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絲綢之路 旅行記
SILK ROAD 旅行記
2007.8.13 - 20
中國 陝西省 西安 咸陽 臨潼
甘肅省 蘭州 嘉峪關 敦煌 柳園
新疆省 吐魯番 達板 烏魯木齊
金明在
西安空港(서안 공항)
날아갈 듯 새로 지은 최신 건물 공항 청사
온갖 색깔 옷을 입은 크고 작은 비행기들
한가득 손님 태우고 쉴새없이 앉고 뜬다
서안 교외의 함양국제공항
秦俑博物館 (진용 박물관)
수 천 년 긴 세월을 깊은 땅 속 묻혔다가
우물 파던 괭이 끝에 잠을 깨서 일어나니
온 몸은 조각이 나고 깃발은 간 곳 없다
화려하던 갑옷 장식 번쩍이던 기치창검
순식간 햇살아래 빛바래고 문드러져
흙무덤 화석이 되어 이리 저리 누웠구나
秦始皇凌(진시황릉)
일곱 나라 꿇어앉힌 영웅은 잠이 들고
산처럼 커다란 뫼 그를 덮어 눌렀구나
불로초 불사약들은 어디 두고 그냥 갔나
높은 봉분 무너지고 등신 석상 간 데 없네
천세를 누리려던 황제 묻힌 무덤 사이
무성한 석류나무 숲 계단 길이 들어섰다
등신: 무덤을 지키는 석물
德發庄餃子宴(덕발장 교자연)
고색창연 종루 건너 자리 잡은 기와 건물
층층마다 등불 밝혀 사람들을 끄는 구나
널따란 마루방 마다 이국 손님 가득하다
채반 위에 얹혀 나온 온갖 색깔 여러 만두
붉은 연꽃 노란 토끼 생긴 것도 가지가지
냄비 속 끓는 물 안엔 재첩만한 진주 만두
덕발장은 서안의 가장 유명한 만두집
西安市內(서안 시내)
복잡한 지하통로 사람들로 붐비어서
낯설고 어두운 길 깃발보고 따르는데
모퉁이 길 모서리에 손 내밀고 동냥 한다
휘황한 네온사인 보기 좋은 굵은 나무
넘치는 외제차에 깨끗한 시내거리
횡단로 옆에 두고서 아무데나 건너간다
大唐芙蓉園(대당 부용원)
겨울옷 잡혀 놓고 술 사먹던 곡강 기슭
늙은 시인 사라지고 빛난 글귀 남았는데
옛사람 거닐던 밤길 가로등이 대낮같다
늙은 시인: 두보
황족들이 노닐던 곳 연못파고 집을 지어
주야로 찾아오는 사람 발길 끊임없고
드높은 대안탑 불빛 밤하늘을 수 놓는다
대안탑: 자은사의 7층 전탑
넓고 굽은 돌다리 길 크고 높은 느티나무
밤안개 피어올라 신선경을 이루었네
가까이 들여다보니 연못 속의 분수 방울
천하절색 곁에 세운 용포 입은 황제 앞에
허리 굽힌 늙은 내시 금색 투구 호위 장군
한 마디 호령 소리에 몸 둘 곳을 모르누나
어연궁 방림원이 병풍처럼 둘러섰고
호수가 봉명구천 널찍하게 앉았구나
자운루 고각 사이에 높이 걸린 구름다리
어연궁, 방림원 : 건물 이름
봉명구천 : 노천극장
자운루 : 대당부용원의 중심 건물
南方航空(남방항공)
좁고 작은 비행기 안 손님으로 가득 찼고
난기류 못견디어 이리 저리 흔들려도
구름 속 길 찾아내어 가뿐하게 날아 간다
蘭州(난주)
황하 지류 따라 생긴 좁고 긴 오아시스
비단 짐 먼 길 가는 나그네의 쉼터 되고
높은 집 빽빽한 거리 큰 고을을 이루었네
天下第一橋(천하제일교)
중산 선생 만든 철교 긴 세월을 견디어서
탁하고 험한 강물 가로막고 걸터앉아
제일교 이름값 답게 당당하게 버티었다
중산: 손문의 호
交通停滯(교통정체)
퇴근 길 차량들로 정체되어 섰는데도
무조건 돌진하는 택시기사 화물차들
중앙선 예사로 넘고 역주행도 부지기수
劉家峽(유가협) 가는 길
나무는 고사하고 풀 한포기 없는 산골
누런 황토 민둥산이 겹겹으로 쌓였는데
한 줄기 실낱같은 길 굽이굽이 이어졌다
실오라기 흙탕물이 흐르다가 마르는 곳
나는 새 하나 없고 인적조차 드문 골짝
손바닥 황토 언덕에 옥수수가 무성하다
풀 한 포기 안 자라는 돌무더기 모래언덕
마실 물도 못 구하는 외지고 높은 산골
모진 명 끊지 못하여 짐승같이 살았구나
쭉정이가 태반 섞인 밀보리를 베어다가
타작마당 모여 서서 바람 따라 도리깨질
온 식구 일년치 양식 한 톨인들 소홀하랴
나뭇단 머리에 인 단발머리 계집아이
부담 지고 앞서가는 아비 재촉 소리 듣고
흙 묻은 바짓가랑이 펄럭이며 달려간다
바싹 마른 긴 다리에 깃털 짧은 닭 한 마리
옥수수밭 잡초 더미 모이 찾아 헤집다가
강아지 짖는 소리에 고랑 사이 숨는구나
劉家峽(유가협)
귀한 물 가두어 둔 높이 쌓은 튼튼한 댐
현명한 늙은 노인 이름을 남기었네
황토물 흘러 고여서 푸른 물이 되었구나
늙은 노인 : 유가
조그만 쾌속선의 앞 유리문 들어가서
비좁은 좌석 사이 비스듬히 기대앉아
호수물 두 줄로 가르며 화살처럼 날아간다
황토 쌓인 강기슭의 나무 사이 푸른 초원
검고 누런 소들 속에 나귀들이 섞였는데
풀밭에 고개 숙이고 먹이 뜯기 여념없다
바위산 기슭에는 흰 양들이 가득하고
수풀 사이 오두막 옆 소떼들이 한가롭다
풍경은 그림 같으나 고단하고 힘든 살림
姉妹峰(자매봉)
황하강변 절벽 틈에 사이좋은 자매 입상
어깨 기댄 어린 동생 한 손으로 감싸 안고
언니가 다 해 줄테니 걱정 말라 위로한다
炳灵寺(병령사)
웅장한 바위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긴긴 세월 비바람에 절묘하게 깎인 절벽
구름 위 신선들 모여 학을 타고 내려올 듯
대자대비 공덕 기려 후세 사람 전하려고
가파르고 굳은 암벽 정성으로 파내었네
중생들 절 받는 부처 미소 띄고 바라본다
바위 벽을 깨어 파고 흙을 붙여 만든 불상
제비집 난간 지어 사람들이 오고 가도
천 년을 한 자리 앉아 깊은 생각 잠기었다
蘭州站(난주역)
명절대목 시장 같이 사람들로 들끓는 역
보기보다 깨끗하며 넓고 편한 대합실에
침대방 정갈한 침구 누워 가는 기차 여행
쾌속으로 질주하는 야간열차 창밖으로
무수한 별빛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새벽녘 가는 빗방울 객차 창문 두드린다
酒泉(주천)
무위 금창 장액 지나 잠시 멈춘 주천 역사
젊은 장군 술을 붓던 우물 흔적 자취 없고
객차 옆 줄지어 서서 호각 부는 여승무원
젊은 장군 : 흉노를 정벌한 곽거병
땅속 묻힌 철광 동광 지천으로 널려 있고
모래벌판 곳곳에는 연기 뿜는 제철공장
큰 트럭 가득 실린 건 무진장한 천연자원
嘉峪關(가욕관)
시내 복판 공원 중앙 우뚝 솟은 말 한 마리
나는 제비 밟고 뛰는 피땀 흘린 천마 동상
서역 땅 거두어들인 주인 향해 달려간다
주인: 서역을 개척하고 천마를 얻어 온 장건
關帝廟(관제묘)
성안에 자리 잡은 관우 모신 사당에는
애국충정 흠모하는 참배객이 줄을 잇고
적토마 청룡언월도 대문 옆에 기대섰다
청룡언월도: 관우의 600 근 장창
嘉峪關長城(가욕관 장성)
모래사막 한 가운데 거대하게 솟은 성루
저 멀리 흑산 기슭 바윗돌을 가져다가
백성들 피눈물 짜서 쌓아 올린 높은 성벽
기련산맥 험한 줄기 뻗어나간 서쪽 땅 끝
광화문 유연문이 동서로 마주보고
황금빛 천하웅관비 당당하게 높이 섰다
가지 꺾어 이별하던 호숫가의 버드나무
밤비 내린 주막집의 오랜 벗은 떠나가고
한 줄기 모래밭 길이 서쪽으로 이어졌다
왕유의 ‘송원이사안서’에서 인용
낙타 등 몸을 싣고 천번 만번 돌아보고
남은 가족 통곡 속에 정든 사람 흔드는 손
돌아올 기약 못하는 떠나는 이 찢긴 가슴
새 울음 소리 내는 둥근 돌을 만져보고
허수아비 과녁 향해 시위 당긴 관광객들
누각 위 벽돌 한 장의 얽힌 얘기 들었는가
懸壁長城(현벽장성)
황량하고 거친 들판 바위산 능선 따라
물 한 방울 샐 틈 없이 이어지은 장성 줄기
바람 결 펄럭인 깃발 군사들은 간 곳 없다
안쪽은 돌산이요 바깥쪽은 고비사막
사십오도 경사면에 위태롭게 걸린 장성
기마병 이민족 침입 굳건하게 막았다네
뙤약볕 피해 앉은 천막가게 과일 상점
길쭉한 수박덩이 가로 눕혀 긴 칼 잘라
한 조각 시원한 꿀맛 땀방울을 식혀준다
敦煌(돈황) 가는 길
하늘을 나는 새들 자취를 감추었고
땅을 기는 짐승들의 그림자도 못찾겠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끝도 없는 자갈 모래
삼 미리 가랑비에 떠내려간 모래 도로
꼬리 물고 돌아가는 기다란 차량 행렬
소나기 한 줄기 오면 물귀신이 되겠구나
敦煌(돈황)
유명한 모래산 앞 가로수가 무성하고
길가에 걸린 등불 구리종이 매달렸다
너른 터 자리 잡은 건 손님 맞는 호텔 건물
인도 불교 처음 맞아 화려하게 꽃을 피운
동서무역 중간 거점 크게 성한 도시 이름
오늘도 거리를 메운 이름 모를 이방인들
서역 출사 장건 발길 곽거병의 자취 남은
옥문관성 양관 옛터 지척에다 세워두고
푸르른 오아시스 땅 찬란하게 빛난 문화
천산산맥 사이에 둔 북로 남로 만나는 곳
서역 가는 비단상인 친지들과 이별하고
천만리 대상 길 넘어 다시 찾은 고향산천
과일가게 널려 있는 포도 수박 하미과에
식당 앞에 늘어놓은 크고 둥근 빵 덩어리
정육점 고깃덩이는 피 흐르는 생 양고기
鳴沙山(명사산)
모래언덕 산을 이뤄 소리 높이 우는구나
전생에 원통한 일 가슴깊이 못박혀서
밤새워 토하는 울음 십리 밖에 퍼져간다
지친 다리 절며 끌던 낙타대상 고달픈 길
목숨 걸고 오고가던 한 많은 고생길이
관광객 타고 즐기는 돈방석이 되었구나
하늘 나는 글라이더 모래밭엔 사륜구동
요란한 소리 내며 정신없이 내달리고
사람 탄 낙타 떼들이 코를 꿰여 끌려 간다
이글거린 햇볕 아래 달구어진 모래사장
고삐 줄에 묶인 낙타 여기저기 꿇어 앉아
누런 목 길게 빼어서 침 흘리며 바라본다
모래언덕 경사진 길 순식간에 미끄러져
타는 재미 보는 재미 웃음소리 낭자한데
무거운 썰매 진 짐꾼 가쁜 숨을 몰아 쉰다
月牙泉(월아천)
사막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속 푸른 숲엔
반달 같은 호숫물이 햇살에 번쩍이고
날렵한 추녀 끝 세운 기와집이 가득하다
沙州市場(사주시장)
어둠 내린 밤거리의 돈황 명물 사주시장
전등 밝힌 포장마차 줄을 지어 손님 맞고
흰 연기 고소한 냄새 양꼬지로 맥주 한잔
敦煌山莊(돈황산장)
옛성 닮은 삼층 건물 넓고 크게 자리 잡아
각층마다 객실 방이 일백 칸을 넘는구나
너른 땅 가진 사람들 집터 한 번 기죽인다
손나잇 두타 소리 신명나는 장단 맞춰
속눈썹 긴 회족 처녀 나비처럼 춤을 춘다
천년을 이어져 오는 비천상의 날랜 솜씨
손나잇 : 두 줄 짜리 현악기
두타 : 작은 북. 둘 다 위그루족 고유 악기
밤하늘에 퍼져 가는 심금 울린 얼후 소리
애절한 사랑 노래 연인들이 눈물짓고
기왓골 내리는 바람 옷자락을 흔드누나
얼후: 아쟁을 닮은 중국 악기
駱駝(낙타)발 料理(요리)
볶은 고기 얹어 먹는 굵고 질긴 국수가락
신강 명물 빤미엔 옆 접시 담긴 노란 고기
낙타 발 잘라서 만든 보신 식품 희귀 음식
빤미엔 : 신강 고유의 볶음 국수
駱駝(낙타)
이른 아침 방울 소리 잠이 깨어 밖을 보니
주인 손 끌려 나온 낙타들이 달려가네
코뚜레 동아줄 묶여 아침부터 고달프다
駱駝草(낙타풀)
허허벌판 사막 위에 군데군데 둥근 덤불
뾰족가시 옆에 붙은 콩알만한 작은 잎새
혓바닥 감아서 먹는 낙타들의 귀한 양식
莫高窟(막고굴)
부처 향한 깊은 불심 극락세계 이루고자
평생 모은 재산 털어 석굴 공사 벌였구나
바람벽 가득한 불상 어제 같이 생생하다
세계유산 알지 못한 어리석은 도사 욕심
소중하고 귀한 보물 제 손으로 들고 나와
큰 도둑 서양인에게 모두 팔아 넘겼다네
남의 나라 귀한 보물 제 것처럼 들고 가고
수 천 장 벽화들도 도려내고 파내어서
제 나라 박물관 차린 뻔뻔스런 날 강도들
그나마 남은 벽화 보존 방안 찾지 않고
문화혁명 젊은 홍군 멋모르는 종교탄압
부처 눈 파내어 가고 금박 벽화 긁어냈다
오랜 세월 지났어도 변함없는 아름다움
사실적인 그림에다 정교한 무늬 배색
붓끝에 살아 나르는 천장 위의 푸른 비천
한국말 서툴러도 박학다식 돈황 학자
자세한 설명에다 재미있는 입담으로
계단 길 오르내리며 석실 문을 열어 준다
柳園(유원) 가는 길
양 옆으로 보이는 건 검은 색깔 산등성이
삼백리 길 전체 땅이 석탄으로 덮혔다네
이것만 가지더라도 몇 백년은 견디겠다
시골구석 깡촌 동네 좁고 낡은 거리 풍경
일년 내내 부족한 물 금쪽같은 비내리니
보슬비 뿌리는 길에 우산 없이 맞고 간다
生日祝賀(생일축하)
짧은 여정 이국 땅서 생일 맞은 동기들은
중국 케익 포도주로 축하 건배 박수 받고
양고기 바비큐 잘라 미역국을 대신 했다
夜間列車(야간열차)
같은 일행 승객들을 도막내어 갈라놓아
좌석배치 바꾸자고 승무원을 찾아가니
빠른 말 높은 소리에 한 마디도 모르겠다
하룻밤을 같이 지낼 중국 승객 마주 앉아
손짓 발짓 섞어가며 수인사를 나누는데
여 차장 깨워 줄테니 안심하고 자라한다
吐魯番站(투르판역)
신새벽에 내린 역 앞 버스들이 줄을 섰고
이고 진 사람들이 갈길 바삐 서두는데
기사들 큰 소리 질러 손님 끈다 요란하다
哈密瓜(하미과)
더운 햇살 받고 자란 신강 특산 하미과들
호박 닮은 속살 잘라 한입 베어 물어 보니
단 맛이 한가득 담긴 향기로운 참외 냄새
吐魯番(투르판)
이목구비 뚜렷하고 콧날 세운 짙은 눈썹
움푹 패인 눈자위에 노랑머리 위그루인
이민족 총칼 아래서 나라 잃고 살아간다
한적한 시내거리 나귀마차 주인행세
길거리 사장 바닥 포도 장수 빵 장수들
양고기 걸린 가게 안 청진교도 들어찼다
청진교도: 회교신자
交河故城(교하고성)
한 걸음에 뛰어 넘을 얕고 좁은 도랑물을
강이라고 여기고서 성 이름을 지었구나
천산의 눈 녹은 물이 여기까지 흘러왔네
불타는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땅을 파서 집을 짓고 개미같이 살 수 밖에
옛사람 살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무자비한 적군 아래 노예처럼 살기보다
내손으로 자식 목을 통곡하며 졸랐다네
한 세상 구경도 못한 수 백명의 어린 목숨
大小寺(대소사)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받들고 수행하던
수많은 주민들이 밤낮으로 빌던 법당
흙먼지 뒤집어쓰고 뼈대조차 희미하다
坎兒井(카레즈)
뜨거운 열사 식힐 천산 산맥 만년설을
땅속 구멍 깊게 파고 거미줄 수로 이어
차겁고 맑은 물줄기 온 동네를 흘러간다
수 십길 땅속에서 방향 가늠 정확하고
물길을 연결하여 멀리까지 이었구나
선인들 놀라운 지혜 감탄사가 절로 난다
蘇公塔(소공탑)
높이 솟은 흙벽돌 탑 멀리서도 잘 보이고
곁에 가서 살펴보니 정교하고 멋진 무늬
회교도 경 읽는 방엔 사방 천장 햇살 구멍
火焰山(화염산)
흘러내린 산줄기가 불꽃 모양 그대로네
숨막히는 더운 열기 온몸으로 끼치는데
파초선 철선공주는 어디 가서 소식 없나
파초선 : 서유기의 철선공주가 가진 부채
황량하고 거친 사막 푹푹 찌는 무더위 속
그늘 하나 찾지 못할 바위산 언덕 위에
괭이 맨 인부들이 넝마 입고 걸어간다
千佛洞(천불동)
외지고 구석진 곳 인적 드문 바위절벽
일신을 다 바쳐서 석굴암자 지었는데
서양인 도둑들 와서 남김없이 쓸어갔다
高昌故城(고창고성)
황토모래 언덕 위에 자리 잡은 고성 유적
흙더미 벽돌조각 폐허되어 남았지만
그 옛날 번창하였던 고창왕국 수도라네
뜨거운 모래바람 여러 민족 손길발길
스러져간 사람들의 흔적마저 희미하다
아련히 울려 퍼졌을 백성들의 염불소리
당나귀 馬車(마차)
겁 많은 눈 작은 몸집 멍에 씌워 고삐매고
여러 사람 태운 마차 무거운 걸음걸이
언덕길 주춤거리다 모진 채찍 떨어진다
숨막히는 먼지 흙길 쉴새없이 오고가며
채찍질 고함소리에 주눅들어 달렸지만
먹어라 던져주는 건 말라빠진 옥수수잎
阿斯塔那 古墓(아스타나 고분)
선인들이 잠든 묘지 파헤치고 뒤지어서
영원안식 잠든 시신 불빛 속에 드러났네
천년을 건넌 미이라 눈을 감고 말이 없다
후세 사람 귀감이 될 그림 글자 그린 벽화
순식간 짧은 인생 허겁지겁 살지 말고
언제나 뒤돌아보고 선행보시 많이 하라
葡萄溝(포도구)
풍부한 태양열과 해충 없는 사막 환경
맛있고 단 과일이 무성하게 자라는데
수 백종 포도열매가 알알이 익었구나
붉고 푸른 색깔에다 크고 작은 모양까지
이름은 그만 두고 맛 구별도 쉽지 않다
건포도 알맹이 속엔 설탕덩이 든 것 같다
포도넝쿨 그늘 아래 카페트를 깔아놓고
여러 접시 포도송이 건포도에 포도주병
빨간 옷 위그루 소녀 팔을 들고 춤을 춘다
吐魯番(투르판)의 아침
새벽별이 미처 못진 이른 아침 회족 거리
냄새나는 쓰레기 위 마른 닭이 울음 울고
한 길가 손수레 위에 벗고 자는 젊은 부자
반쯤 꺼진 흙벽돌집 손바닥 창문 너머
가재도구 하나 없는 철저하게 궁한 살림
어두운 평상 위에서 돌아가는 미싱 소리
칠 벗겨진 청진사원 어스름이 깔렸는데
부지런한 회교도들 기도소리 낭랑하다
흰 모자 흰 수염 기른 위그루족 늙은 노인
폐품 더미 쓰레기 속 인기척이 있어 보니
넝마조각 이불 속에 사람들이 자는 구나
담벼락 붉게 나붙은 지상낙원 중국 표어
낭
화톳불 흙난로 속 깨를 붙인 밀가루 빵
일원에 두 개 짜리 회족 사람 한끼 식사
반찬은 하나도 없이 빵 한 조각 물 한 모금
烏魯木齊(우루무치) 가는 길
한 시간을 달려서도 끝이 없는 직선도로
가도 가도 보이는 건 석유 퍼는 노란 기계
무더기 쌓여 넘치는 골재라도 가졌으면
達板古城(달판고성)
황토물 급류변의 오아시스 농촌 마을
너른 들판 푸른 초원 소떼 양떼 풀을 뜯고
아득한 지평선 따라 해바라기 만발했다
달판:투르판-우루무치 사이의 마을
사막 고비 바로 옆에 천국 같은 농촌 풍경
만년설 머리에 인 천산 줄기 펼쳐 있고
푸른 물 가득한 호수 하늘 구름 비추었다
鹽湖(염호)
직선도로 길을 따라 길게 뻗은 하얀 호수
백색으로 보이는 건 모래 아닌 소금더미
하늘도 무심 하시지 한 곳에다 쏟은 자원
호수 가의 큰 건물에 한글 간판 달았구나
낯익은 회사이름 우리 나라 기업인데
소금밭 조광권 따서 생산관리 맡았다네
우리 나라 기업: 한화그룹
風力發電所(풍력발전소)
하얀 색깔 커단 날개 빙글빙글 도는 벌판
세찬 바람 부는 덕에 무공해 천연 자원
수 백개 흰 기둥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최신설비 자랑하는 발전 설비 좋다지만
도로변 공중 측소 코 찌르는 분뇨냄새
한 발짝 떼지 못하게 불결하기 짝이 없다
철조망 건너편의 모래사막 낙타가족
지나가는 자동차가 신기한 듯 서서 보다
어미가 부르는 소리 종종걸음 달려간다
신강 지역 둘로 나눈 천산산맥 산줄기들
허리에 구름 감고 하얀 눈을 이고 섰네
산 안개 희미한 자태 끊임없이 따라 온다
袍(파오)
둥근 지붕 천막 집안 아늑하고 포근하다
양탄자 깔린 바닥 큰 구멍 뚫린 천장
뜨거운 우유차 한잔 바짝 말린 치즈 조각
레닌모 쓴 모택동이 활짝 웃는 사진 옆에
조상제단 모신 자리 촛대 향불 놓여있다
헐벗고 가난하지만 조상 은덕 잊을소냐
南山牧場(남산목장)
백양나무 가로수가 늘어섰는 길가 밭엔
옥수수 밀보리가 충실하게 익어가고
새파란 풀밭 사이엔 자운영꽃 붉게 폈다
보기 좋은 삼나무 숲 골짜기에 가득하고
흰색 천막 파오들이 초원 위에 들어섰다
천막 속 탁자 밑에는 모이 찾는 병아리들
문도 안 연 버스 밖에 떼로 몰린 말과 마부
긴 채찍 안고 와서 골라 보라 재촉하고
부루말 절따말들이 콧김 뿜고 울음 운다
부루말: 흰색에 푸른 점이 있는 말
절따말 : 밤색 말
건장한 절따 등에 올라 앉아 굽어보니
넓디넓은 들판 너머 그림 같은 산수 경치
깡마른 견마잡이는 언덕길을 잘도 간다
처음 타는 말 등 위에 고삐 잡고 달려보니
생각보다 쉬운 노릇 혼자서도 타겠구나
드넓은 초원 누비며 마음대로 다녔으면
天山天池(천산천지)
구름 위의 천산 덮은 보기 좋은 삼나무 숲
골짜기를 굽이치는 맑고 푸른 깨끗한 물
벼랑 끝 정자 속에는 누가 올라 앉았는가
출렁 다리 지나 온 길 리프트에 몸을 싣고
산마루 내려서서 다시 오른 전기동차
탁 트인 너른 호수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희고 노란 야생화가 웃음 짓는 부두에서
유람선 함께 타고 천지 경관 둘러보니
서왕모 사당 옆으로 높이 솟은 박격달봉
흰 눈 쌓인 산봉우리 푸른 초원 삼나무 숲
넓고 맑은 깊은 호수 아름다운 좋은 경치
유목민 생계 빼앗겨 정든 고향 쫓겨난다
관광객 가득 실은 버스들이 오고가는
복잡한 길 언덕 옆에 천막집을 지어 놓고
몇 마리 양떼를 따라 말을 모는 카자흐족
바자르
미나렛 첨탑 건물 우뚝 솟은 시장거리
개미 무리 모인 듯 한 수많은 인파 위로
긴 줄을 공중에 걸고 장대 들고 건너간다
미나렛: 이슬람 사원의 뾰족지붕
볼거리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린 시장
주어진 짧은 시간 물건 고를 사이 없네
신선한 요구르트병 탁자 위에 가득하다
紅山公園(홍산공원)
토끼 사슴 사냥하던 바위산 꼭대기에
붉은 전탑 자리 잡고 시내를 굽어보니
황족들 어디로 가고 낯선 사람 천지구나
공기 맑은 숲속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태극권 기공체조 매일 아침 단련하고
정다운 이웃 만나서 웃음꽃이 활짝 폈다
新疆博物館(신강박물관)
문 열기 기다리는 사람 대열 길게 섰고
시간이 지날수록 장사진을 이루는데
모자 쓴 여자 관리원 햇볕으로 쫓아낸다
건조한 기후 탓에 묻은 송장 건시되어
입은 의복 신은 신발 수 천년을 지나와서
유리관 두 손 포개고 잠든 듯이 누워 있다
누란 왕국 금발 미녀 비단 치마 털 저고리
봉선화물 곱게 들여 손톱 발톱 색칠하고
귀고리 얼굴 문신에 온갖 치장 하였구나
누란왕국: 신강의 고대 국가
털가죽 옷 걸쳐 입고 활을 들고 짐승 쫓던
훤칠하고 체격 좋은 변방 살던 강족 청년
천수를 못 누리고서 내외간에 잠들었다
강족: 카자흐족
까마득한 그 옛날의 수를 놓은 비단 조각
선명한 색상 위에 정교하게 기운 무늬
날개옷 비천 선녀들 피리 불며 날아간다
韓國館(한국관)
시늉 뿐인 김치찌개 한 젓가락 나물조림
종이같이 얇게 저민 말라빠진 삼겹살점
그래도 우리 것이라 밥 더 달라 잘 먹는다
海南航空(해남항공)
일방적인 비행취소 일정조정 난감한데
항의전화 받고서도 여행사는 모른다네
싸움 끝 겨우 얻어 탄 띄엄띄엄 흩은 좌석
점심수저 금방 놓고 올라앉은 비행기 안
뜨거운 기내식을 빵을 얹어 나눠주고
한국인 제법 탔어도 기내방송 중국어만
주름치마 펼친 듯한 흰 눈 덮힌 산골짜기
누런 색깔 모래사막 창 아래에 가득한데
닷새를 달려서 온 길 몇 시간에 날아간다
碑林(비림)
공자 모신 사당 안의 천 개 넘는 비석군은
전국에서 골라 모은 귀중하고 값진 유산
사진도 맘대로 찍고 탁본 뜬다 요란하다
왕희지의 난정서에 구양순 안진경체
조전비 옛글 옆의 형님 그린 관우 편지
돌마다 새긴 사연을 언제 모두 읽어보나
벽돌 막아 문을 닫은 성인 출입 큰 대문 옆
과거보는 서생들이 붓을 씻던 반월 연못
금잉어 머릿속에는 먹물 가득 하겠구나
개성 석경 큰 비석은 긴 세월을 못견디어
군데군데 금이 가고 모서리가 부서져서
쇠말뚝 겨우 기대어 누각 안에 홀로 섰다
망국 아편 불을 사른 애국지사 좌천 길에
일필휘지 붓을 잡고 편액 써서 걸었는데
끝끝내 지키지 못한 꼭지 없는 비림 글씨
애국지사: 임칙서
陝西歷史博物館(섬서역사박물관)
당삼채 낙타 등에 예인들이 둘러 앉아
북치고 피리 불며 공중제비 잘도 돈다
구경꾼 박수 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는 듯
당삼채:당나라 시대 삼색의 채색 도자기
깃털 모자 흰 옷 입은 신라 사신 그린 그림
강대국 큰 행사에 아니 올 수 없었지만
꿈에도 그리운 고향 눈시울이 젖어있다
무제 황릉 굳게 지킨 수많은 기마도용
채색 도포 걸쳐 입고 겸자 없는 말에 올라
누구냐 큰 소리치고 긴 창 들고 달려들 듯
겸자: 말안장 옆의 발걸이
청동 제기 무쇠 향로 빽빽하게 줄을 서고
고운 색깔 부처들은 미소 띄며 앉고 섰다
창고 속 쌓인 유물은 또 얼마나 남았는지
旅行後記(여행후기)
푹푹 찌는 무더위에 비지땀을 흘리면서
이것저것 바꿔 타고 구석구석 살펴보아
심신은 고단하여도 구경 한 번 잘 했다네
2007 실크로드 여행기
1. 일시: 2007.8.13(월)-8.20(월) 7박8일
2. 참가인원: 7기 부산동기회 24명 (남 9, 여 15)
인솔:김명재 총무:김용삼
고영부 김철수 김덕구 정병철 박도현 한남석 황종수
박예숙 정두혜 최영희 최도춘 이희숙 김희숙 김순자 이귀옥 최정숙 이정희 송주옥 김성순 박희자 하윤자 최순임
3. 코스 및 일정
8/13 김해공항 미팅, 대한항공 11:00 출발 기내식
13:15 서안 함양 공항도착,
가이드 박 철 기사 조 따꺼
진시황병마용 전동차, 원형극장 영화관람, 1,2,3 호갱,
병마용박물관, 진시황릉 차창 관광.
서안 종루옆 덕발장 교자연 (만두)
대당부용원 봉명구천, 자운루 등 관광. 서안빈관 투숙
8/14 호텔조식,
함양공항 10:50 남방항공 11:50 난주공항 도착
가이드 박미화 기사 장 따꺼, 황량한 황토고원, 모래 언덕
3 시간후 유가협댐 도착
점심식사, 모터보트 2 대 분승, 황하강물을 거슬러 병령사행
강변의 오아시스, 양과 나귀, 소 떼들 2 시간 후 병령사 부두
기묘한 암벽, 거대 석불 좌상, 와불, 자매봉
역코스로 난주귀환. 복잡한 난주 시내, 황하 모친상,
황하 제일교 차창관람, 저녁식사, 난주역으로 이동
4인 1 실 침대열차 탑승, 정갈하고 안락함
22;20 난주역 출발, 구슬비
8/15 06:39 가욕관역 도착, 호텔 조식,
답마비연 상, 현대 택시,
가욕관 장성관람, 서역사신 이별장면 재현, 옥수수
현벽장성 관광, 석조물, 수박,
호텔 중식, 사막을 지나 돈황으로 5 시간 여 이동, 하미과 명사산, 색안경에 복면, 장갑끼고 낙타체험, 모래썰매, 월아천
돈황산장 투숙, 양고기 바비큐, 신강 빤미엔, 돈황 사주시장
양고기 꼬지, 맥주
송주옥 생일 축하 포도주, 민속공연 관람
8/16 호텔 조식, 휴식, 중식(낙타발 요리)후 막고굴,
돈황학자 안내원, 빗방울, 버스로 유원행, 탄광과 철광,동광이 곳곳에, 2 시간 여 만에 유원도착, 저녁식사, 야간열차,
단체 분리 20:08 유원역 출발
8/17 08:32 투르판역 도착,
가이드 김송란, 기사 순 따꺼(회족)
호텔조식, 위그루족과 건포도, 낭 가게, 당나귀 수레
교하고성, 대소사, 수박, 카레즈 박물관, 소공탑, 호텔 귀환 점심식사, 화염산, 천불동, 고창고성 당나귀 마차, 수박, 아스타나 고분 미이라, 포도구 민가방문, 건포도, 포도, 포도주, 투르판 호텔 투숙, 위그루 족 공연
8/18 투르판 위그루 생활상, 호텔 조식, 우루무치행, 곧은 고속도로, 황하 상류, 유전과 천연가스, 달판고성, 초원, 호수, 해바라기, 양떼, 염호, 풍력 발전소,측소, 야생낙타,
천산 만년설 3 시간 후 남산목장 도착 승마체험, 삼나무 숲
파오 체험, 우유차와 치즈, 우루무치 귀환, 점심식사,
천산 천지행, 급류, 리프트 탑승, 전동차 탑승, 천지 유람선, 환경버스, 석식, 바자르(시장) 공중 줄타기
8/19 호텔 조식, 홍산공원, 신강박물관, 미이라, 한식,
우루무치 공항 14:30 출발 해남항공,기내식,
18:30 서안 도착,
함양 석식, 최영희, 하윤자 생일, 서안빈관 맥주 홀 회동
8/20 호텔 조식, 비림, 섬서역사박물관, 한식, 면세점
14:50 함양공항 출발 대한항공, 18:55 김해공항 도착 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