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전 유전진단 이용 국내 첫 정상아기 분만

[tcsmam]

착상전 유전진단 이용 국내 첫 정상아기 분만

유전병 장애인도 ‘정상가정 설계’ 희망
삼성제일병원 강인수 교수팀 개가

29세의 윤모씨. 8년전 어렵게 가진 첫 아이의 분만은 그녀를 한없는 고통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유는 OTD(Ornithine Transcarbamylase Deficiency) 즉, 성염색체 유전병으로 인한 간 효소 부전증으로 아기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씨는 본인이 R320X 돌연변이에 대한 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그녀가 최근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에서 실시한 착상전 유전자검사를 통해 건강한 남자아이의 출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강인수 교수(불임센터 소장)팀은 ‘착상전 유전진단법’을 이용해 그동안 정상분만이 불가능했던 난치성 성염색체 이상 유전병 부부에게 국내최초로 정상아기 분만에 성공했다.
착상전 유전진단이란 유전병의 보인자나 염색체 이상이 있는 부모에게서 임신 전에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시험관 내에서 수정시킨 후 그 수정란의 세포 한 개를 떼어내 염색체 및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정상으로 진단된 건강한 수정란만을 선별해 자궁 안에 이식 착상시키는 방법이다.
또한 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35세의 전모씨도 삼성제일병원에서 착상전 유전자진단을 통해 정상배아 임신에 성공 지난 13일 건강한 남아를 출산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유전질환 아이의 출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융모막 검사나 양수검사를 통해 얻은 태아세포를 이용해 진단이 가능했다. 이럴 경우 임신중절과 분만포기만이 유일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유전질환의 유전자 결함을 임신중 산전진단이 아닌 착상전 수정란 단계에서 미리 조기 진단해 임신중 사산과 유산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강 교수와 유전학 연구팀은 여러 가지 분자생물학적 기술을 적용해 한부위의 유전자이상은 물론 여러 부위의 유전자분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PER-PCR을 시행하고 있으며, 수정란으로부터 얻은 할구 1개를 이용해 연관분석을 실시해 성공했다.
이같은 연구기술 적용으로 국내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중 혈액응고 인자의 결핍이 원인인 혈우병A형, B형과 근육에 존재하는 디스트로핀이라는 단백질의 점진적인 소실로 근육이 약화돼 사망에 이르는 듀센형의 근이양증, 심한 정신지체 현상을 보이는 FragilaX증후군 등 많은 유전병질환에 대해 착상전 유전진단이 가능해졌다.
강인수 교수는 “첨단기술의 임상적용으로 유전병 가계의 불행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유전병 장애인도 정상의 가정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 후생신보 2003.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