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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 묘하기도 하지만 낯선 사람이 처음으로 농수산물에 넣은 늙은호박이 칼에 맞아
도륙을 당했다. 서울이나 광주에서 난도질 당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순천농수산물시장 남도청과
이다.언제나 늘 공사판현장에 가는 날이면 승용차에다 핸폰을 놔두고 전화가 걸려오던 문자가
날아오던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거의 확인하지 않는 것이 나의 성격이다.
오늘따라 유별나게 찍어대던 번호가 많아 늦은 순서대로 천천히 화장실 타일바닥 구멍난 곳을 몰
탈시멘트로 땜방한 다음 샤워하고 눌럿다.
가장 먼저 걸려온 문자가 마지막 확인하는 문자인데 내용은 이와같다.
' 남도경락사내역6ㅡ4000, 10ㅡ2000,지불액;39160 061ㅡ 726ㅡ0130' 늙은호박 16개가
경매로 낙찰된 가격이 391600원이 아닌 39160원 이다.
내가 만약 여천공단에 잡부로 일나가지 않고 새벽에 순천농수산물에 있었다면 모두 그 자리에서
승용차에 실었을 것이다.
다행스런 것은 내가 순천농수산물시장을 몇 개만 가지고 그 속을 떠보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경매로 낙찰을 기대하지 않는다.나오는대로 저온창고에 갇아놓고 천천히 풀것이다.
어차피 내가 바라던 호박농사는 망쳤다.그대로 산에서 풋호박이 달리든 이미 늙은호박이
되었던 간에 방치할려고 했다.
참으로 웃기는 것은 넉넉하게 거름주고 2kg짜리 제타 천연비료 10봉지을 30만원이나 들여서 뿌려
도 기후에는 별다른 효과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후 마지막 수단으로 죽은 닭 10000여마
리 보름동안 썩혀 호박구덩이에 묻어주었으나 이 역시 공수래 공수거 였다.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 옛날에 써먹던 방식으로 농사 지은다면 폐가망신 당하고,그을린 새까
만 얼굴도 아프리까에서 온 오리지날 깜둥이로 취급당하며 조롱받는 꼴 ' 이란 것이다.
우얗튼 모든 것은 내가 저질러서 일어난 것이다.
올해는 龍해라 靑龍띠인 나도 하늘을 승천하는가 싶어 지리산자락 한 모퉁에서 섬진강을
바라보며 한 해을 늙은호박 수 천개 가슴에 품으려 했는데,마르는 강에다 대홍수로 범람해
용의 여의주 입에서 떨어뜨려 먹구렁이로 둔갑하니 늙은호박이 썩어가는 동태눈깔만도
못하는 시세를 받을 수 밖에 없지.
앞으로는 적어도 풋호박이던 늙은호박이던 몰상식한 장사치에겐 몰매는 맞지 않으련다.
내가 은갈치낚시의 꿈을 가진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단 한 번도 바다에서 은갈치 잡은 일이 없다.갯바위에서 감생이 노래미 아나구 조기
잡아올린 것 외에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 선상낚시로 승선비 22만원 지불하고 은갈치 낚시
한 적 없는 완전 초보자 이다.
내일 난생 처음으로 여수 앞바다 어느 섬에 은갈치낚시 하러 출조한다.
몇 번 출조하면 익숙해 질 것이다.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늙은호박에게 했던 것처럼 은갈치낚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태풍 15호 볼라벤 14호 덴빈의 영향으로 바다가 뒤집혀 조황이 좋다고들 하니 초보자인 나도
남들 절반은 흉내낼 수 있을 것이다.
혹시나 갈치시즌 석달 반 동안에 최고가 될런지 모르지.하지만,이것만은 자신할 수 있지.
끝을 보는 승부근성과 아무리 힘들어도 놓지아니한 열손가락과 두 눈 이라는 거 ㅡ
어머니 살아 생전에 종종 막내아들인 나에게 하시던 말씀 " 천하에 복이 지지리도 없는 놈"
아무리 재산을 팔아 쏟아부어 주어도 일어나지 못하는 막내아들이 안스러워서 그랬다는 것
을 잘 알고 있기에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 친다.
며칠동안 바다에서 인생을 다시 배우고,일어서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나의 선친께서는 민물괴기 바다괴기 할 것 없이 가리지 아니하신 물괴기 뽐내미인 만큼
다음주 일주일날 6지짜리 은갈치 한 마리 올리고 좋아하시던 막걸리 양은주전자에 담아
올린 다음 伐草(벌초)할 것이다.
인 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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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꼭 그렇게 하시기를 빕니다.
아마 이쁜 은갈치들이 회의 끝에 개코와 번개님이 오시길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은갈치로 낚시배를 가득 채웠다는 소식을...
오라버니
많이만 잡으소서
제가 아랫장, 웃장 다니면서 다 팔아드릴것잉께
맞어!
화우가 팔러오면 나는 무조건 살꺼구만!!!!
은갈치 잡으면 예약함세!
시세가에 잡은대로 다 팔아 줌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