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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의사 말 잘들어서 살았습니다.
방송인 송지헌 씨가 돌아왔다. 사실 방송에 돌아온 것은 1년 전이지만, 훤한 그의 얼굴을 눈앞에서 보니 그제야 그가 정말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
송지헌 씨가 간이식을 결심하게 된 것은 세브란스 병원의 한광협 교수와 이종태 교수, 김순일 교수를 만나고 나서. “혈관조영을 하시더니 단호하게 이식을 권하셨어요. 제가 이식을 결심하게끔 해주셨죠. 다른 간이식환자의 경우도 소개하면서 판단에 도움을 주셨어요.” 이식을 결심했지만 국내에서는 기증자를 찾기 어려웠다. 결국 중국까지 가서 이식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수술을 받기 전 그는 아들과 4박 5일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4년차 레지던트인 딸도 든든한 원군이었다. “이제 수련이 거의 끝나가긴 하지만, 평생 가는 거죠. 공부든 뭐든…. 의사라는 직업은 선택받은 직업이긴 해요. 좋은 의미에서의 선택일 수도 있고 평생 숙명을 지고 가도록 선택됐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작년 9월 이식수술을 받고 3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우선 작은 지역방송사의 일부터 시작했다. 다시 몸을 방송에 적응시키면서 올해 3월 MBN의 두 시간짜리 시사프로그램 ‘뉴스광장’을 맡을 엄두를 낼 정도로 자신이 생겼다. 간암이 재발했을 당시 ‘시사투나잇’을 떠났으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방송은 두 시간이지만 준비하느라 새벽 6시에 출근하니까 쉽지는 않아요. 의외로 일이 많아요. 여기저기서 들들 볶이기도 하고, 하하.” 뉴스광장 말고도 특집이나 주간방송도 있어서 일이 적은 편은 아니다. 대신 피곤하다 싶으면 푹 쉬려고 노력한다. 수술하고 나서 12kg이 줄었는데 회복되면서 몸무게도 다시 불었다. “예전 체중까지 안 갔으니 저는 별로 경계심이 없는데 5~6kg정도 회복이 되니 선생님이 경고를 하더라고요. 성인병 위험이 있다고. 먹는 약도 있고 하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그래서 열심히 운동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시데요, 먹질 말아야지 실컷 먹고 운동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하하.” 그래서 요즘은 소식하는 편이다. 착실한 환자다. 이식문제로 의사들을 만나면서 의사란 참 어려운 직업이구나,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시기에 맞춰 제대로 된 선택을 하게끔 환자를 도와줘야 하고, 그 선택을 따른 예후를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까지 인간적인 괴로움은 더할 나위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래서 의사들에게는 “건강 조심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단다. 바쁘게 지내다보면 정작 스스로에게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소위 ‘명의’의 경우는 기다리는 환자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무리하는 수가 많으니 말이다. “환자들이야 급하니 의사들이 만사 제쳐놓고 봐 주기를 바라니까요. 그래서 의사선생님들이 젤 건강하셔야죠.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환자들을 위해서라도요.” “나서기 싫어해서 홍보대사 같은 직함 맡는 건 처음입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 해서 살았으니 간학회 계시는 선생님들이 권하는 대로 홍보대사도 수락했습니다.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의사선생님 말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하.” 홍보대사로 임명된 그의 소감이다. 의사들에게는 흐뭇한 동시에 부담도 백배가 되는 순간이다. 종일 좁은 진료실에서 몇 십 명의 환자를 보면서 모든 환자에게 각각 다른 선택을 권유하게 된다. 때로는 스스로 숙련공같이 느껴지는 허무함을 토로하는 의사도 있다. 때로는 험한 환자에게 멱살을 잡히는 날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 말 들어야지”하고 말하는 환자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 의사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첫댓글 병의 치유는 의사와의 신뢰 속에서...교육은 선생님과의 신뢰 속에서 싹트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