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과 6일에 걸쳐 예천천문우주과학센터로 관측회를 다녀왔습니다.
출발 며칠전부터 예보가 좋지 않아 많이 망설였지만, 당일 비가 그치고, 다음날(6일) 새벽에는 구름이 겆힐것도 같아 강행하였지만, 결과적으로 구름은 돌아오는 시간까지 하늘을 가득 메웠고 우리를 안타깝게 하였네요...
연구원에 6시부터 속속 모여들기 시작하여 이화순대집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예정보다 30분 늦은 저녁 7시 30분에 연구원을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보은고의 김진환 선생님과 김동숙 선생님은 학생 11명을 동반하여 보은에서, 단성중의 임지혜 선생님은 단양에서 각각 따로 출발하였습니다.
이날 차량은 연구원 손영철부장님의 배려로 도교육청 버스와 기사님 지원을 받았습니다.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위해 끝까지 안전운전 해주신 조상현 도교육청 버스기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출발이 늦은만큼 도착도 예정보다 30분 늦은 10시 정각에 예천천문대에 도착하였습니다.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풀고 세미나실에 모여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참가 신청은 모두 39분이 해 주셨는데, 개인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8분을 제외하고 31분이 함께 하였습니다. 이 중에는 전자현미경연구회 9분과 연구원의 손영철부장님, 최동하 연구사님, 김영재 선생님, 청주교육청의 이범모 장학사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올초 회원 가입하고 처음으로 관측회에 참석하신 단성중학교 임지혜선생님과 아직 회원은 아니지만 서경중학교 김주회선생님과 문화은선생님, 보은고의 김동숙선생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처음 뵙는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이날 미리 명찰을 준비하여 서로 익힐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우리들을 격려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참석해주신 손영철 부장님의 인사말씀을 듣고, 바로 예천천문센터의 관측시설을 견학하였습니다.
참, 이날 천문대에서 우리들을 안내해준 안웅영 팀장님은 충북대 천문우주학과를 나왔으며, 운호고등학교를 졸업한 분으로 이날 참석한 여러 선생님들과 선후배 관계였으며, 저랑은 청주 공군부대에서 함께 생활한 군 동료였었습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세심하게 배려해주시고, 끝까지 성실하게 안내해주신 안웅영 팀장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첫번째로 본 것은 직경 8m의 원형돔과 그 안의 직경 50cm 일제 반사망원경이었습니다. 특이했던것은 8m 돔 아래의 내부공간이 직경 10m로 되어 있었으며, 교육생들이 앉아 설명을 들을수 있도록 2층 계단이 가장자리에 설치되어 있었던 점입니다. 주로 관측돔 안에 서서 설명을 듣던 다른 곳들과 비교해 볼 때 교육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구조였었구요, 또한 주망원경은 부경의 조절을 통해 f/15의 카세그레인식과 f/5의 뉴턴식으로 전환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뉴토니안 접안부에는 천체사진 촬영을 위한 냉각 CCD가 부착되어 있었으며, 육안관측은 카세그레인식 접안부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원격관측이 가능한것도 좋은것 같았습니다. 망원경에 대한 설명이 있은후 "The Sky" S/W 를 이용하여 헤라클레스 자리의 M13을 향해 망원경을 조작하였습니만 애석하게도 구름때문에 실제 관측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주관측돔 옆에 있는 슬라이딩 돔으로 된 보조관측실을 보았습니다. 소형 망원경 여러대를 동시에 보관하며 관측할 수 있는 슬라이딩 돔. 여건만 된다면 학교에 이런 슬라이딩 돔 하나정도 갖추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이곳 슬라이딩 돔의 특징은 태양 망원경이었는데요, 여러가지 특수필터를 장착하여 태양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날 이곳을 떠날때까지 구름이 가득하여 태양관측을 하지못한점도 무척 아쉬움으로 남는군요...
그리고 3층 세미나실 옆에는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을 갖춘 천체투영실이 있었습니다. 별 상이 다소 선명하지 못한 단점은 있었지만, 다양한 특수효과를 보여주어 디지털 장비의 장점을 잘 살린듯 하였습니다. 우리 교육과학연구원에도 손영철 부장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올해와 내년 사이에 10여억원을 들여 디지털 올돔 스카이 투영 장치를 설치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시설 견학을 마친 후 세미실에서 박종범 선생님의 스태리나잇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및 시연이 있었습니다. 볼 때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임을 느낍니다. 자주 활용을 해야 하는데 게으름때문에 잘 안되는군요. 박종범 선생님! 역시 선수답게 능수능란하게 프로그램을 다루는 모습 부러웠습니다.
견학과 세미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 하늘이 개이길 기대하면서 1층 식당 옆에서 숯불구이와 함께 다양한(?) 주류를 곁들여 기청제(?)를 올렸습니다. 우리들 관측회때마다 항상 먹거리를 책임지고 공급해 주시는 도흥구 천체투영실장님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때까지 다소 서먹하던(?) 분위기가 이를 계기로 많이 풀어졌습니다. 새벽 두시가 넘어갈 때 쯤인가, 손에 쥐어진 소주 한잔을 털어 넣고 무심결에 하늘을 쳐다보는데... 아니, 별이 보이는 겁니다. 순간'헛것을 보았나?'하는 생각이 들어 눈을 한번 비비고 다시 보았습니다. 정말 거짓말같이 하늘이 활짝 개인것이 아닙니까?... "야~ 별이 보인다. 별이 보여요~" 제 외침에 모두 하늘을 쳐다 보고 이 기적같은(?)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우리 젊은 행동대원(?)들이 쫓아 나가 버스 밑에 실려있는 망원경을 꺼내고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철 대삼각형이 선명하게 보이고, 목성이 동쪽하늘에 강렬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천문인마을에서의 광경이 떠오를 정도로 환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잠깐이었습니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알비레오를 찾아 잠깐 확인하는 가운데, 무심한 구름은 하늘을 또다시 점령하고 만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 다시는 하늘과 별을 볼 수 없었습니다...하지만 정말 잠깐이지만 하늘이 그같이 완벽하게 열리고 별님이 고개를 내민것은 우리들의 별볼일 있고픈 간절한 소망을 별님들이 들어주신 덕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새벽 4시가 넘을때까지 또한번의 기적을 고대하며,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라는 주제를 안주삼아 남은 주류를 깨끗이 소탕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8시부터 아침을 먹고(저는 8시 30분쯤에 겨우 일어나 아침은 겨우 굶지 않았습니다.^^), 9시 30분에 모여 천문센터를 뒷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천문대를 출발하였습니다.
2일째 목적지는 곡류로 육지의 섬처럼 되어가고 있는 회룡포(용이 휘돌아 나가는듯한 모습에서 따온 지명)를 잘 볼 수 있는 비룡산 장안사 위쪽에 있는 회룡대였었습니다. 헌데... 가는길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장안사 주차장으로 가는길이 좁고 엄청남 굴곡에 경사까지 심해 자칫하면 버스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이를뻔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도교육청 기사님의 훌륭한 운전실력 덕분에 겨우 장안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회룡대를 향했습니다. 버스주차장이 좀 아래라 처음 시작길이 무척 가파른 오르막이었습니다. "장안사에서 거의 평지같은 길로 조금만 가면 됩니다..."라는 예천천문센터에서 경리를 보시는 아주머니의 친철한 설명만 굳건히 믿고 잠깐 오르막후에 평지겠지 하며 열심히 올라갔습니다.하지만 웬걸, 회룡대까지 가파른 오르막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전날의 숙취를 육수로 모두 뿜어내면서 '아니, 이정도를 평지로 여길 정도면 도대체 그 아주머니는 산을 얼마나 잘 오르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간직한채 헉헉거리며 올라갔습니다.
힘겹게(오의석 전회장님을 존경합니다. 그 연세(?^^)에도 그 가파른 길을 나르듯이(?) 올라가 우리들 회룡대에 있을때 어느새 절에 들러 108배를 하고 오셨답니다.짝짝짝... 오늘의 체력왕이십니다...) 올라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탁트인 시야 앞으로 곧 끊어질것 같은 섬마을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신비한 지형에 대해 예기하며 삼삼오오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씩씩하게 내리막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와 점심식사 장소로 향하였습니다.
예천 관광 안내자료에 나와있는 회룡포 근처에 있을만한 맛집을 찾아 전화로 예약하고 이동하였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로부터 장안사에서 내려와 200m앞 우회전에 300m앞 좌회전이라는 안내를 받았으나, 10여km를 그것도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겨우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아니, 여기 분들은 얼마나 스케일이 크길래 km정도는 m개념으로 생각하는걸까?'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나중에 보니 회룡포에서 나오는 길이 여러 갈래였는데, 우리가 있는곳과 주인 아주머니가 생각한 위치가 달라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어쨌든 맛있게 청국장을 먹고, 보은고팀과 단성중 임지혜샘과 작별을 하고 청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청주 연구원에 예정보다 조금 이른 오후 2시 조금 지나 도착하여 아쉬움을 뒤로한채 이번 관측회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끝으로, 바쁘신 일정때문에 새벽에 돌아가셔야 함에도 그 먼길을 달려와 격려해주신 연구원의 손영철 부장님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연구회를 적극 지원해주시고, 휴일 쉬셔야 하는 시간임에도 모든 일정을 함께 해주신 최동하 연구사님과 이범모 장학사님, 자제분이 병원에 입원해 있음에도 새벽까지 손수 운전하며 참여해주신 연구원 김영재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우리모임이 계속 활성화 될 수 있는것은 모든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함께해주신 전자현미경연구회 회원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매번 관측회때마다 돌아가는대로 후기를 올려야지 하면서도 게으름 때문에 실천을 못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실천을 하게 되는것 같습니니다. 사족이 많아 장황하고 허접한 후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정말 많은 별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면서...
첫댓글 후기 잘 읽었습니다. 김도연 선생님도 일 추진하시는라 고생 정말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후배님.. 헌데, 김도연은 현 교과부장관님이신데요..^^
정말로 수고했습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음엔 별이 쏟아지는 별 밤에 만나요.
무박2일 20시간의 즐거운 관측회였습니다. 20여분간의 별밤은 짧은 흥분으로 먹구름을 날리는 기분이였습니다. 보은고 퀘이사동아리 학생들로 인해 셈들께 폐를 끼쳐드린것같아요. 제자들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러운 아량을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 퇴적침식지형의 전형을 볼 수 있었던 구룡포 또한 장관이였습니다. 좋은 동호회 선생님들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첫 신고식을 한 천체망원경으로 관측못한 것이 아쉽지만 담을 기약해야하겠습니다. 모두 모두 고생많았습니다. 감사드리고 행복하세요.
포항 구룡포가 아니라 예천 회룡포로 정정합니다
꼬리가 많아야 힘이 난다고 하는데 다음 관측때에는 꼭 많은 별을 볼수있기를 기대합니다 하늘도 매일 보여주면 신비함이 없어요 가끔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