 받아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동시에 브레이트바트를 필두로 하는 인터넷 매체들은 정교한 가짜 뉴스들을 제작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핏자 게이트 같은 것들이 그런 것들인데 이들이 생산한 자극적인 페이크 뉴스 컨텐츠는
동유럽이나 남미 청소년들이 조횟수 푼돈 벌기 위해 SNS를 통해 퍼나르면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추잡한 정치공작을 본 적이 없습니다. >
2016년 여름을 넘기면서 트럼프 캠페인이 위기에 처하자 스티브 배넌의 팀은 다시 한번 빅 찬스를 맞게 됩니다.
트럼프와 원래 안면이 있었던 배넌은 캠페인이 곤경에 처하자 트럼프에게 로버트 머서를 소개했습니다.
로버트 머서는 뭉칫돈을 선거자금으로 제공하는 댓가로 선대위원장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투입된 인물이 캘리앤 콘웨이였고,
콘웨이는 뻔뻔하면서 대담한 스타일로수렁에 빠진 캠페인을 구해냈습니다.
조만장자들이 미국 선거판을 주무르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긴 합니다.
코크 브라더스만 해도 대놓고 슈퍼팩을 운영하면서 정치 개입을 공식화하고 있죠.
그럼 뭐가 문제일까요?
머서 가문은 음모론 신봉자들입니다.
로버트 머서는 클린턴 부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람들을 암살하는 살인자들이라고 믿습니다.
머서의 절친인 아서 로빈슨이라는 생화학자는 사람 소변을 연구하면 인간 수명을 연장시킬수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
14000명의 소변 샘플을 자기 집에 보관하고 있는데 그 연구자금을 머서가 대고 있습니다.
머서와 그 친구들은 기후변화가 거짓이라고 믿고 있으며
설령 기후변화가 실제 일어나는 일이라 쳐도 행성을 위해서는 그게 좋은 거라고 떠벌리고 다닙니다.
결정적으로 이 미친놈들은 소량의 방사능이 인간에게 이로우며 (전혀 아닙니다. 극소량도 인체에 해롭습니다.)
따라서 일본에 핵을 떨군 것은 일본인들에게 이로운 일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핵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인간은 충분히 생존할 수 있으므로 핵전쟁은 해볼만한 일이라고 떠벌리고 다닙니다.
아서 로빈슨은 1986년에 핵전쟁에 대비해 폴아웃 쉘터를 전국에 짓자고 주장하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클린턴이 살인자이고, 기후변화는 거짓이며 핵전쟁은 해볼만하다고 생각하는 편집증 걸린 조만장자들이,
사회변동으로 바닥으로 밀려난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겠다고 자처하면서 탄생한 기묘한 조합이 바로 대안우파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트럼프가 당선된 현재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대안우파는 반환경, 반이민, 고립주의 (그리고 아마도 반지성)을 내세우는 세력입니다.
심지어 티파티마저 이 대안 우파에게 한방 먹고 찌그러진 상태입니다.
티파티의 대부 코크 형제는 젭 부시에게 베팅했다가 쫄닥 망한 후 지금도 트럼프에게 이를 갈고 있죠.
물론 대안우파에게는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반이 허약하다는 점인데,
대통령 트럼프와 그 주변의 몇몇 측근을 제외하면 세력이라 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지지기반인 노동자들역시 현실에 눈을 뜨고 나면 등돌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4년간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이들의 정치적인 수명을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3) 오쟁이 보수 (Cuckservative)
Cuckservative는 아직 정확한 세력이나 명칭도 아니고 사실은 상당히 저속한 욕설이죠.
하지만 흥미로운 개념이고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용어입니다.
Cuckold는 뻐꾸기를 의미하는 것인데, 뻐꾸기가 남의 새끼를 키우는 것처럼
바람핀 마누라가 낳은 남의 자식을 키우는 남자를 가리키는 은어입니다.
그러니까 Cuckservative는 보수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진보세력의 앞잡이로써
보수를 망하게 할 목적으로 숨어든자들에게 붙여지는 이름인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보수 우파로 활동하면서 동성결혼 같은 다문화에 관대한 이들을 가리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단어가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바로 트럼프라는 점입니다.
2015년, 대선 출마하면서 트럼프는 민주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전력 때문에 공화당 내부에서 무수한 공격을 받았고,
당시 Cuckservative라는 용어를 트럼프에게 덮어씌우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궁극적으로 선거에 승리하면서 그 말은 쏙 들어가게 됐습니다.
< X 사이즈가 요만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그러다가 최근 스티브 배넌이 트럼프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에게
뜬금포로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화제가 됐는데 그 배경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즉, 배넌의 입장에서 보면
-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 이민자에게 관대하며
- 자국 산업 중흥보다는 국제무역에 더 관심이 있는 쿠슈너는
보수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몰래 숨어들어온 진보세력이라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타이밍이 조금 오묘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많이 샀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웃어넘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난해 대선 당시, 상당히 큰 규모의 민주당 지지세력이 공화당으로 넘어갔는데,
핵심적인 몇몇 이슈 때문에 지지하는 당을 갈아탔다곤 하지만 나머지 작은 부분들에서는 전혀 색깔이 맞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 거주하며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들 중에 트럼프를 지지한 이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은 반이민이나 반무역 같은 이슈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이슈들, 동성 결혼이나 낙태 같은 문제에서는 공화당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네오콘 -> 티파티 -> 대안우파로 이어지는 블리자드식 타락 시나리오를 거치다보니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Good OleWay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극단주의에 대한 반발로 보수 내부에서 중간 지대의 등장이 예견되고 있는 상태라고 보여지는데,
현재 그 대표격이 이방카 트럼프 - 제러드 쿠슈너 커플인 셈입니다.
따라서 배넌의 욕설은 여러 모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함으로써 남작 승급.
네, 노리고 올린 것 맞습니다.ㅋㅋㅋㅋ
뭐 대부분...ㅈ 일것들 이죠...특히..알트 라이트 저것들은 그냥 정신병자들인듯...그러나저러나..배넌도 중요직 하나는 내주었는데, 다음은 어찌될까 궁금해지고 있지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극단파의 역설이 공화당에서 일어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