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는 이미 우리 일상 중에 깊이 들어와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자 할 때, 심신의 나른함을 쫓고자 할 때, 기분을 전환하고자 할 때 우리는 차를 마신다. 차는 혼자 마셔도 좋고 여럿이 함께 마셔도 좋다. 올 겨울에는 차를 이용하여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보자.
멋과 향이 어우러진 건강차
차라고 하면 원래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등이 모두 이 차나무잎으로 만든 차에 해당한다. 녹차는 어린 잎을 따서 바로 증기로 찌거나 솥에서 살짝 볶은 것이고, 우롱차, 홍차, 보이차는 녹차를 발효시킨 정도에 따라 달리 불린다. 그러므로 차나무잎 외의 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차처럼 우려 먹는다면 실은 차가 아니라 탕이라고 불러야 맞는 말이다. 즉 결명자차, 생강차, 국화차가 아니라 결명자탕, 생강탕, 국화탕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다.
전설에 의하면 녹차는 우연히 바람에 실려온 나뭇잎이 중국 농업의 창시자인 신농씨의 물그릇에 빠지는 바람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차는 그 독특한 향과 멋으로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로 뻗어나갔는데, 영어의 Tea도 차를 일컫는 중국어의 방언에서 유래된 것이다. 차가 대중화되면서 차나무잎 이외의 나뭇잎, 풀, 뿌리, 꽃, 씨앗 등도 차처럼 우려먹게 되고 이러한 것들도 모두 차로 불리게 되었다.
겨울에는 특히 차를 많이 마시게 된다. 이때 조금만 차에 대해 알고 차를 마시면 건강을 지키는 데 요긴한 도움이 된다. 기왕 마시는 차라면 기분 전환도 되면서 몸에도 좋은 차가 좋지 않을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원래 차를 매우 즐겼다. 차를 마시듯이 밥을 먹듯이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해서 “다반사”(茶飯事)라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요즈음에는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식당에 가면 식후에 커피를 내놓는 집은 많아도 녹차를 내놓는 집은 드물다. 그만큼 커피가 보편화되었다는 증거이다. 특히 패스트푸드가 밀려들면서 청소년들이 탄산음료나 초콜릿 등을 통해 카페인에 길들여져 있게 되었고 그러면 자동적으로 커피에 이끌리게 된다. 사람들은 커피가 몸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지를 잘 모른다. 커피 안에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커피가 활력을 준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활력을 준다면야 카페인이 좀 해롭기는 하더라도 뭐가 대수냐 하는 심정에서다. 그러나 커피를 한꺼번에 100잔 정도 마시면 죽게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 커피가 얼마나 나쁜지는 커피를 끊어보아야 비로소 알게 된다.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면 머리가 핑 돌게 된다. 마찬가지로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사람도 커피를 끊었다가 다시 입에 대면, 심장이 정신없이 빨리 뛴다든가 불안 초조해진다든가 하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인체는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반응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반응을 내보이며 경고를 하는데도 인체의 주인이 그 반응을 계속 무시하면서 해로운 것을 섭취하면 나중에는 경고조차 보내지 않게 된다. ‘나는 포기했어. 카페인의 독이 계속 몸에 쌓이건 말건 나는 모르는 일이니까, 주인이 알아서 하라구’ 하는 식이다.
녹차에도 카페인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녹차에 든 카페인은 녹차 안의 식물화학물질인 카테킨과 데아닌이란 성분이 카페인과 결합하여 카페인의 활성을 막거나 억제하므로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 사람들의 흡연율이 75%가 넘고 돼지고기 요리를 늘 즐기는 데도 심장마비 발병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것은 양파와 함께 이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 때문이라고 한다. 올 7월에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성인 남녀 1856명을 기호에 따라 녹차군, 커피군, 녹차-커피군, 둘 다 마시지 않는 군 등 4군으로 나누어 영양상태를 조사해 보았더니 녹차를 마시는 군의 영양상태가 가장 우수했다고 한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았고, 뇌졸중의 원인으로 알려진 중성지방도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녹차는 두번 세번 물을 부어 마실 수가 있는데 보통 첫물차는 아미노산이 많아 감칠 맛이 나고 두번째나 세번째 우린 차는 카테킨이 많아 떫은 맛이 난다. 그러므로 기호나 필요에 따라 물온도를 달리 하여 마시는 것이 좋다.
녹차 외에도 독특한 향과 맛, 그리고 건강을 위해 다양한 소재로 차를 만들 수 있다. 약은 아무데나 쓸 수 없지만 이러한 차는 부작용이 적으므로 일상적으로 마실 수 있다. 녹차류 외의 차 중에서 유용한 몇 가지 차를 소개한다.
감잎차
비타민C의 보고라고 알려져 있는 감나무 잎은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이용되어 왔다. 감잎은 비타민 C의 함량이 레몬의 20배, 귤의 30배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A, D 및 엽록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그 외 비타민 B1, 판토텐산, 엽산도 많이 들어 있어 감잎차의 경우 성인병 예방을 위한 좋은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다.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 향상, 피부 재생 등의 미용효과, 노화억제, 빈혈, 동맥경화, 심장병, 고혈압 예방 등에 효과가 있으며 칼슘도 많아 임산부나 어린이에게도 좋다.
쑥차
음력 5월 무렵에 따서 말려 놓은 쑥을 재료로 이용한다. 신경통, 냉증, 류머티즘, 노이로제, 심장병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노인의 자양강정을 돕고 피로 회복에 효과가 뛰어나다. 비타민C와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어 환절기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다.
둥글레차
좋은 향과 그 효능 때문에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불렸다. 기력을 돋구는 효능이 있어 몸이 약하거나 병후 회복에 좋다. 인삼과 비슷한 강장제이나 체질에 상관없이 마실 수 있다.
유자차
감기 몸살에 유자차를 뜨겁게 끓여 마시면 몸에서 땀이 나고 열이 내리게 된다. 또한 기침을 심하게 할 때나 편도선이 부었을 때도 효과적이다. 해열 및 소염 효과도 있으며 특히 과음하였을 때나 임산부가 입맛이 없을 때 마시면 좋다.
정향차
필자는 특히 정향차를 좋아한다. 꽃봉오리가 떠 있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향도 그윽하다. 복부의 냉증, 구토,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통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자주 마시면 몸 안의 충을 없앤다.
(2004년 김정문알로에 사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첫댓글 저희집은 감기로 앓아 눕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건강법과 함께 아내의 노력 때문입니다. 감기가 돈다 싶으면 배-무우-대추-생강 등을 넣어 끓인 차를 마셔줍니다. 가장 좋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차에 감기에 대해 가온님의 좋은 정리가 있으시다면 하는 생각이...
유자차가 참 좋고 저희집에서도 늘~ 비치하고 분위기, 시간이 될 때 매실엑기스와 함께 즐겨 사용하는데요. 한가지 정보는... 그런류에 설탕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매실엑기스와 유자차에는 설탕대신 꿀을 적당히 사용합니다. 포도즙을 발효시키는데는 설탕대신 꿀을 하니 넘넘 쉽게 시어져버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