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05분.
긴 여행 끝에 아테네에 도착했다.
장거리 비행의 시작은 설레임과 기대감 덕분에
그 긴 시간의 피로감을 모르고
착륙과 동시에 온 몸의 감각기관들이 빠른 속도로 열리게 마련입니다.
눈에 익지 않은 그리스 글자들과
다소 딱딱한 느낌의 그리스어가 주는 느낌들 덕분에
아테네 공항의 첫인상은
관료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색채가 풍기는 듯 느껴졌습니다.
동양인들이 많지 않아 가끔씩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던 것과
좀처럼 입국심사대의 줄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
그 덕분에 조금 지쳐갈 때쯤 비로소...
수속을 마치고 공항으로 나왔습니다.
입국장에서 나와
우선 공항내 편의점에서 전화카드(4 유로)를 하나 사서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도착을 알리고 난 후,
information desk에 들러
아테네 시내 지도 & 교통지도, 기타 필요한 자료들을 챙기고
공항버스 타는 곳을 물어 확인하였습니다.
입국장에서 나와 오른쪽 끝 출구로 나오면
아래 사진과 같은 버스티켓 판매소가 있고
여기에서 티켓(3.2 유로)을 끊은 후
아래 오른쪽 사진과 같은 전광판에서
각 번호별 출발 시간을 확인해서
정해진 승강장에서 승차하면 된답니다.
<승차권은 버스 타자마자 기계에 집어넣으면 승차시간이 찍힙니다.>
민박집이 위치한 글리화다로 가기 위해
우리는 97번 버스를 타야했는데,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는 버스는 자주 운행되는 반면
97번 버스는 한시간당 1~2대만 운행되고 있었기에...
좀 기다려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나온 민박집 언니와 반가운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아테네에 내려
바람 시원한 길을 걸으며 우리가 나눈 첫 이야기는
얼마나 이곳의 공기가 맑고 햇살은 순진한지..
..에 대한 찬사였습니다.
티없이 파아란 하늘에 떠있는
정말 동화책 그림같은 하이얀 구름 조각들 아래
그 구름처럼 깨끗한 흰색 건물들,
큰 나무 없이 나즈막하고 소박한 초록터치~!
높은 건물없이 조촐한 층수의 널찍하고 여유있는 주택가에 위치한 민박집은
쾌적함 그 자체라서...
<정성 가득한 한식상 앞에서 H & S..그리스의 메론과 포도..정말 맛 최고~!!>
하루 먼저 비엔나에서 아테네로 들어와있던 S 와
함께 출발한 H 까지 모두 모여
샤워하고 점심 얻어먹고
차와 과일까지 끝낸 후에
예약해 주신 열차표와 시내버스 표(0.5 유로)까지 하나씩 받아들고
여행의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널찍한 베란다에서 사진찍기에 한창인 우리 일행들>
첫댓글 therreaas님 너무 기대됩니다. 내가 따라가고있는 느낌이에요. 인왕산갔던날 여행이야기 많이 듣고 싶었는데 다른 분 들 이야기 듣느라 여행기 못들어 아주 많이 섭섭했답니다. 얼른 다른것들도 올려주세요.
어휴~ 기대마세요. 아마 곧 시간없다는 둥 하면서 손 놓아버릴 가능성이 아~주 높거든요.
잘봤습니다. 다음 얘기 기다릴께요.
추석 연휴, 어찌 지내셨나요? 전 정말 한풀듯 시간구분 없이 내리내리 잤더니만..어이없게도 '행복감' 최고 상태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잠이 고팠는지도 모르고 살았나봅니다.
그리스 포도는 청포도인가요? 맛이 궁금합니다.
씨없는 청포도도 있고 다른 품종들도 있었는데, 자잘한 청포도의 당도란...정말 맛있었구요, 청포도보다 농익은 메론의 맛 덕택에 여행내내 메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답니다. 칼도 없는데 로도스섬에선 가게주인에게 잘라달라 해서 숙소에서 아이들처럼 얼굴에 다 묻히고 먹었을 정도로...
한인 민박집에서 묵으셨나보군요...
아테네에서만요. 부탁받은 면세점 쇼핑품들이 또 가방 하나 가득이어서 여행내내 맡겨놓을 곳도 필요했고 기차표 예매도 부탁해야해서 선택했는데, 함께 간 친구가 여행내내 식사를 거의 못 해 거기 아니었으면 큰 일(?) 치를뻔 했네요.
갈끔한 여행기 기대됩니다. 아직 못 가본 곳이라 주체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다가서게 됩니다. 혹자왈 서유럽에서 폴투칼 다음으로 못 사는 나라라는 둥 그리스의 후진성을 거론하는 사람이 많던데 실제 가보신 느낌은 어떠신지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자거리의 사람들에게서도 나름의 품위를 느낄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답니다. 처음 자유여행 간 친구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정리멘트를 날려주던데.. 참, 아프리카 여행기 재미있게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