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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전(孔方傳) -임춘
공방(孔方)의 자(字)는 관지(貫之)다. 그의 조상은 일찍이 수양산 속에 숨어 살면서 아직 한 번도 세상에 나와서 쓰인 일이 없었다. 그는 처음 황제(黃帝) 시절에 조금 조정에 쓰였으나 워낙 성질이 굳세어 원래 세상일에는 그다지 단련되지 못했다.
어느 날 황제가 상공(相工)을 불러 그를 보여 주었다. 상공은 한참 들여다보고 나서 말하기를,
“이는 산야(山野)의 성질을 가져서 쓸 만한 것이 못 됩니다. 그러하오나 폐하께서 만일 만물을 조화하는 풀무나 망치를 써서 그 때를 긁어 빛이 나게 한다면, 그 본래의 바탕이 차차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원래 왕자(王者)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올바른 그릇이 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이 사람을 저 쓸모없는 완고한 구리쇠와 함께 내버리지 마시옵소서.”
이리하여 공방은 차츰 그 이름이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뒤에 일시 난리를 피하여 강가에 있는 숯 굽는 거리로 옮겨져서 거기에서 오래 살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 천(泉)은 주나라의 대재(大宰)로서 나라의 세금에 관한 일을 맡아 처리하고 있었다.
▶공방의 가계와 세상에 등장한 내력
공방은 생김새가 밖은 둥글고 구멍은 모나게 뚫렸다. 그는 때에 따라서 변통을 잘 하여 한(漢)나라의 홍려경(鴻臚卿)이 되었다. 그때 오왕(吳王) 비(妃)가 교만하고 참람(僭濫)하여 나라의 권리를 혼자서 도맡아 부렸는데 방이 여기에 붙어서 많은 이익을 보았다. 무제 때에는 온 천하의 경제가 궁핍하여 나라 안의 창고가 온통 비어 있었다. 임금은 이를 보고 몹시 걱정하여 방을 불러 벼슬을 시키고 부민후(富民侯)로 삼아, 그의 무리인 염철승(鹽鐵丞) 근(僅)과 함께 조정에 있게 했다. 이때 근은 방을 보고 항상 형이라 하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공방의 외모과 행적
방은 천성이 욕심 많고 더러워 염치가 없었다. 그런 방이 재물을 맡아서 처리하게 되었으니 돈의 본전과 이자의 경중을 따지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리고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질그릇이나 쇠그릇을 만드는 생산 방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백성과 더불어 조금의 이익이라도 다투고, 물건의 값을 낮추어 곡식을 몹시 천한 존재로 만들고 돈을 중하게 만들어서, 백성들이 자기들의 본업인 농업을 버리고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맨 끝인 장사에 종사하게 하여 농사짓는 것을 방해했다.
▶공방의 성품과 그가 불러일으킨 폐해
이것을 보고 간관(諫官)들이 상소를 하여 이것이 잘못이라고 간했으나 임금은 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방은 또 권세 있고 귀한 사람을 몹시 재치 있게 잘 섬겼다. 그들의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자기도 권세를 부리고 한편으로는 그들을 등에 업고 벼슬을 팔아, 승진시키고 갈아 치우는 것마저도 모두 방의 손에 매이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한다 하는 공경(公卿)들까지도 모두들 절개를 굽혀 섬기게 되었다. 그는 창고에 곡식을 쌓고 뇌물을 수없이 받아서 뇌물의 목록을 적은 문서와 증서가 산처럼 쌓여 그 수를 셀 수 없이 되었다. ▶공방의 권세를 이용한 악행
그는 모든 사람을 상대하는 데 잘나거나 못난 것을 관계하지 않는다. 아무리 시정 속에 있는 사람이라도 재물만 많이 가졌다면 모두 함께 사귀어 상통하니 이른바 시정의 사귐이란 것이다. 때로는 거리에 돌아다니는 나쁜 소년들과도 어울려 바둑 두기와 투전하기로 일을 삼아 남과 사귀는 것을 좋아하니 사람들이 말하기를,
“공방의 한 마디 말이 황금 백 근만 못하지 않다.” ▶공방이 사람과 사귀는 버릇
[중략 부분 줄거리] 원제(元帝)가 왕위에 오르자 공방은 탄핵을 받고 벼슬에서 쫓겨나게 된
다. 그의 몰락 후 제자들과 아들 륜(輪)이 그 자리를 대신하였으나 결국 모두 강성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사신(史臣)은 말한다.
“남의 신하가 된 몸으로서 두 마음을 품고 큰 이익만을 좇는 자를 어찌 충성된 사람이라고 랴. 방이 올바른 법과 좋은 주인을 만나, 정신을 모으고 마음을 도사려 정녕 한 약속을 손에 잡아 나라의 은혜를 적지 않게 입었다. 그러면 의당 국가를 위하여 이익을 일으켜 주고, 해를 덜어 주어서 임금의 은혜로운 대우에 보답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도리어 비를 도와서 나라의 권세를 도맡아 부리고 심지어 사사로이 당을 만들기까지 했으니, 충신은 경계 밖의 사귐이 없어야 한다는 말에 어긋나는 자이다.” ▶공방에 대한 평가
- 임춘, ‘공방전(孔方傳)’
■ 요점 정리
▶ 갈래 : 가전체
▶ 성격 : 풍자적, 우의적
▶ 주제 : 돈에 대한 탐욕과 불충에 대한 비판
▶ 출전 : 《동문선》
▶ 표현상의 특징
* 돈(엽전)을 의인화하여 표현
* 풍자적이고 교훈적인 성격을 지님
* 한 인물의 일대기 형식으로 서술
* 중농주의적 사상이 잘 드러남
* 돈을 의인화하여, 돈의 용도가 올발라야함을 역설적으로 가르친 작품이다. 공방은 엽전의 둥근 모양에서 孔, 구멍의 네모난 모양에서 方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돈이 가진 이중성에 대한 평가가 우의적으로 드러나 있다. 즉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이 돈이 결국 인간을 타락시키는 결과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 해제
이 작품의 작가 임춘은 문벌 귀족 출신이지만 무신의 난으로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해야만 했고, 관직에도 나가지 못하고 삼십대 후반에 요절함으로써 불우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바탕으로 돈의 폐해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임춘은 돈의 생김새부터 마땅치 않게 여겼다. 속이 편협하게 모가 나 있다고 하거나, 욕심이 많고 더럽고 염치없는 인물이며, 농사에 방해를 끼치고, 권세를 이용하여 관직을 매매하여 나라를 곤란하게 만들어 당대의 질서를 해친다고 써 놓았다.
그런데 고려 시대에는 아직 엽전이 크게 보급되지 않았다. 대개 공방전에서 보이는 '화폐'에 대한 임춘의 부정적인 입장은 중국 화폐 역사의 폐해를 근거로 형성된 것이다. 작가 임춘은 우리나라에 공방이 성하기도 전에 중국의 사례를 놓고 경계의 화살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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