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상처가 나면 생각나는 국민 연고 ‘후시딘’의 원료의 출처를 알게 된다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후시딘의 주원료인 ‘푸시디움 코씨네움’이 다름 아닌 원숭이의 대변에서 분리됐기 때문.
이 원료의 탄생 배경은 바로 일본의 균류학자 케이스케 츠바키가 1953년 일본 야생 원숭이 변의 균류를 연구하던 중 발견한 푸시디움 코씨네움이 외상, 농피증 등에 의한 2차 감염에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이후 덴마크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에 의해 연고로 개발됐으며 이것이 바로 후시딘의 기원이다. 하지만 현재는 추출방법이 개량되어 더 이상 원숭이 대변에서 추출하지는 않으니 안심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들의 원료에도 이렇게 꺼려지는 재료가 포함되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1.루왁 커피
커피 중 가장 고급으로 알려진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먹고 배설한 커피 열매를 가공해 만들어진다. 더럽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생두를 껍질로 싸고 있는 커피 열매를 소화시키는 것이 깊은 향을 더해주며, 깨끗하고 품질 좋은 생두를 가려내 만들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루왁 커피의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야생 사향고양이를 좁은 우리에 가두고 강제로 커피 열매만을 먹여 동물 학대 논란이 있어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루왁 커피의 소비를 멈춰달라’라고 호소하는 중이다.
2.바닐라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의 바닐라 맛은 비버의 항문에서 채취한 원료로 만들어진다. 그 원료는 바로 ‘캐스토리움’이라는 동물성 향료인데, 비버의 항문이나 생식선 분비물에서 채취할 수 있다.
이 원료는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음료수, 향수 등에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학대 논란 때문에 천연 캐스토리움 대신 인공 합성 향료를 주로 사용한다고.
3.딸기 우유
딸기 우유의 분홍색은 딸기의 색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바로 연지벌레에서 추출된다. 연지벌레는 선인장의 기생충으로 중남미에만 분포하는데, 이 벌레를 채집해 말린 후에 물이나 알코올 성분으로 추출, 농축시켜 분말로 만드는 것. 이 분말이 바로 ‘코치닐 색소’가 된다.
햄부터 화장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던 코치닐 색소는 과거 안정성 논란 이후 사용량이 줄어 토마토 색소를 사용해 붉은빛을 내는 업체가 늘었다고. 안전을 생각해 ‘흰색 딸기 우유’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4.땅콩 버터
두더지 털은 생각보다 많은 식품에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식품은 바로 땅콩버터. 두더지 털은 땅콩버터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미국식품의약안전청(FDA)에서는 땅콩버터를 만드는데 100g당 한 개의 두더지 털을 허용하고 있다.
5.빵
빵을 만들 때 반죽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아미노산의 일종인 L-시스테인을 사용한다. L-시스테인은 사람의 손발톱이나 머리카락, 오리털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성분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이 원료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재료가 머리카락이기 때문에 L-시스테인은 대부분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오리털에서 추출된다.
6.젤리
젤리 특유의 식감을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원료인 젤라틴은 대부분 동물들의 가죽과 뼈에서 얻어지는 콜라겐을 물과 함께 끓여 만들어진다고. 또, 젤리의 알록달록한 색을 내는 인공색소는 석탄 부산물인 타르에서 추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