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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산행기(23차)
일 자: 2003년11월15~16일 토,일요일 날 씨: 맑 음 대원수: 13명
구 간: 여원재(470m)~고남산(846m)~매요리~사치재~복성이재~봉화산(919m)~월경산(981m) ~중재~중재마을
예상소요시간: 13시간50분(실소요시간: 13시간40분)
대간거리: 34.07km(산행거리: 36.07km) 누 계: 469.96km
여주출발 10시15분
이번구간은 산행거리가 34km나 됀다. 보통 여원재에서 사치재까지를 자르는데 우리팀은 무척 강하고(?) 시간도 단축할겸해서 두구간을 한번에 주파하려고 한다. 따라서 무박산행을 하게됐고 토요일 저녁에 여주를 출발했다.
전 주까지 이용했던 32인승 버스가 사고로 결행하게돼 부득이 좌석이 비좁은 20인승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지금까지 워낙 넉넉하고 편하게 좌석을 이용했던지라 인원이 13명밖에 않되는데도 배낭 및 기타장비를 실고 나니 몸이 편하질 못하다.
여원재 출발 02시20분
날씨가 갑자기 추워젔고 시간도 새벽전이라 밖이 어두워 차가 여원재에 도착했는데도 대원들은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는지 차안에서 부시럭거린다.
나도 할수없이 좁은 차안에서 등산화끈도 단단히매고 무릎에 맨소래담도 바르고 입고있던 겨울용 자켓도 배낭속에 챙겨넣고 마지막으로 헤드렌턴을 머리에 착용하고 아스팔트길 우측에 나있는 산길로 들어섰다.
산길로 가다가 잠간 동네길을지나 산소가 있는 장소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산길로 들어서야한다. 561봉에서 우측사면으로 급하게 내려오게 되면 마을 공동묘지를 지나게되고 작은 산길들이 마을과 연결되어있어 길찾기에 주의해야한다.
더더욱 밤이라 표식기를 못찾게되면 헤메기 십상이다. 어쨋든 이구간은 우측에 있는 장교리 마을을 감싸고 있어 가는내내 우측으로는 마을불빛이 여기저기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야간이라 지형파악이 잘되지는않으나 산소들이 많은 야산을 지나면 좌측으로 아주 급경사인 날능선을 지나게 되고 그러다가 갑자기 밧줄까지 매달려있는 암릉을 만나게 됀다.
위험한 장소도 몇군데 있고.....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면 멀리 남원시의 불빛이 찬란하고 바로 눈밑에 보이는 88고속도로에는 지나가는 차의 전조등불빛이 길게 늘어저있고 하늘에는 유리를 뿌려놓은거같이 별들이 총총해 감회가 새롭다. 지금까지 저 많은 별들이 하늘에 그대로 있었나?.........
고남산 04시25분
정상 바로밑에는 한국통신 송신소가 있어 시설물도 많고 포장도로도 연결되어있다. 정상에는 산이름과 산높이 846m라고 쓰여있는 표지석이 박혀있고 주위에 큰 나무들이 없어 사면과 하늘이 탁 트여 캄캄한 밤에 정상에 서서 사면을 둘러보니 내가 지금 서있는장소가 마을의등불과 하늘의 별들로 둘러쌓인 작은 섬과같은 생각이든다.
감상이 너무 심했나?..... 잘 닦여진 헬기장을지나 송신소를 좌측으로 우회하면 포장도로와 만나게 되고, 다시 산길로 들어서고....송신소로 연결된 포장도로를 두 번정도 지나면 좌우가 급경사인 날능선(?)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 구간을 지나면 다음부터는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야산같은 느낌을 들게하는데 다만 넘어진 나무들이 길을 계속 가로막아 야간산행꾼들의 발목을 피곤하게 만들곤한다.
앞사람을 따라 좌측사면으로 내려섰다. 길은 선명한데 허리 이상은 온통까시나무 천지다. 할키고 찔르고...한 대원은 이마에 상처까지 입었다. 지금까지 백두대간상에 이런길은 없었고 표식기도 보이지않는다.
부랴부랴 선두를세워놓고 지도를 정치하여 방향을 잡아보니 북쪽으로 내려가고 있는게 아닌가? 동쪽으로 능선을 타야 하는데...... 다시 능선으로 원위치하여 길을 찾아보니 우측으로 표식기가 매달려있는게 아닌가? 밤이라 헤드렌턴불빛이 닿지않으면 아무것도 모르게된다. 앞사람이 가면 그냥 따라가게 되고.... 왕복 2~3십분은 손해본거 같다
매요마을 06시 10분
마을로 내려서 동네길을 가다보면 좌측으로 탑이 뾰족한 교회도 보이고 우측으로는 마을회관도 있고.... 이른새벽에 검은제복으로 중무장한(?) 소대병력이 아무도없는 마을중심가를 누비고있는게 꼭 영화속의 무법자들 같다.
우리보다 먼저 이길을 간 산꾼들은 친절하게도 표식기를 매달장소가 없으면 전신주에다가도 매달고.....가다보면 매요휴계실이라고 되어있는 간이슈퍼가 하나있는데 가게앞에 서있는 나뭇가지에는 대간꾼들의 표식기가 무수히 걸려있다(기억이 잘않나지만 나무인거같다) 꼭 성황당 같이.... 가게주인이 그대로 내버려둔걸보면 주인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던모양이다.
오고가던 대간꾼들이 한번씩은 앉았다 갔을테니까.......마을을 벗어나면 743번 지방도와 만나게 되고 그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88고속도로 육교를 건너 사치마을에 닿게된다.
실상 대간길은 지방도와 만나는장소에서 우측능선을 타고 고속도로상의 지리산휴계소로 가야하는데 그렇게되면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해야한다. 사치마을에는 오래된 한옥들이 꽤 있다. 그런산골에서 아담한 한옥들을 보고있으려니 마음속에 잔잔하고 따듯한 느낌이든다.
우측으로 고속도로를 두고 소로길을 따라 올라가니 사치재. 전에는 그곳이 고개마루였든 모양인데 옆으로 고속도로가 나 고개길이 잘리는바람에 지금은 고개 같지도 않다. 고속도로 건너편으로는 대간길의 표식기들이 빤히 눈에 보인다.
사실 우리가 그리로 왔어야 되는건데...... 아침식사시간도 됐고해서 전망대가있는 공터로 올라갔다. 고도 약100m 차이인데도 숨차고 땀난다. 올라가는 사면 우측에 있는 나무들이 전부 까맣다. 아마 산불이 크게 났었던 모양인데 정말 보기가 않타깝다. 정상에는 헬기장도 잘 닦여저있고, 바람도 없고 전망도좋아 식사하기는 안성맞춤.
전망대 0 7시10분 07시45분
밤새 걸어서그런지 아침식사가 꼭 점심식사같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저 썰렁하긴한데 아무도 버너를 가저오지 않아 그냥 찬밥에.... 그래도 전망이 기가 막히게좋다. 뒤로는 고남산중계탑이 한눈에 들어오고 앞에는 시리봉이 코앞에 있다.
건너편산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앞으로의 안전산행을 기원해본다. 식사후 완만한능선길을 찬란한 아침해를 받으면서 산행을 계속한다. 능선길에는 잡목이 무성한데 주로 한길이 넘는 철축밭이고 신기한 것은 꽂이 피어있다는거다.
이 추운 11월달에..... 요즈음에는 식물도 계절을 잊어버렸는지 아무 때나 꽂을 피우고.. 아마 환경파괴로 인한 기상이변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완만한 능선을 가다가 산소는 없고 상석 비석만 널려있는곳을 지난다음(산소만 이장하고 상석 비석은 무거워서 버리고간거 같음) 우측 급경사를 타고내려간다.
새맥이재 08시28분
친절하게도 누가 우측에 물이있다고 쓴 비닐종이를 나무에 매달아놨다. 산꾼들은 자기혼자만 물을 마실려고 하질 않으니까.......그리고 우측 비탈면에는 고인돌 같이 생긴 뾰족한바위 두개가 서있는데, 자연석인지 세워논건지 분간이 않간다.
그다음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 보면 상당히 큰 산소를 만나는데 그 규모가 대단하다. 지금까지 백두대간상에서 본것중 제일 화려하다. 누굴까? 길 좌우로 빽빽한 철죽동굴을 가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시리봉어깨를 통과하게되고 시야에 흥부가 태어났다는 성리마을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흥부와 놀부가 진짜 있었던일인가? 좌우간 백두대간을 하면 아는것도 많아진다. 그리고 소나무 군락지,유난히 꼬불꼬불한 소나무들이 많고 바닥은 솔잎이 깔려 푹신푹신하다.전망대에서 내려가다 다시 올라가면 야막성터가 나온다. 대부분이 허물어저, 내려가는길이 흘러내린 돌로인하여 너덜길같이 되어있다.
대원들간에는 이돌들이 성에서 흘러내린건지 아니면 당초부터 여기에 있던돌들을 가저다가 성을 쌓은건지를 놓고 논쟁이 분분하다.
복성이재 10시10분
2차선 아스팔트포장이 잘닦여진 고개 정상에 큰이정표가 있는데 한쪽에는 남원시 아영면,다른 한쪽에는 장수군 변암면이라고 씌어있다.
복성이재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우측 소나무군락지에는 땅바닥의 솔잎을 다 긇어모아놓아 바닥이 반들반들하다. 송이를 재배할려고그러나? 아니면 땔감을 모아논건가? 좌측으로는 능선따라 휀스를 치고 또 그물망까지 처놨다.
경사가 급해서 소를 방목하기는 좀 그렇고, 양이나 염소목장이 아닌지....넓은 비탈면에 초지가 형성되어있고 군데군데 소나무군락지가 무리지어있다. 전망대에서 좌측멀리 댐이 하나 보이는데 이름을몰라 그냥 장수댐이라고 불렀는데 지금 지도를 자세히 확인하니 장수군 번암면에 있는 동화호다.
전망대에서 치재로 내려가는 능선주위에는 그야말로 철죽동굴이다. 어떻게 보면 지리산 바래봉보다 더 철죽군락지가 크다. 봄에는 경치가 장관일텐데 왜 철죽제 같은걸 하지않는건지? 백두대간을 하면 걱정도 많아지는가보다.
그 다음 잡목숲, 모자도 잡아끌고,배낭도 잡아끌고.. 힘겹게 잡목숲을 통과하면 좌측으로 급경사인 날능선을 통과하게 되고 키가큰 갈참나무숲을 지나니 바닥은 낙엽으로 인해 푹신푹신하고... 어쩌면 사람사는것과 비슷한지....
푹신푹신한 솔잎길,잡아끌고 찌르고하는 잡목숲,참나무잎이 카페트처럼 깔린 오솔길....긴게 있으면 짧은게 있는법...등산은 사람사는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사면이 온통 갈대밭인 봉화산까지는 좌우에 임도가 있는 날능선이다. 바로 좌측에 임도가 있으나 우리는 능선을 고집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백두대간 종주자이기 때문이다(너무 거창했나?)
봉화산 12시20분
봉화산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주위로는 그야말로 갈대숲이 장관이다. 갈대꽃보다도(나도 갈대라고 부르는데 사실 억새가 맞는말같다) 바닥을 뒤덮은 갈대잎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하는게 꼭 물방울이 온 사면에 깔려있는 것 같다.
봉화산에서 내려오면 임도와 만나는데 좌측으로는 차단기를 설치하여 차량통행을 금지하고 있는데 우측으로는 차량통행이 가능한모양이다.
4륜구동이면 가능할 것 같고, 아닌게 아니라 갤로퍼찦차가 한대 서있다. 이높은데 뭐하러 왔나?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점심식사(잘 가꾸어진 산소옆) 12시40분 13시15분
양지쪽 산소옆에서 식사를하고(점심생각이 없어 소주몇잔하고 옆사람 도시락을 몇젖갈 거드니 내 도시락은 그대로 남았다) 갈대숲을 지나니 찌르고 할퀴는 잡목숲, 그다음 성리쪽 전망이 기가막힌 치마바위(이건 내가 붙인 이름)를 지나면 좌우가 급경사인 날능선을 통과하게 되는데 바위가 많아 조심해야한다.
광대치 14시40분
광대치는 장수군 번암면과 함양군 백전면으로 넘어가는 고개길인데 사람만 통행이 가능할정도로 노폭이좁으며 보수가 되어있지 않고 다만 산꾼들의 무수한 표식기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월경산은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는데 광대치에서 월경산까지의 오르막 30분은 마지막 남은힘을 쏟아부어야한다
월경산 길어깨 15시10분
월경산에서 중재로 가는길은 주로 갈참나무숲이라 낙옆으로인해 바닥이 푹신푹신하다. 그다음 급경사. 밧줄까지 설치되어있다. 지금은 필요가 없을것같은데 아마 겨울에 눈이왔을때를 대비한모양이다. 갑자기 산죽밭이 갈참나무사이로 드문드문 펼처저있다.
이구간에서는 산죽을 처음본거같은데 갈참나무 사이사이로 파란 산죽이 있는게 아주 인상적이다 마지막 봉우리를 넘으니 우측으로는 키가큰 니끼다소나무 군락지, 좌측으로는 갈참나무숲,바닥은 낙옆카페트, 기분좋게 중재에 도착
중 재 15시55분
중재에는 우측으로만 길이 나있는데 폭은 넓으나 비포장으로 노면보수가 되어있지 않아 차량통행은 불가능하다. 약20분간 버스가 대기하고있는 중기마을로 걸어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