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물뚝배기는 해물된장찌게를 이르는 말로 순수한 해물만을 넣고 끓여 그 맛이 담백하다. 전복과는 다른 오분재기 한 움쿰과 바지락, 꼬막, 새우, 굴 등을 골고루 넣어 끓이다가 된장으로 간을 맞춘다. 고춧가루를 약간 풀어 넣으면 칼칼한 맛을 내어 한층 감칠맛 나게 한다. 주인장인 조애숙씨는 상을 내기 직전 해물뚝배기에다 성게알을 한 숟갈 넣는데 그래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옥돔구이 또한 빼놀 수 없는 제주의 맛 그대로다. 옥돔은 보통 약간 말린 것을 많이 먹는데 겨울 한창인 철에 잡아 배를 갈라 내장을 발라내고 펴서 햇볕에 말린다. 약간 말려 냉동고에 보관하였다가 석쇠에 구운 옥돔은 맛이 담백하여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주만의 음식이다. 2001년 10월에 서귀포 라이온스호텔 바로 앞의 신축건물로 이전했다.
* 메뉴 : 해물뚝배기(특 13,000. 보통 8,000), 옥돔구이(15,000), 갈치조림(12,000), 갈치구이(12,000)
* 위치 : 서귀포 라이온스호텔 앞 신축건물
* 영업시간 : 오전 7시 - 오후 9시 * 휴일 : 연중무휴(설, 추석 휴무)
* 신용카드 : 사용가능 * 좌석 : 200여석 * 주차 : 가능
* 전화 : 064-762-5158
물항식당 - 신제주 그랜드호텔 앞에 위치한 고등어 전문 식당 -
“물항장”은 제주도 말로 배가 닿는 부두라는 뜻이다. 물항식당은 원래 제주어항 부두에 자리잡고 있어 물항식당이고, 그 이름이 육지에까지 널리 알려진 집이다. 특히 이 곳 메뉴는 고등어회와 고등어조림, 갈치회와 갈치국 등을 저렴한 가격에 제맛나게 내 인기가 높다.
제주어항 부두에 위치하고 있던 물항식당이 신제주 그랜드호텔 앞으로 큰 빌딩을 지어 본점을 이리로 옮겼다. 물론 부두 공판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물항식당도 그대로 영업하고 있다. 요사이는 서울에 삼성점과 평촌에도 지점 체인을 개설하였다.
물항식당의 가장 대표적인 고등어회와 고등어조림은 추자도와 제주도 사이 어장에서 매해 7월부터 시작해 12월초까지 잡히는 등푸른 생선의 대표적인 어족이다. 하지만 성질이 급해 잡히는 즉시 죽어 여간해 횟감으로 육지까지 옮겨오기가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고 한다. 급냉해도 제맛이 않나 꼭 얼음에 재워와야 하고, 횟감으로 다듬은 뒤에도 면포에 싸서 얼음 속에 묻어 숙성시켜 가며 내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를 떠놓으면 살이 두텁고 기름진 고기여서 맛은 고소하고 부드럽기 이를 데 없다. 식사와 함께 할 경우 고등어조림 한 접시를 더 곁들이면 상차림은 더욱 완벽하다. 두 사람이 함께 식사하는 양으로는 넉넉한 양이고 소주를 한 잔 곁들여도 좋다.
* 메뉴 : 고등어조림(대 12,000, 소 7,000), 고등어회(13,000), 갈치회(20,000),
자리물회.한치물회(6,000)
* 위치 : 본점 (제주시 연동 신제주 그랜드호텔 정문 앞) 064-712-2731
서부두점 (제주시 탑동 방파제 동쪽 수협공판장 입구) 064-753-2731
*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9시 휴일 : 매월 2, 4째 월요일
* 신용카드 : 사용가능 * 좌석 : 48석 * 주차 : 10여대 이상
* 전화 : 064-753-2731, 064-712-2731
제주의 먹거리 (전복죽 - 유빈식당: 제주시에서 전복죽으로 맛있는 곳)
제주시 탑동의 오리엔탈호텔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유빈식당은 전복만 전문으로 요리하는 식당이다. 전복 전문점인만큼 수족관에는 살아있는 전복들이 유리벽에 잔뜩 붙어있다. 이 집은 부산지방 국세청 제주세무서에서 지정한 모범식당이기도 하다.
노란색의 전복죽 맛이 다른 곳에서 먹는 전복죽과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전복회(kg당 18만원)는 물론 전복구이도 맛볼 수 있으며, 식사에 따라 나오는 미역과 성게를 넣고 끓이는 성게국도 별미이다. 깔끔한 성격의 서영희 사장님의 깔끔한 밑반찬 요리도 더욱 전복죽의 맛을 돋구어 준다. 전복죽을 즉석에서 요리하기 때문에 필히 도착 30분 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가면 바로 드실 수 있다. 전복.소라.성게.해삼 등 각종의 싱싱한 해물을 즐길 수 있는 모듬회도 있다.
제주에 오면 뭍에서는 먹기 힘든 물회를 시식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회는 원래 뱃사람들이 오랜 항해로 느끼해진 속을 추스르기 위해 먹던 해안지방의 별식이다. 싱싱한 생선회에 각종 야채를 썰어 넣고 매콤새콤하게 된장으로 양념을 하여 시원한 물과 얼음 몇 조각을 띄워 먹는 여름용 별미 제주향토음식이다.
관광객들이 제주에 여행 와서 처음 물회를 먹을 때는 식당마다 맛의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몇몇 군데 식당을 돌며 맛을 보다 보면 조금씩 차이를 느낄 수가 있다.
제주시를 거쳐가는 관광객이라면 제주시 탑동 해안가에 위치한 물회전문 식당 "산지물식당"에 들려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어랭이물회를 맛보기 바란다. 영업을 시작한 지는 2년 남짓 되었지만 새콤하고 달콤한 맛의 어랭이물회로 유명해진 식당이다. 처음에는 제주도민들이 주 손님이었으나 이제는 그 맛이 널리 알려져 관광객들로 붐빈다. 여름 바캉스시즌에는 그 큰 식당도 좌석 확보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얼마 전에는 식당도 확장하여 좌석도 100여석 이상이 되어 가족 단위의 식사모임에도 안성맞춤인 듯하다.
이 식당의 물회맛은 새콤달콤하여 마치 오장동 함흥냉면을 먹는 듯하여 물회를 처음 먹는 사람들도 쉽게 맛을 붙일 수 있게 해 준다. 물회 중에서 권하고 싶은 메뉴는 어랭이물회이다. 제주도 근해에서 낚시로 올려지는 15cm 내외의 어랭이를 다져 나오는 어랭이물회의 참맛은 또 다른 제주의 별미를 안겨줄 것이다. 물회 뿐 아니라 순수 자연산 어랭이물회와 갈치회, 고등어회도 권하고 싶다. 어랭이물회 외에 자리물회, 한치물회, 쥐치물회, 해삼물회, 소라물회 등 다양한 물회 메뉴가 있으며, 갈치국과 성게국도 개운하게 잘 끓여내며,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어랭이조림도 간간하게 입에 붙을 것이다.
제주시 탑동 서부두 방파제 입구 큰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는 산지물식당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깔끔하며 맛 또한 주변의 유명식당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주변에 수협공판장이 있고 길 건너편에는 서부두 횟집군들이 즐비하게 있으며, 물항식당, 바다식당, 속초식당 등 유명식당들이 있고 맥도널드햄버거,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동산, 방파제도 위치해 있어 식사 후에 약간의 산책도 또 다른 제주의 맛을 안겨 줄만한 곳이다.
제주시청 앞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도라지식당은 근 23년째 제주도 토속 향토음식만 취급하는 제주 전문향토음식점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제주도 토박이들의 미식가들이 제일로 쳐주는 식당이다. 처음에는 인근 관공서의 공무원들이나 시내의 직장인들이 단골로 찾았지만, 지금은 여러 번 책자와 신문에 소개되며 소문이 많이 나 외지인들의 발길도 많은 향토음식점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표음식은 갈치호박국(6,000원)이다. 싱싱하고 통통한 은빛 갈치와 배추, 풋고추, 마늘 그리고 늙은 호박을 넣고 고춧가루를 풀어 다소 칼칼한 맛이 돌게 끓여 내놓는데 생선 고유의 비린내도 나지 않고 개운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있다. 2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갈치호박국의 원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9월말에서 1월초까지는 갈치호박국, 12월부터 3월까지는 옥돔미역국을 내놓는다. 옥돔국도 비린내가 없고 담배하며 마치 미역국을 먹는 듯 생미역에서 우러난 국물맛이 무척이나 시원하다.
갈치구이의 하얀 갈치살도 입안에서 녹아들며, 새콤한 물회 또한 입맛을 돋구어준다. 도라지식당은 맛도 한결같지만 늘 변치않는 훈훈한 제주도 인심이 있어 제주사람들과 외래 관광객들에게 늘 사랑을 받는 식당이다.
제주에 오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갈치요리를 시식해 보자. 특히 싱싱함이 최고인 갈치회는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생선회이다. 싱싱한 갈치의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갈치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그리 많지않다. 갈치회는 쫄깃쫄깃하며 고소하여 또 다른 생선회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갈치회뿐만 아니라 갈치구이, 갈치조림 또한 육지에서 먹던 갈치요리와는 완전히 다른 것에 놀랄 것이다. 물론 제주향토음식 요리법도 한몫을 하는 것이다. 갈치하면 무엇을 요리해도 맛있는 요리이지만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내어놓는 통통한 갈치의 맛은 잊을 수 없는 부드러운 살의 감칠맛으로 저절로 침이 꿀꺽 넘어갈 것이다.
서귀포시내 칠십리해안도로에 위치한 갈치요리전문점 "해궁미락"에서는 이러한 갈치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서글서글한 고창범(39세)사장님이 운영하시는 20년 전통의 갈치요리 및 활어전문점인 "해궁미락"은 갈치의 모든 요리가 다 나오는 갈치스페셜(갈치회+갈치구이+갈치조림)이 주메뉴이다. 갈치에 관한 모든 요리가 전부 나와 진짜 갈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요리이다. 가격은 50,000원으로 3~4인이 드실 수 있다. (공기밥은 별도) 바람이 불어 싱싱한 갈치의 수급이 어려울 때는 갈치회 대신 활어회가 나오는 활어스페셜(70,000원)도 있다. 물론 스페셜 외에 갈치회, 갈치조림, 갈치구이 등 별도의 메뉴도 있다.
또한 칠십리 해안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창밖으로 시원한 서귀포 앞바다와 섭섬이 한눈에 들어와 더욱 맛을 돋구어 준다. 서귀포 앞바다와 섬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갈치요리와 함께 잔을 기울이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단체 여행객들을 위해 서귀포시내에 한해 무료 차량 픽업 서비스도 하고 있다. (2층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드실려면 꼭 예약을 하세요.)
* 전화 : 064-732-5577, 011-691-8635(고창범 사장)
* 위치 : 서귀포시 서귀포항구 동쪽 칠십리해안도로 중간에 위치
* 메뉴 : 갈치스페셜(50,000원 3인분정도, 공기밥별도), 갈치회(소 20,000원, 중 30,000원),
갈치구이(12,000원/2토막), 갈치조림(소 20,000원, 중 30,000원, 공기밥별도),
제주시 연동(신제주) 주택은행 앞에 자리잡고 있는 "유리네식당"은 입을 크게 벌리고 포효하는 호랑이 두 마리가 식당 입구를 지키는 이색적인 모습의 식당이다. 손님을 많이 물어오라는 뜻으로 호랑이를 설치하였다고 하는데, 실제 손님은 너무 많아 점심때는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할 정도이다. 분위기가 소박하고 음식 가격이 부담 없어 굳이 제주시내까지 나가지 않고도 간단하게 제주도 토속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딱 좋은 식당이다. 숙소가 신제주이거나 제주시를 거쳐가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은 들려보아야 할 음식점이다.
주인 최원철(46세)씨의 손님 모시는 솜씨와 걸쭉한 제주도 사투리가 참으로 인상깊다. 허름한 집의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맨 먼저 유명인사들의 방명록 사인지가 벽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척 보면 대충 알만한 유명인들의 맛 품평 사인지에서 맛을 짐작할 수 있다. 간혹 외국인들의 품평 사인지도 눈에 띤다. 역시 유리네의 손맛은 전세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품평이 좋은가 보다....
주 메뉴는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성게미역국, 물회 등의 제주 토속음식이 전문이다. 유리네에서 제일로 내세우는 갈치구이(15,000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큼지막한 갈치를 두세 토막 구워 내오는데 부드러운 살이 단맛이 날 정도로 싱싱하다. 또한 싱싱한 고등어로 요리한 고등어구이(일명 고구이 9,000원), 개운한 맛의 옥돔미역국(7,000원), 자리물회(6,000원), 갈치국(7,000원)도 일품이다.
무엇보다도 주인 부부가 제주도 사람들로 성게와 미역 고르는 안목이 뛰어나 언제나 싱싱하고 구수한 성게미역국의 제 맛을 내준다는 것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성게미역국(7,000원). 성게알은 가장 제 맛이 들 때인 3-4월경에 대량으로 구입하여 냉동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데 소금만으로 간을 한 후 손님상에 올릴 때 참기름을 몇 방울 둘러 특히 시원하고 고소하다. 성게는 다른 해물과 달라 급냉한 알이라도 제대로 해동하면 얼리기 전이나 다를 바 없는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난다는 것이다.
반찬도 짭짤한 젓갈이 한두가지이며, 싱싱한 파래무침이나 톳나물무침 등이 곁들여지면 더욱 제맛나게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비릿한 콩잎에 자리젓갈이나 멸치젓갈과 함께 쌈을 해서 먹는 맛도 제주도에서만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식당이지만 70여명의 고객을 맞을 수 있는 규모여서 예약없이 가도 큰 불편은 없다. 음식도 부인 오순형(유리네 엄마)씨가 직접 맡고 있어 음식 맛이 한결 같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복지환경.문화.행정개선 등의 부문에서 월등한 점수를 얻었다. 살기 좋은 도시에 맛있는 집이 없을 리 만무하다. 오분자기 뚝배기로 유명한 ‘진주식당’, 해물탕과 바다 경관으로 유명한 ‘소라의 성’을 꼽을 수 있다. 한데 이번에 소개하는 이 집은 허름하지만 편안하고 푸짐하면서도 비싸지 않은 해물뚝배기 집이다.
전날 잘 씻어 냉장고에 보관한 소라, 조개, 게, 오분자기, 오징어, 미더덕 등 해물과 미나리, 콩나물, 쑥갓 등 야채를 듬뿍 넣은 해물탕이 시원하고 얼큰하여 제주의 신선한 해물과 푸짐한 인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자리젓 등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주인 할머니가 바쁘면 손님도 거들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할망의 욕설이 날아든다. 그러나 염려없다. 술을 잘 먹은 사람은 실수를 만회할 만한 정감을 지니고 있듯이 욕을 잘하는 사람은 욕설을 문제삼지 않을 만한 인정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손님들이 밥통에서 밥을 손수 떠먹을 수 있고 여러 그릇을 가져다 먹어도 이 집에선 미덕이 된다. 주인 할망은 밥 잘 먹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은 먹는 데 의지하나니 옛 어른들이 밥심으로 산다고 하지 않던가. 만사를 안다는 것도 밥 한 그릇을 먹는 이치를 아는 데 있다고 했다.
* 전화 : 064-733-9934
* 위치 : 서귀포시 서귀포항에서 천지연 방향 50m (제주해경 서귀포파출소 앞)
(허남춘 제주대 국어국문학과교수)
자료 : 제주일보(2003-01-12)
☆ 토종 맛집을 찾아 - 고우니가든
싱싱한 말 회가 입안에서 사르르
‘말을 먹는다?’ 다른 지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왜 우린 말고기 식습관이 없었던가. 그리고 말고기를 왜 터부시했던가. 예전 왕실에서는 제례시 백마 고기 육포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왕실에서는 먹었다는 말이다. 한데 조선 초기에는 조정 관료들까지 말고기를 먹었는데, 이를 방치하면 전쟁에 소용될 말의 씨가 말라버리는 지경에 이를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국법으로 말고기를 먹는 것을 엄히 다스렸다.
제주사를 연구하는 김동전 교수의 소개로 말고기 전문점을 찾았다. 며칠 전부터 수요일에 만나자 하길래 왠가 했더니 수요일이 바로 말을 잡는 날이어서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요일에는 자리에 앉으면 싱싱한 간과 내장이 서비스 안주로 나온다. A코스 요리가 1인분에 3만원인데, 생선회→육회→탕수육→구이→찜→메밀국수의 순서로 나온다. 말 회는 일본인들이 즐기는 술안주로, 참치회처럼 입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는다. 육회는 쇠고기 육회처럼 배와 계란 노른자를 버무려 먹는데, 쇠고기보다 더 부드럽고 달착지근하다. 육회는 뒷다리살 혹은 등심살로 만든다고 한다. 구이는 등심살 부위를 저며 내오는데, 살짝 구워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하루 동안 말뼈를 푹 고아낸 국물에 이 집에서 직접 만든 메밀국수를 말아 먹으면 어릴 적 외할머니가 해주던 맛 같은 푸근함이 배어난다.
신제주점은 아들이 하고, 대흘 ‘고우니가든’은 어머니가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제주시에 사는 고객들이 주인 아주머니의 말 잡은 소식을 듣고 대흘까지 갔는데, 이제는 신제주에서 즐긴다고 한다. 말 기름은 피부 노화를 방지한다고 한다. 만장굴문화원의 김병용씨는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인 데도 말기름을 자주 바른 덕에 50대 초반의 나이로 보이니 그 말을 믿을 만하다. 화상에도 말기름이 특효이니 비상약으로 간직하길.
말고기를 먹고 나니 벗들과 나누는 말이 말처럼 달린다. 힘이 솟는다. 홀아방 이 선배는 오늘 밤 잠자리를 걱정한다.
전화: 064-744-1418
위치: 신제주로터리 현대자동차 뒷골목
홈페이지: ☞ 고은이가든(www.jejuhorse.co.kr)
허남춘(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자료: 제주일보 (2003. 1. 26)
토종 맛집을 찾아 - 산지물식당
뼈까지 씹히는 고소한 어랭이물회
물회의 천국 제주도. 싱싱한 바닷고기가 있어 숭숭 썰어 넣고, 물을 부어 된장을 풀면 즉석에서 물회가 완성된다. 자그만 치장이라는 것이 ‘피’란 향신료를 넣는 정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먹거리가 바로 이 물회라고 한다. 자리물회와 한치물회는 널리 알려진 것이어서 그 독특한 맛에 대해 재론할 필요가 없다. 5년 전 어랭이물회가 등장했는데, 바로 이 집이 원조다.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내면 남는 것이 없는 어랭이란 조그만 물고기를 효율적으로 먹을 수 있게 통째로 썰어 넣었다. 된장을 풀고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더한 후 온갖 야채를 넣어 먹으면 시원하고 쌉쌀하고 뼈까지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 이 값싼 야생의 물회를 한 대접 주문해도 만원이면 족하다.
산지물식당이 요즘 제주도민의 입맛을 끄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쥐치조림과 돌우럭조림이다. 콩을 볶아 넣고 마늘장을 한 후 갖은 양념을 하여 조려낸 쥐치조림은 담백한 맛을, 자연산 돌우럭조림은 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이 집 맛의 비결은 그날그날 싱싱한 최고급의 양념재료를 쓰고, 깨 하나라도 제주산을 고집하는 데 있다. 아나고 통구이의 경우도 즉석양념을 만들어 정성을 다하는 데 그 밋의 비결이 있다.
‘산짓물’은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살 수 있게 한 근원이다. 헌데 항구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산지촌은 향락적인 거리로 변하였다. 복개를 하면서 산짓물도 더러워지고 거리도 추악해졌다. 그러나 최근 복개를 걷어내고 정화작업을 한 결과, 이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옛모습을 어느 정도 복원하였다.
산짓물 근처 리듬분수를 구경하고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제주의 정결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산지물식당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연락처 (752)5599, (702)8211.
(2003. 2. 16 제주신문) <허남춘 제주대 국문학과 교수>
* 산지물식당은 제주시 탑동 바닷가 동쪽인 방파제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맥도널드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 허남춘의 제주 맛 기행 - 신천지 ‘옻닭 백숙’
(쫄깃한 검은 닭살 씹히는 맛 일품 )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는 먹거리를 찾기 위해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굶주림을 면한 후에는 특이한 음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피부병을 유발하기도 하는 옻을 닭과 함께 삶아 먹는 옻닭도 민간요법을 담은 민족지(民族知)라 하겠고, 식상한 메뉴를 탈피해 맛을 즐기려는 식도락가의 애호식품이기도 하다.
옻은 방부제와 살충제로 쓰이고, 최근에는 옻나무 진액에서 ‘M12’라는 항암 효과를 지닌 물질을 추출하기도 했다. 위장에는 소화제, 간에는 어혈제, 심장에는 청혈제로 쓰이고 구충과 변비 개선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밀폐된 가마 안에서 옻을 가열해 탄화시킨 뒤 약용으로 사용하면 독성이 제거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집의 옻닭은 우선 옻을 서너 시간 고아서 옻물을 만들고 여기에 닭을 삶아낸다. 황기.인삼.녹각.은행.밤.대추 등 한방재료를 함께 넣어 건강식이 됨은 물론이고 한약재의 향기와 옻물의 검은 빛깔이 식욕을 돋운다. 3만원짜리 한 마리면 네 명이 충분히 포식할 수 있는데, 검은 살점이 무척 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고기가 나온 후에는 달인 옻물을 한 잔 마실 수 있는데, 옻의 효능을 믿어서인지 힘이 솟는 것 같다. 고기를 다 먹을 즈음에 나오는 닭죽도 고소하고 비린 맛이 전혀 없다.
옻이 오를지 모르는 사람은 닭을 먹기 전에 이 집에서 준비한 달걀 노른자를 미리 먹으면 알레르기에서 해방된다고 하고, 여태껏 옻이 오른 사람은 없다고 하니 안심해도 좋다. 그러나 임산부나 고혈압이 심한 사람은 모험할 필요는 없다. 식사 후에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놓은 것도 이색적이다. 집에서 닭고기를 쫄깃하게 백숙해 먹고 싶은 사람은 오일장에 가서 엄나무를 사서 함께 끓이면 된다.
터미널에서 공항 방면 해태동산 못 미친 곳에 있다.
연락처 064-743-1766 ~ 7
<허남춘.제주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자료,사진 : 제주일보 2003년 3월 2일
★ 허남춘의 "제주맛 기행"
☆ 청정 제주 장어·한방 양념의 만남 "만가 민물장어"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일이 호사스러운 짓만은 아니다. 어쩌면 용기 있는 자들의 행보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 특별히 맛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런 즐거움을 되풀이해서 경험하고 싶어진 인간은 호기심과 용기도 가지게 되었고 지능도 더욱 발달하게 되었다.
먹거리의 오랜 역사를 더듬어 보면 먹는 일이 지적인 활동과 상통함을 알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집은 ‘만가’란 장어집이다. 잘 정돈된 방마다 고가구와 수석, 그리고 표구된 글씨가 있어 고풍스런 예술의 향기가 느껴진다. ‘날마다 그 덕을 새롭게 한다(日新其德)’는 글을 보면서,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진 이 장어를 먹으면 나날이 그 몸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문구로 읽힌다. 하긴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니, 몸의 활력으로 마음의 큰 그릇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장어 양념을 만드는 데 한방재를 비롯한 22가지 재료를 넣는다고 하고, 밥상에 들여오기 전에 양념을 발라가면서 연한 불에 일곱 번을 굽는다고 하니, 그 정성을 알 만하고 이집 장어구이의 효력을 믿을 수 있겠다.
함께 자리했던 김상조 교수는 장어구이와 궁합이 맞는 복분자술을 한 모금 들이키며, 장어구이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 앞 장어집 맛에 필적한다고 평가한다.
주인(임숙자)은 청정 제주에서 양식하는 장어만을 재료로 쓰고, 손수 장을 보아 싱싱한 재료만을 엄선하여 정갈하게 밑반찬을 만든다. 그것이 손님을 맞는 주인의 할 일이라고 여긴다. 주인의식에 투철한 모습이다. 배와 양파즙을 갈아넣고 찹쌀풀을 쑤어 넣은 후 액젓까지 첨가한 물김치는 장어구이의 기름기와 비린 기운을 이내 씻어내는 시원한 맛을 낸다. 점심식사로 장어정식(8000원)이나 장어탕(5000원)도 마련되어 있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 법원검찰청 후문 동쪽 100m 지점
☞ 문의 (724)1316.
허남춘(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자료: 제주일보(2003년 4월18일)
▶유빈(제주시 삼도2동/전복요리)
최상급 쌀을 하루 전에 불려 뒀다가 전복 내장과 참기름을 같이 넣고 볶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람 수에 맞춰 적당량의 전복죽을 끓여내온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연한 초록빛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전복으로 회를 뜬 전복회(1kg 14만원)는 꼬들꼬들하면서도 탱탱한 전복살 맛이 살아 있다. 전복회는 맛도 좋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제주 근해산만으로는 양이 모자라 멀리 추자도나 충무산 전복을 쓴다고 한다. (064)753-5218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 방파제 근처에 있다.
▶미풍식당(제주시 삼도1동/해장국)
미풍식당은 새벽부터 택시기사들과 전날 마신 술 해장을 위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장국 국물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깊은 맛도 있다. 제주도 토종 고추와 마늘, 콩나물, 우거지, 당면, 선지, 머리고기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벌건 국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매운 맛이 느껴진다. 매운 맛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마늘 다진 걸 더 집어넣고 먹어도 된다. 시원한 깍두기 국물이 매운 맛을 시원하게 변화시켜준다. (064)758-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아카데미극장 근처에 있다.
▶성복식당(제주시 건입동/갈치회, 고등어조림)
제주시 부두 근처에는 갈치회집들이 많은데 그중 즐겨 찾는 곳이 성복식당이다. 고등어조림은 항상 토실토실한 고등어를 잘 조려서 내온다. 포동포동한 육질이 담백하고 간도 알맞다. 미리 삶아 뒀다가 다시 한 번 조리는 무에도 양념 맛이 듬뿍 담겨 있다. 입 안에서 슬슬 허물어진다. 겨울철에는 한참 살이 오른 고등어를 먹을 수 있다. 갈치회는 기름기가 약간 흐르면서도 달콤하다. 힘줄이 남아 있게 회를 뜨므로 씹는 맛도 좋다. (064)757-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서부두 방파제 갈치횟집촌에 있다.
▶돌하르방식당(제주시 일도2동/제주 전통음식)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메뉴도 '각재기국' 덜렁 하나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 집 각재기국 맛에 빠진 넥타이 부대, 택시기사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각재기란 다름아닌 전갱이 종류의 제주도 사투리다. 싱싱한 전갱이와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국물 맛이 개운하다. 주인 할아버지 혼자 아침에 시장을 봐온 후 직접 손질하고 기다리는 손님들 순서대로 각재기국을 내준다. 여기에 곁들이는 멜젓(큰 멸치 젓갈)이나 생선구이 등 모든 게 투박해 보이지만 제주도의 토속적인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064) 752-7580
*찾아가는 길: 제주시 사라봉 근처 소방서 뒷골목에 있다.
▶장춘식당(제주시 연동/제주 전통음식)
제주시에서 제주도 전통 음식을 제대로 내놓는 집으로 도라지식당과 장춘식당을 꼽는다. 제주도 음식은 서울 사람들 입맛에는 약간 거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제주도 고유 음식을 내놓는 장춘식당에선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고 시원한 갈칫국, 샛노란 성게 알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성게국을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오분재기를 구워낸 오분재기구이도 쌉쌀한 내장 맛까지 향이 퍼지면서 그윽하다. 탱탱한 참소라와 한치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 소라볶음도 매콤 짭짤한 게 먹음직스럽다. (064)742-8556
*찾아가는 길: 신제주 KBS 뒤쪽에 있다.
▶만선식당(제주시 건입동/활어 고등어회)
여름철 서부두 바닷가에 앉아 살아 있는 고등어 활어회를 먹는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다. 일식집에서 절인 고등어회나 초밥을 먹으면서 느꼈던 물컹거림이 활어 고등어에는 없다. 물컹거리기는커녕 쫄깃쫄깃하고 탱탱하기만 하다. 고등어회 외에 갈치회도 있고, 제주도의 토속적인 음식 물회도 먹을 수 있다. 한치를 넣은 물회 한 그릇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먹으면 한 여름 무더위마저 한 풀 꺾인다. (064) 758-9202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에서 서부두 방파제 들어가는 길에 있다.
▶어장군(제주시 연동/갈치조림)
질냄비에 큼직한 갈치를 통째 썰어 넣었다. 거대한 갈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러운데 무와 호박, 파도 큼직큼직, 고추도 통째로 집어넣었다. 빨간 국물에 푹 담긴 갈치조림은 싱싱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다. 자그마한 소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보말과 미역을 넣고 끓인 보말미역국의 초록빛 국물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제주도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다. 제주도식 돼지고기 제육인 '돔베(도마의 제주도 사투리)고기'로 씹는 맛이 풍부한 제주산 돼지고기 맛을 만끽해볼 수 있다. (064) 744-2258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 신제주 건설회관 뒤쪽에 있다.
▶우도회집(북제주군 우도면/생선회)
제주도 북동쪽에 자리잡은 우도는 제주도 서남쪽에 있는 모슬포(대정읍)와 더불어 제주 지역에서도 가장 생선회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파도가 센 바다에서 사는 생선들이 힘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쫄깃쫄깃한 돌돔(1kg 10만원)이나 담백한 뱅에돔 외에도 다양한 횟감을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회 한 접시 먹고 나면 조개껍질과 산호초로만 해변이 만들어졌다는 서빈백사해수욕장을 비롯해 우도의 절경을 둘러보자. (064) 783-0509
*찾아가는 길: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가면 선착장 바로 앞에 있다.
제주 서귀포 남제주군
▶진주식당(서귀포시 서귀포동/해물뚝배기)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해물뚝배기다. 이 해물뚝배기의 생명은 전복과 쌍둥이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은 오분재기를 얼마나 듬뿍 넣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분재기가 너무 비싸서 많이 넣을 수는 없지만 진미식당의 해물뚝배기는 오분재기와 조개로 우려낸 국물이 시원하다. 매운 고추를 가미한 된장과 조개 종류가 만들어내는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1만2000원)을 시켜야 오분재기를 예닐곱개 정도 구경할 수 있다. 사치스럽긴 하지만 오분재기볶음 같은 메뉴를 주문해 본격적인 제주도의 미각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064) 762-5158
*찾아가는 길: 서귀포 선비치호텔 뒤에 있다.
▶원덕성원(서귀포시 서귀동/꿩깐풍기)
서귀포에서 문을 연 지 50년 된 유서 깊은 중국집. 꿩 샤브샤브와 전국에서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 꿩 깐풍기가 특징이다. 끓는 국물에 꿩고기를 살짝 데쳐서 먹는 샤브샤브도 별미지만 압권은 역시 꿩 깐풍기다. 약간 맵다 싶을 정도로 고추, 마늘을 듬뿍 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깐풍기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외의 음식들도 중국 음식답게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요리들이다. 너무 매워 입을 후후 불면서 먹어도 매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고추짬뽕도 환상적이다. (064) 762-2402
*찾아가는 길: 서귀포 나폴리호텔 근처에 있다.
▶한라성(서귀포시 상효동/꿩샤브샤브)
꿩 한 마리를 고스란히 식탁 위에 올려놓는 데 있어선 이 집을 흉내내기는 힘들다. 가슴살, 간, 똥집 등을 포로 뜬 육회가 먼저 나온다. 탱탱하고 졸깃하다. 얇게 썬 꿩고기는 샤브샤브를 해서 먹으면 된다. 살짝살짝 꿩고기를 데쳐 가면서 부드럽게 넘기고 나면 메밀국수 사리가 나온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꿩고기로 끓인 육수에다간 숭덩숭덩 썬 투박한 메밀국수를 넣자. 결국 꿩 한 마리를 앉은자리에서 빠짐없이 다 먹는 셈이다. (064)732-9041
*찾아가는 길: 서귀포 돈내코유원지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진미식당(남제주군 안덕면/다금바리회)
일본에서는 아이가 회를 못 먹으면 회맛을 가르치기 위해 다금바리나 돌돔으로 입맛을 들이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럴 만큼 다금바리는 육질이 좋은 고급 횟감이다. 다금바리만큼은 진미식당이 최고로 꼽힌다. 다금바리는 가격(1kg 15만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회맛만큼은 여느 생선이 따라갈 수 없다. 졸깃졸깃하면서도 기름지고, 혀에 착 달라붙는 회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칼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다금바리가 준비돼 있는지 꼭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게 낫다. (064) 794-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