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권완규는 “우리가 요새는 신나게 축구를 하는 것 같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팀이 자리를 잡고 단단해진 것 같다. 선수들 전체가 다 내려와 수비를 하고 서로 도와주려고 한다. 공격수부터 수비를 하니까 수비수로서는 되게 편하다. 수비수들도 공격수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 계속 연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경기를 하려고 서로 고민하면서 팀이 단단해졌다. 하지만 나는 아직 팀에 적응하려면 멀었다. 나 잘하고 있는데 혼자 살짝 꼽사리 껴서 발만 담그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웃었다.
최근 경기에서 수비 실수와 허슬 플레이가 동시에 나오자 팬들은 권완규에 대해 ‘자신이 팬티에 싸고 자기가 손 빨래하는 선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완규는 “당연히 내가 싼 건 내가 빨아야 한다”면서 “내가 실수한 건 내가 닦아야 한다. 남이 그걸 어떻게 닦아주나. 최대한 내가 닦으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 그런데 애초에 그렇게 팬티에다 실수를 안 해야되는데 자꾸 실수를 하고 빤다. 그것도 손빨래로 해야 잘 지워지니까 열심히 한 번 실수하면 손빨래를 한다”고 덧붙였다.
권완규는 “아무도 경매에 참가를 안 할 것 같은데 내가 사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면서 “계속 ‘0’에서 맴돌다가 마지막 날에 한 명이 입찰해 낙찰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넣은 공이 기증된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이 공의 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 팬들이 알아서 매겨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그래도 팬티에 싸지는 않았다. 실수를 하면 그 실수는 이미 과거가 되니까 잊고 다음 장면을 준비하겠다. 실수를 하면 감독님한테 혼난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미안해진다. 최대한 팬티에 싸지 않으려고 하는데 싸도 손빨래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권완규와의 인터뷰는 특별히 전주월드컵경기장 화장실 앞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