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메릴린치 매각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지면서 아시아 이머징시장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주식, 채권, 환율이 최근 큰 폭으로 변동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미국발 금융 시장 충격은 △리먼과 메릴린치와 관련된 상품 투자손실 △금융불안에 따른 실물경기 부진 △외국인 자금이탈 등 경로로 아시아 이머징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국가의 기존 투자자들은 펀드 등을 당장 환매하거나,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투자하는 물타기 전략과 사태를 관망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적 대응은 시장이 반등할 때 이들 지역 펀드 비중을 줄이고 지역별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이들 국가 펀드 등에 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추가 투자를 고려하더라도 미리 들어갈 필요는 없으며 먼저 세계 금융시장 불안 요인인 미국이 '턴어라운드'를 하는 것을 보고 들어가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환보유액 대비 외채 비율을 보면 인도네시아(250%) 필리핀(149%) 베트남(126%) 등이 외채구조가 불안정해 외환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국가의 외국인 자금은 해외로 이탈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도는 지난해 기준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1.1%에 달하고 자본수지 흑자 비율도 8.9%여서 외환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항진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은 이번 충격이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글로벌 금융경색이 발생하거나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가 대두될 때 금융불안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위험관리에 치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기효 기자 /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