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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도내 부동산시장 투기자금 어디서 어디로 도내 부동산 시장에 뭉칫돈이 몰려다니고 있다.
지난 23~25일 김해시 삼계동 일대는 몰려든 인파와 차량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다. 2007년 말 준공되는 삼계 이안 아파트의 분양 때문이었다. 800여 가구를 분양하는 이 아파트는 23~24일 1·2·3순위 분양신청에만 하루평균 2000여 명이 몰렸고 25일에는 마지막 남은 48평형 30여 가구 후순위 청약에 수백명이 몰려 이 지역의 분양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 아파트는 31·33·45·48평형 856가구로 오는 2007년말 준공예정이다.
도내 분양현장의 떴다방은 그동안 지역소재 업체가 주를 이뤘던 반면 이날은 서울에서 원정온 기업형 떴다방이 30~40%를 차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청약현장에서 선순위자들을 대상으로 당첨되면 전매를 계약하는 이른바 분양권전매 예약은 물론 현행법상 불법인 청약통장 거래도 공공연했고 25일 추첨이후 분양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최대 70개를 확보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당일 분양권 시세도 로열층의 경우 3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최대 5000만원까지 형성되는 등 첫날부터 과열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김해는 투기과열지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총 동원된 창원과는 달리 아무런 규제가 없어 이같은 열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부동산 관계자는 “사실 대우이안은 단지 위치가 좋은 것은 아니다”면서 “첫날부터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형성되는 등 거품이 상당히 많이 끼어 있어 향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국내 부동산 ‘큰손’·헤지펀드 도내에 몰려
김해지역의 이같은 청약열기는 그대로 창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27일 견본주택 개관에 이어 30일부터 분양을 계획했던 컨벤션센터연계 오피스텔 The City7의 분양승인을 창원시가 미루면서 일정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대기하고 있는 투기·투자자금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데다 거주지제한도 받지 않고 분양권의 무제한 전매가 가능해 전국의 투기꾼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부동산 투기자금인 핫머니·헤지펀드 등 단기성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부동산 투기자금은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파트너십을 결성한 뒤 신종상품에 투자하는 자본으로, 단기간에 프리미엄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전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를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단기간의 프리미엄 상승에 자극받은 지역민들이 덩달아 투기분위기에 휩싸일 경우 고스란히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축허가 및 분양신청 등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The City7 오피스텔에 서울·부산·대구 등 국내 부동산업계 큰손들과 함께 부동산 헤지펀드가 몰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 자금은 단기 차익을 노리고 The City7의 프리미엄만 올려놓고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럴 경우 마지막 투자에 뛰어든 실수요자인 지역민들이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이같은 현상은 1억~2억원의 투기자금을 동원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입소문’을 통해 실질적인 투기 붐을 조성하는 ‘아줌마 부대’까지 가세할 경우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망이다.
여기에 대우이안의 분양신청에서 탈락하거나 분양권 전매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The City7에 몰릴 경우 The City7의 청약경쟁률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특히 The City7의 경우 초기 청약금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불과해 당첨이후 전매를 노리는 세력의 접근이 용이한 점도 청약과열조짐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마산 회원동의 이모(47) 씨는 “2000만원이면 40평형의 청약이 가능한데 당첨만 되면 당일에도 최소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소문이 자자하다”면서 “여윳돈에 은행 융자를 내서라도 3계좌 정도는 청약신청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오피스텔 ‘치고 빠지기’ 가능성 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단기투기자금이 몰려 여러 사람 명의로 당첨 받고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시킨 뒤 빠져나가는 고전적인 투기방식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당첨된 소수 투자자들은 일정부분 이익을 창출하게 되지만 투자가치가 소멸될 쯤에는 지역내 자금 유출은 물론 실수요자가 그대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The City7의 분양 이후에는 창원 반송1단지 재건축 아파트 노블파크의 일반분양이 곧바로 이어진다. 노블파크의 경우 당초 이달 내 분양을 할 계획이었지만 The City7의 분양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The City7 분양 이후로 일반분양을 미뤘다.
노블파크는 오피스텔인 The City7과 달리 투기지역내 아파트여서 분양권 전매가 1회로 제한되고 지역제한을 받는 등 여러 가지 규제가 따르지만 반송1단지 조합원분의 프리미엄이 최대 1억700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청약열기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진해 장천·김해 율하도 줄줄이 대기
노블파크 이후에는 7월 진해 장천지구의 분양이 예고되고 있다.
진해의 경우 김해 삼계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 지역이 아닌데다 장천지구는 진해의 신흥주거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어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진해는 6개월 이상 거주자에게 청약자격을 주는 김해와 달리 3개월만 거주하면 청약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창원지역의 분양가가 평당 800만원대에서 최대 1400만원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은 최대 700만원을 넘지 않아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메리트가 충분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천지구의 분양이 끝나면 김해 율하지구의 분양이 또 뒤따른다. 김해 율하지구는 대략 3만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며 이르면 올 9월부터 분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프리미엄 거품에 실거주자만 피해”
장유지역은 또 제2창원터널이 개통되면 인근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체증도 상당부분 해소되는데다 율하신도시에 이어 장유리 신도시까지 건설된다면 인구 20만의 중형급 도시로 탈바꿈하게 돼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업자들의 중론이다.
창신대 정상철(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수도권의 투기자금이 도내에 상당수 유입되고 있다”면서 “김해 이안에서 시작된 투기자금이 창원 The City7과 트리비앙을 거쳐 진해 장천과 김해 율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경우 초기 분양권을 받은 도내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부분 이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한번 지역에 유입되면 그 지역의 뿌리를 뽑는 투기자금의 특성으로 인해 1차 분양권전매 이후 형성되는 2차 시장에서는 투자가치가 상당수 소멸돼 도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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