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가끔 지나칠때는 집에 사가지고 갑니다.
아래는 소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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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희동에 있는 만두전문점 ‘홍복’(鴻福)에서 파는 왕만두(4500원)는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만두를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날 만큼 크다.
조금 과장하면 어린아이 머리만하다.
한 접시를 시키면 ‘고작’ 3개가 나오는데, 둘이서 먹어도 배부를 만한 분량이다.
상투를 틀 듯 만두피를 한가운데로 모아 동그랗게 말았다.
충분히 숙성시킨 두툼하고 포실포실한 만두피가 팥알 크기로 큼직하게 다진 돼지고기,
무말랭이, 부추, 파, 양파, 버섯, 튀긴 두부, 잘게 썬 당면의 진한 맛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커다란 왕만두를 반으로 쪼개면 슬쩍 삐져나오는 중국 술, 버섯, 후추의 향기가 풍요롭다.
소박하다 못해 투박한 생김새가 중국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을 법하다.
돼지고기를 뺀 야채왕만두(4500원)는 만두피를 양끝에서 끌어올려 중앙에서
대각선으로 서로 엇갈리게 꾹꾹 손 끝으로 눌러 자국을 남겼다.
머리 양 옆 터럭을 모두 밀어버리고 가운데만 남긴 펑크족처럼 보인다.
실밥이 드러나는 야구공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야채왕만두에는 돼지고기의
맛을 보충하기 위해 마른 새우를 다져 넣었다. 튀긴 두부와 버섯, 당면 등
돼지고기에 눌려있던 다른 재료들의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맛이 왕만두만 못하다.
찐만두(4000원)도 왕만두 못잖다. 쫀득쫀득한 만두피를 깨물면 생강과
참기름의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왕만두와 달리 잘게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가
혀 끝에서 매끄럽게 느껴질 만큼 부드럽다. 진득한 육즙이 흥건하게 배어든다.
찐만두와 속 재료가 같은 물만두(4000원)는 여느 중국집과 달리 크기가 한국
만두와 비슷하다. 만두피도 속이 비칠 만큼 얇지 않고 수제비처럼 두껍다.
쫀득하다 못해 다소 딱딱한 만두피가 실망스럽다. 하들하들 입술에 찰싹 앵기는
중국 물만두의 관능적 경험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홍복의 단골들은 주로 만두를 전화로 주문하거나 사가지고 가서 먹는다.
일반 분식점보다 허름한 데다 4인용 테이블이 고작 4개여서, 차라리 사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자가 시식하기 위해 방문한 날에는 커다란 복숭아 모양의
만두가 가득 쌓여 있었다. 아무 것도 넣지 않은 만두 표면에 대추를 십자로 줄줄이
박은 만두는 화교들이 제사용으로 사용하는데, 지역마다 모양이 달라서 주문대로
맞춰 만들어 준다고 한다. 화교인 주인은 “평소 왕만두를 500개 이상은 만드는데,
중국 명절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왕만두를 사가지고 가거나 배달로 주문하면 3개 3000원으로, 가게에서 먹는 것보다
1500원이나 싸다. 그러나 배달 비용을 손님이 부담해야 하니 가격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3만원어치 이상만 주문하면 전국 어디건 보내준다.
찐만두와 물만두는 냉동을 시켜 보내주기 때문에, 냉동이 녹지 않을 정도의 거리인
서울 시내 안에서만 배달 주문을 받는다.
닭고기 냉채와 게살수프도 내는데, 게살수프는 왕만두와 잘 어울리면서
메인 목을 축여준다. 여름에는 팔리지 않고 쉬어버릴까봐 준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선한 가을에는 생선살을, 푸릇푸릇한 봄에는 냉이를 넣은 만두 등 제철 재료를
이용한 독특한 만두도 수십여 가지 만들 줄 안다고 한다.
그러나 주인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딱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첫댓글 우리 "카페지기"는 프로 식도락가 인가뵈.....^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