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간 종주 제 4구간 산행기[소목고개~마재고개]

[이한성]

 

제목 : 낙남정간 종주 제 4구간 [소목고개~마재고개]

▶ 산행일자 : 2004년 02월 29일(둘째 일요일) - 날씨 : 비 흐림 안개

▶ 산 행 지 : 경남 창원시 봉림동 , 마산시 두척동

▶ 산행코스 : 소목고개~용강고개~굴현고개~천주봉~천주산~윗담재~미재고개

◎ 산행거리 : 약 17.5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7시간 45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15명(김장범 최화성 홍차정 김창경 김정희 김옥남 김종주 장태술 박재진 김무희 김영우 임길제 최인숙 후미안내 남세현 산행대장 이한성)

<도착지별 시간대>

- 09:35 창원사격장 산행시작

- 09:53 소목고개

- 11:30 신풍고개(용강고개)

- 12:45 굴현고개

- 13:09 식사 끝 출발

- 13:28 전망대봉우리

- 13:38 천주봉정상

- 13:56 천주암사거리 [천주암 0.38Km, 천주산 1.44Km]

- 14:22 천주산(638.8m)

- 14:50 낙남삼거리

- 15:38 분기봉 쉼터

- 16:15 작은 송정고개

- 16:32 송정고개(윗담재)

- 17:20 마재고개

<산행기>

비가 내린다. 메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반가운 비다. 최근 이상고온의 날씨가 거듭되는가했더니 봄비인지 겨울비인지 이 비의 정체가 모호하다. 새벽부터 내리는 비 덕분에 가득이나 적은인원 몇 명 빠진 상태에서 출발이다. 고속도로에는 간헐적인 빗방울만 날릴 뿐 그리 많이 오는 비는 아닌 것은 다행, 버스는 어느새 영산휴게소에 들어선다. 아침을 대충해결하고 막 떠나려던 참에 김영우선배님의 전화가 걸려온다. 여차저차 하여 대구에서 차를 못타고 지금 택시로 여기까지 오시겠다는 전화다.

50분 정도 기다리자 거금 5만원을 들여 타고 온 택시가 도착한다. 반가웠다. 하여튼 대단한 그 성의와 하시겠다는 의욕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한편 동료들의 이해심과 배려 또한 너무 고마웠다. 버스는 북창원IC를 빠져나와 들머리인 창원종합사격장에 당도한다. 우중채비를 완료하고 지난번 하산했던 소목고개를 향해 산행시작이다.(09:35) 비는 왔지만 날씨는 약간 고온 상태, 완만한 산책로를 걸어 약 20분 만에 고갯마루에 오른다.(09:53) 비를 실은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시원함을 느낄 정도다.

            소목고개, 복장정리를하는 대원들

복장을 잠시 정리하고 첫 봉우리를 오른다. 지난번 먼지 풀풀 날리는 산길은 간곳없고 발길에 닿는 촉촉한 흙길이 상큼하다. 첫 봉우리에는 체육시설의 공터가 있고 삼거리가 나있는 곳이다. 이름 하여 봉림봉이라 지칭하는 곳이지만 달리 삼각점이나 표지석은 없다. 정간길은 봉림사쪽 넓은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급히 꺾어 나있다. 산길은 정겨운 오솔길로 바뀌고 얼마안가 키 큰 조릿대 숲길을 지난다. 손가락 굵기의 조릿대나무..., 저놈을 꺾어서 어릴 적 딱총 만들어 놀던 때가 생각난다.

           293봉(볼림봉) 쉼터, 낙남길은 이곳 오기직전 우측길이다.

            조릿대나무숲길

잠시 후 다시 대나무밭과 탱자나무지대를 번갈아 지나더니 등산로간판하나가 눈에 띈다. 능선으로 연결된 등산로를 사면으로 유도한 간판이다. 아마 골프장접근을 방지키 위해 길을 돌려놓은 듯 하다. 가끔 로프를 매어놓은 곳은 진흙길이라 무척 미끄럽다. 이리저리 골프장을 돌아가다. 어느 싯점에 골프장그린이 보이고 거기에는 캐디와 골퍼들도 보인다. 이 비 오는 날에도 골프를 하는구나! 원 참..., 잠시 그린으로 들어가니 푹신한 것이 등산화가 호강을 한다. 저 사람들은 우리 꼴을 보고 뭐라 그럴까...?

       골프장 우측사면 길..., 날등은 골프장 차지다.

          능선의 골프장그린, 신발이 호강한 곳이다.

‘창원컨트리클럽’, 골프장은 예상외로 규모가 큰 것 같다. 한참을 거닐었는데도 골프장은 끈질기게 따라오더니 골프장 마지막 팬스옆을 올라서자 길이 갈리면서 그와 이별을 한다. 중간중간 떨어져있는 골프공 선물을 고맙게 받고 탱자나무울타리를 지나니 앞이 훤히 트인 야산봉우리다.(10:50) 멋진 바위하나가 덩그러니 있고 국도와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간식들을 꺼내먹고 이곳에서 첫 휴식을 취한다. 모두들 배가고픈지 각양각색의 간식들을 서로 나눠먹는 모습들이 너무 정겹다.

                 골프장을 보면서 진행

                    골프장 지나 첫 쉼터봉우리에서 간식 우측사면이 과수원이다.

             맛있게 먹는 장태술대원

휴식을 마치고 작은 언덕 두어 개를 넘자 아래로 치닫더니 검문소가 있는 14번 도로고개에 떨어진다.(11:30) 용강마을이 있다하여 ‘용강고개’라 불리어지는 곳, 지도에는 ‘신풍고개’로 표시하고 있다. 마루금은 건너편 야산을 보고 올라야하지만 그리 올라가면 안 된다. 과수원개간으로 길이 끊긴 상태라 정상적인 능선잇기가 안된다. 산을 왼쪽에 두고 마을길로 들어선다. 묘향사갈림길에서 새로 난 포장도로를 따른다. 곧 아랫길과 만나고 용강마을회관(노인정)앞을 지나 철뚝길과 잠시 나란히 가다 건널목을 건넌다.

                   신풍고개

 용강고개(신풍고개) 길을 건너면 이런 간판이 있고, 낙낙길은 마을길로...

                 용강 마을회관

    마을회관 아래 새로낸 진입로 도로와 철도건널목 모습 

앞에 보이는 고속도로굴다리를 겨냥해 길을 가면 효자비 세워진 사당이 있고 이곳에서 좌측을 틀어 고속도로굴다리를 통과한다. 굴다리 나오자마자 좌측 길을 따라 산으로 오른다. 시멘트길을 얼마간 가면 좌측 절개지 쪽에 산으로 붙는 리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계속 길 따라가다 언덕 끝에서 왼쪽 널따란 산길로 오른다. 가파른 비탈길을 10여분 올라가니 왼쪽에서 오는 정간길을 만나고 이제부터 다시 오솔길이다. 계속되는 오름길이 이어지다 언덕배기 펑퍼짐한 삼거리에서 잠시 한숨을 돌려본다.

            굴다리건너 산으로 붙는 언덕 길

          언덕배기 삼거리에서 산길 정찰..., 

지형이 묘한 곳이다. 왼쪽 지능선이하나 갈라지고 직진하여 약간 돌아 능선이 이어진다. 양쪽에 리본이 달려있어 혼동하기 쉬운 곳이다. 직진하여 돌아가니 10여분 만에 앞이 훤해지면서 굴현고개 고갯마루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 묘지자락에서 도로로 떨어지려니 헉! 아래가 절벽이다. 왼쪽을 돌아서 도로에 내려선다.(12:35) 북면과 소답동을 넘나드는 ‘굴현고개’, 1045번지방도로이며 2차선 포장도로이다. 미끄러운 절개지를 곧장 오르니 공동묘지 조성지다. 반반한 자리를 골라서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굴현고개 고개마루, 1045번 지방도 모습

      공동묘역에서 식사완료모습, 뒤에보이는 봉우리가 바위전망대 봉임. 

그나마 비오는 날, 맨땅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약간의 빗물 섞인 밥을 맛있게들 먹는다. 김장범님은 언제 다녀왔는지 동네에서 동동주와 소주들을 조달해 오셨고 덕분에 그런대로 분위기 있는 오찬이 된 것 같다. 13시 09분, 식사를 끝내고 출발이다. 급 비탈 깔닥고개를 20분가량 치고 오르니 멋진 암봉의 전망대봉우리다.(13:28) 발아래 고속도로와 국도들이 어지럽게 얽혀있고 지나온 산줄기들이 비구름 속에 아스라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암릉을 오르면 이내 산불초소와 돌탑이 서있는 천주봉이다.

             전망대봉우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굴현고개와 고속도로

   천주봉 정상, 봉우리 맞은편에 돌탑과 산불초소가 있다.

커다란 정상석이 서있는 바위전망대가 일품이다. 뭔가 지나온 길을 보상이라도 하듯 일대의 산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된다. 각자의 기념촬영들을 마치고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얼마안가 암봉위에 공사 중인 팔각정봉우리를 지나고 멋진 능선길에 시선을 빼앗기며 취한 듯 걷다보니 느닷없이 체육공원이 나온다. 거기에는 각종체육시설과 농구대도 있고 책장도 눈에 띄는 것이 참 이색적이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니 대형 사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천주암 안부사거리다.(13:56) [천주암 0.83Km, 천주산 1.44Km]

                     천주봉 정상석

 미완의 팔각정봉우리, 뒤쪽 천주산 정상이 안개에 가려있다.

          멋진 능선길과 암릉들...

      체육공원에 책장도 있다.

이곳 천주산은 진달래로 유명한 산이다. 꽃피는 절기가 되면 좌우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나무가 장관을 이룰 것이고 또 수많은 인파가 이 광경을 보려 몰려들 것이다. 그래서인지 넓게 정비해놓은 등산로가 마치 신작로 같다. 한바탕 비탈을 치고 오르니 운동장만한 헬기장이 있고 정상 1Km 쯤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곧이어 다음 봉을 향해 또 한번 오름짓을 하니 두 번째의 큰 헬기장이 반긴다. 중계철탑이 하나보이고 다시 세 번째 헬기장을 지나 얼마안가니 천주산(638.8m)정상이다.(14:22)

         천주산 오름길에 만나는 대형 헬기장

           천주산 정상모습,  

바람이 아까와는 전혀 딴판으로 춥다. 거기에다 주위에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조금만 떨어지면 사람들이 안 보인다. 등산로는 여러 갈레 나있고..., 이런 곳에서 자칫 방향감각을 잃기 쉬움으로 조심해야한다. 천주산의 또 다른 정상석, 용지봉정상석을 뒤로하면 산길은 좌우로 나있다. 전망이 없어 어느 것이 능선길인지 구분이 안 간다. 마루금은 우측길이다. 뚝 떨어지는 길을 한차례 내려빠지면 평지에 닿고 순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안개가 살짝 걷히면서 내려선 봉우리와 가야할 능선들의 모습들이 선명한 색조들 띤다.

    안개가 걷히면서 모습을 나타나는 봉우리들...

기온이 많이 강하했는지 오전과는 달리 꽤 춥다. 완만한 산길을 한동안 가다보니 산구름님이 일행 두 분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무선교신이다. 왼쪽으로 간 것 같다하여 발걸음을 멈추고 최종후미를 확인한다. 다행히 잘못가지는 않았다. 후미에서 잠시 안개 땜에 착오가 있은 듯 하다. 인원확인을 전해주고 다시출발, 억새풀 가득한 산길을 한참 진행할 때 능선이 갈리는 중요한 삼거리에 닿는다. 낙남길은 우측 잡목길로 들어서고 뚜렷한 직진길은 마산 구암동으로 향하는 메인등산로다.(14:50)

  멋진 산봉우리 모습들...  

낙남리본들이 펄럭이는 우측길을 들어서니 얼마안가 또다시 솔밭 푹신한 능선길에서 길이 갈린다. 이곳에서 역시 좌측으로 90도 꺾어야한다. 솔밭이 좋아 묘 옆에서 잠시 소주한잔씩 나누고 최종후미 산구름님을 합류한다. 곳곳에 쓰러진 고목들이 즐비한 나무숲 무성한산길이다. 한동안 그런 숲길을 가다 이제 좌 전방에 높다란 봉우리를 보며 걷는다. 갈이 우측으로 비켜가는 듯 하여 행여 다른 능선인가 했더니 어림없는 소리, 언덕 분기점에 이르러 방향을 홱 틀어 어김없이 봉우리를 향한다.

                              호젓한 솔밭길

보기에도 그랬듯이 경사는 가팔랐다. 한참을 올라 친 뒤 다 올랐나 했더니 정상 전위봉이다. 한번의 오름길을 더 극복한다. 역시 고놈도 전위봉이고 바로 다음 봉이 정상이다. 쉬기 좋은 공터가 있고 왼쪽 편에 긴 통나무 두 가닥을 걸쳐서 앉도록 해놓았다.(15:38) 일행들이 다 올라오기를 기다려 휴식을 한다. 현 위치를 파악해 보건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줄 알았더니 막상 걸어보니 그게 아니리는 것을 안다. 물론 거기에는 종료지점을 잘못 알았던 착각도 있었지만....,

 힘들게 올라온 분기봉, 낙남길은 우측 내리막이다.  

산길은 우측으로 한차례 떨어졌다가 다시 나무 우거진 숲길이다. 5분 짜라 봉우리하나를 더 넘고 25여분 만에 개소리가 요란한 임도길에 내려선다. 길가에는 개사육장이 있고 너저분한 폐 건축물 쓰레기가 여기저기 쌓여있다. 길을 조금 따르니 ‘작은송정고개’라 일컫는 임도길이 가로지른다.(16:15) 임도를 버리고 표지기가 붙은 산길을 짓쳐 오른다. 약 5분 만에 고개에 올라서고 정상바위를 왼쪽에 두고 산길은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얼마안가 도로가 보이고 엄청난 절개지 위에서 길은 우측으로 비켜간다.

     산에서 내려와 만나는 임도, 길 양쪽에 건축물 쓰레기가 엉망이다.

 작은 송정고개, 길 건너 다시 산으로 붙는다. 

철망 팬스가 둘려 쳐 있어 어디로 내려가나 고민했더니 배수로 홈통공간으로 내려오니 제격이다. 송정고개(윗담재)라 부르는 곳, 2차선 포장도로로 되어있고 칠원 내서읍과 마산 회성동의 경계를 알리는 안내판하나가 서있다.(16:32) 도로건너편으로 공터가 있고 그 아래 개울물이 흐르고 있다. 빗길에 흙투성이가 되어버린 신발들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내려가서 씻느라 난리다. 신발을 깨끗이 씻고 다시 출발, 공터 옆으로 나있는 산길을 오른다. 이것이 마지막 오름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오른다.

 송정고개(윗담재) 건편에 공터가 있고 우측아래 개울이 있다. 

거의 봉우리에 올라왔을 때, 손이 허전하다. 앗불싸! 톱하고 지도를 도로가에 두고 온 것이다. 톱은 용강고개 내려오다 주운 것을 여까지 들고 왔는데 아깝다! 그렇다면..., 얼른 배낭을 내려놓고 잽싸게 내려가서 주워온다. 다시 배낭매고 고개를 올라서니 산길은 별 특징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느닷없이 임도절개지 한곳을 만난다. 흙에 신발이 빠져 그냥 내려오기가 만만찮다. 가까스로 덜 빠지는 곳으로 내려왔지만 신발은 엉망하고도 진창이 되어버린다. 젠장! 말짱 헛장사 했잖아~,

           에고고~ 신발이 엉망이 된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별 문제가 없었는데..., 빽빽한 소나무조림지대를 지나 불과 10여분 만에 도로가 보이고 절개지 쪽을 조심스레 내려오니 4차선도로 14번국도변이다. 때마침 배수로에서 내려오는 빗물로 다시 신발의 흙을 씻어내고 갓길을 조금 걸어 버스가 서있는 마재고개에 당도한다. 고개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마잿고개’라 음각된 비석이 서있다.(17:20) 비에 젖은 옷가지들을 갈아입어야했지만 그래도 가져온 막걸리한잔부터 한잔씩 나누고 씻기로 한다. 하산주 한잔하는 동안 어느새 비는 개이고 있었다. [-끝-]

   이제 다왔다! 아래 마재고개가 보인다.

                     도로 내려와 마재고개비 있는곳으로 이동

           마재고개 고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