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짠돌이로 유명한 정군에게서 점심으로 시원한 물냉면 한다라이 얻어먹고는 코로나 확진자
가 많이 쏟아지는 해운대 바다를 피해 송정으로 어슬렁 산보를 하고 해가 기웃해지는 시간에
아지트로 슬슬 기어들어와 자리합니다
우리 선배님 후배님들은 오늘을 또 어찌 지내시고 계시는지요.. 오냐, 이 더위도 길어야 한달이라
어금니 깨물고 주창해보지만 그때뿐, 선풍기로 에아콘 밒으로 도망을 칩니다ㅎ
창으로 드는 바람에 섞여있는 선선함을 즐기다가 봉다리 커피가 떨어져 옆방 양아치한테 빌린 두
봉지를 음미하며 머리에 먹물이 가득 든 인테리처럼 이 여름에 살아있음을 만끽합니다
임영웅의 보랏빛 연서와 영탁의 막걸리가 운치를 더해주고요
오늘은 무슨 일이.. 중얼대며 낡은 컴의 뉴스를 보는데 아하, 오늘이 올림픽의 시작이구만요
코로나가 세계만방에 창궐인데 무슨 올림픽을.. 싶기도 하지만 그 올림픽을 위해 청춘도 반납하고
뜨거운 노력을 한 우리 선수들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못살던 예전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덜하지만 그래도 우리 젊은이들이 덩치 큰 나라들과 싸워
이기는 걸 보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합지요
앞으로 보름정도 많은 청춘들이 4년간의 수고와 피땀을 흘린 보답을 꼭 받기를 소원하오며 특히 비
인기 종목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본분을 다해온 선수들이 제대로 노력의 댓가를 받기를 응원도
합니다
한편으로, 저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뉴스를 도배하는 성공한 젊은이들을 누구보다도 당연히 축하
할 것이지만 오히려 그들보다는 청춘의 특권인 달콤한 연애까지 포기해가며 밤낮을 잊고서 최선을 다
했으나 메달은 커녕 예선탈락의 아픔만을 맛볼 더 많은 숫자의 젊은이들의 눈물에도 주목합니다
4년 혹은 그 이상으로 목숨을 걸고 준비한 결과가 금메달은 고사하고 동메달도 못따서, 그래서 금메달
따면 오매불망 한그릇 정한수로 자식의 성공의 빌어주시는 시골의 노모에게 조그만 집한채 사드리는
게 운동의 유일한 목표이기도 했던 어느 젊은이의 슬픔도 기억합니다
인간세상의 나선 자, 강한 자, 이긴 자, 가진 자들의 뒤에 죄없이 가려져있는 수많은 패자와 약자들에
게도 따스한 눈길이 한번이라도 가는 세상이라야 재대로된 인간동네가 아니겠습니까요
뭐든지 인간사가 다 그렇지만 이번 올림픽도 역시나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잔치일 것을 확신합니다
종합메달에서는 여전히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이 많이 쓸어담아갈 것인데 이는 이 나라들이 전통적
으로 잘 하는 종목에 유독 메달이 많이 걸린 이유인 바, 여러나라가 모여 종목별 메달수를 결정할 때
아무래도 돈을 많이 내는 미국 중국같은 슈퍼파워의 입김이 우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임은 우리가
익히 아는 사실입지요
인도네시아가 최강국이면 배드민턴 종목의 메달수가 지금보다 두배는 늘어났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의
미국이나 중국같은 초강국이면 아마도 양궁이나 테권도의 금메달수를 뭐 백개정도로 늘리는 깡다구를
부려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ㅎ
예를 들어서.. 좌로 걸으면서 쏘기, 우로 걸으면서 쏘기, 말타고 쏘기, 말달리며 쏘기, 눈가리고 쏘기,
한석봉 선생님처럼 불꺼놓고 쏘기, 뒤로 홱 돌면서 쏘기, 폴짝 뛰면서 쏘기, 우리나라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양반자세로 앉아서 쏘기, 엎드려 쏘기, 방구 2번 뀌고 빨리 일어나서 쏘기, 밭고랑 사이에서 쪼그려
쏘기, 사타구니 사이로 쏘기 등을 추가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지예~
미국 수영은 한놈이 금메달 10관왕을 한다고예? 우리 양궁은 20관왕도 장난으로 합니다 헐헐~
이런 사유로 예전보다 나아지기는 합니다만 저는 국가별 메달집계에 열중하는 언론들들이 좀은 못마땅
합니다
과거 IOC의 사마란치나 로게 같은 노인들 몇이 앉아서 돈놓고 정치적으로 쑥닥거리면 한쪽편이 유리한
방향으로 금메달 서너개는 영천 장날 소시장 소부랄처럼 왔다리갔다리 하는 것이니 기실 별 게 아니라는
이바구지요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견제하려고 양궁의 금메달수를 확 줄이고 테권도도 빼니마느니 하는 썰을 피우고
우리가 금메달을 딴 야구도 하니마니 자기들 입맛대로 들었다놓았다..
하지만 생각이 부족한 저까지도 왜 모르겠습니까, 올림픽에서의 국가경기란 게 형태를 달리한 국가간
전쟁이고 음흉한 정치가 숨어있고 땀과 큰 돈이 걸려있고 또 북한처럼 집권층의 나라 내부적 통치수단의
교활한 포커판이기도 하다는 걸,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메달순위를 꼭 매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요..
조만간 은퇴를 해야할 과년한 나이에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줄 김연경 같은 고참선수들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 남은 봉다리 커피 한잔 휘휘 젓습니다..
다시 찾아온 불타는 금요일, 이번 주도 수고하신모든 분들, 부킹에 성공하시는 금요일 밤이 되시길 옷깃
여미며 응원드리오며 쓸데없이 잡글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첫댓글 쫌 길었어요....
지갑은 열고 주둥이는 닫아라고 78세 학교 선배님
으로부터 꾸지람을 더러 듣는데도 말이 자꾸 길어
집니다, 되잖은 잡설로 음유시인님의 눈을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ㅁ사타구니가 영어로
무어라 하나요 ?
중2이후 영어는 제게 평생의 욕이었고 지금도 이
카페 영어회화방 회원님들을 부러움으로 바라보는
제게 너무 어려운 숙제올습니다, Sataguni가 아닐
런지요.. 답이 부족하시면 영어옥편을 찾아보셔요ㅎ
글이 참 재미있네요.
땀흘리면서 준비한 젊은이들에게
박수도 많이 쳐줘야겠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고 2등을 위한 자리는 없다..
는 섹시한 말이 난무하는 작금의 대한민국이지만
그래도 삶의 목표를 위한 열심을 응원하는 마음들
은 여즉도 넘친다고 여깁니다ㅎ
연애까지 포기해가며
최선을 다 했으나
예선 탈락의 아픔만을 맛 볼
젊은이들의 눈물에도 주목하신다니
굳이
봉다리커피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사타구니 사이로 쏴서 골인 시킬 때
스릴 만점이지요
꿈보다 해몽이 절창인 눈매 선한 윤슬하여님의 덕담
과는 달리 이 미물이 봉다리커피를 가까이함은 돈이
라 불리는 화폐의 절대부족이 그 이유인 바~ 어머님
은 좀 어떠신지요, 먼저 매를 맞은 입장이라 짐작을..
ㅋㅋㅋ
아 웃겨요.
엄청 깔깔 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요즘 우리 카페의 대세 페이지 대부인마님께오서
누추한 바깥채에 걸음하시오니 이는 실로 아둔한
가문의 광영이옵니다.. 깔깔웃음은 향단이꽈 아랫
것들의 가벼움이니 부디 체통을 지키시오소서~ 낄^^
ㅎㅎ 상상하니까 넘 우껴요‥
이제 자야 하는데 웃음이ㅋ
구봉님.
꿀 잠요~^^
상상은 인간만이 할 수있는, 하늘이 내리신 특권
이라는데 까이꺼 하루밤 잠 좀 못주신들 무슨 사단
이 나겠습니까요, 낮에는 수려한 산천경계 유람을
하며 좋은 정기는 혼자 독차지하심서~ 흥칫뿌우웅~
톡쏘는 글맛 ~~~ 울민족의 해학과 풍자를 곁들인
감칠맛나는 글맛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
속히 강대국이 되어 양궁 태권도 메달수 늘리기를 기원하며 ~~~ㅎ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없고 삶에 대한 지혜도 부족해
이 나이에 겨우 일상의 잡사나 끄적이는 제게 글맛
이라니 성명삼자가 부끄러워집니다, 인간사는 이면
의 재미를 알면 생각보다 단순한 것임을요ㅎ
그래서 국력을 키워야 합니다
양국과 태권도는 우리가 너무 잘하니
메달 수를 줄였다고 하는 소리 들었습니다
금메달 조정대상의 1순위가 태권도와 양궁이었는데
태권도는 아예 제외될 뻔하다가 살아났고 양궁은 저거
들 것이니 갯수만 줄인 거지요, 가진자 힘있는 자들의
횡포는 고금동서를 가리지를 않는 거 같습니다ㅎ
체력이 국력임은 맞지만
메달과 국력은 전혀 무관한 것 같습니다.
누가 누가 잘 하나는? 필요한 경쟁이지만 단지 그 결과만으로 사람의 우열을 판단해 우승자를 우대하고 환호하고 열광하는 우승자 독식 분위기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연시 되는 돈방석도요!
옛 올림픽에서 우승자에게 단지 나뭇잎에 불과한 월계관 하날 씌워준 것이 고작이었음을 압니다.
사람이 사는 목적 자체가 결코 1등이 되고자 함이 되어선 안된다 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의 고3때, 구두닦이하다가 서울법대 들어간 어느
사람의 실화가 있었는데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너거
들은 뭐하는 놈들이냐.. 고 공부못한 저는 무지 뚜디
리맞은 기억도 있지만 항차 모두가 금메달이 될 수가
있겠습니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