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대한 고정관념 몇 가지.
무더위, 커피, 판쵸를 입은 콧수염의 사나이들, 총을 든 무장 강도, 빈민...
그러나 해발 2600 미터에 위치한 보고타는 걷다보면 숨이 찬 곳이었고, 4월의 보고타는 약간 쌀쌀한 느낌을 주었다. 아침 햇살이 강렬해서 7시가 되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곳이기도 했다.
보고타의 둘쨋 날 아침, 숙소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 때문에 늦잠을 잘 수 없었다. 창을 열고 바깥 풍경을 보았을 때의 설레임이란.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거리는 온통 원색적인 집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고, 좁은 골목을 노란 소형 택시들이 재빨리 지나갔다. 골목 한 귀퉁이에는 걸인이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다. 아침의 보고타는 지난 밤의 모습과는 달리 활기차고, 화사했다.
거리에는 예쁜 카페들과 복사 가게와 인터넷 카페들이 줄지어 있었고, 마모된 돌이 깔린 좁은 길로 드리워지는 햇살은 따스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들른 허름한 카페에선 스타벅스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값싸고 맛있는 커피가 있었고, 사람들은 동양인인 우리를 신기한듯 쳐다보았지만, 카페에서건 거리에서건 그들은 무척 친절했다. 아름답고 조금은 낡은 그러나 활기찬 올드 타운은 근처에 대학이 있어 젊은이들이 많은 곳이기도 했다.
콜롬비아의 아가씨들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굽슬굽슬한 머리를 하고, 매끈한 몸매로 경쾌하게 걸었다. 대학가 근처에서 마주치는 그녀들은 잘 웃고, 길을 물으면 친절히 가르쳐주었다. 그녀들의 스페인어를 우리가 이해 못한듯 보이면,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길을 안내해 주기도 했다.
볼리바르 광장에 하릴없이 앉아 구두닦는 할아버지의 손놀림을 구경하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구두를 닦고 1000페소(약 500원)를 받았다. 광장엔 비둘기들이 떼지어 날았고, 비둘기 모이를 파는 소년이 있었다. 또 그 옆엔 작은 컵에 커피를 팔고, 까치 담배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그녀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어라 말하면, 나는 대충 눈치로 이해하고 내가 Corea del sur (코레아 델 수르)에서 왔다고 말해 주었다.
아, 나는 콜롬비아가 너무 좋았다. 친절한 사람들, 맛이 좋은 커피, 따스한 햇살...
원래 우리는 보고타에서 3일만 스탑오버하고, 페루 리마로 가기로 했는데 콜롬비아가 너무 마음에 들어 리마행 비행기 티켓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콜롬비아에 더 머무르고 육로로 에콰도르를 거쳐 페루에 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정해진 루트대로만 여행하는 것 보다, 나는 이런 변수를 사랑한다. :-)
보고타에서 우리가 묵었던 숙소 Hotel Aragon.
더블룸 30000페소를 깎아서 26000페소에 머뭄. 약 12000원.
콜롬비아 여행기랑 사진 잘 봤습니다. 저도 작년에 배우자랑 9개월간 여행갔다 왔는데요. 여행한 남미 나라들이 저희랑 같군요.^^ 보통 남미여행 가더라도 콜롬비아나 에콰도르는 잘 안가드라구요. 우린 둘다 다시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콜롬비아를 꼽을만큼 너무 좋았는데... 아~, 갑자기 콜롬비아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네요.
첫댓글 햇살만큼 따스한 사람들이 느껴져요.. 커피가 그렇게 맛있어요???
느무느무 맛있어요.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는 옅잖아요. 콜롬비아 커피는 깊고 진해요. 카페 콘 레체에 푹 빠졌지요.
콜롬비아 여행기랑 사진 잘 봤습니다. 저도 작년에 배우자랑 9개월간 여행갔다 왔는데요. 여행한 남미 나라들이 저희랑 같군요.^^ 보통 남미여행 가더라도 콜롬비아나 에콰도르는 잘 안가드라구요. 우린 둘다 다시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콜롬비아를 꼽을만큼 너무 좋았는데... 아~, 갑자기 콜롬비아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