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장르 영화는 아니지만 인간 심리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보면 뛰어난 심리드라마이자 느와르적인 로맨스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느와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가급적 정보를 모르고 가서 보는 것이 감동을 크게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스토리의 컨벤션을 파괴하면서 가는 이 작품의 독창적인 전개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합니다.
영화의 초반은 교도관 행크(빌리 밥 손튼)의 일상과 가족을 천천히 소개합니다. 아버지는 인종차별주의자로 퇴직 교도관이며, 행크의 아들인 소니도 아버지와 함께 교도관 일을 수행합니다. 3대가 교도관 출신인 이 집안에는 가족간의 친근한 대화도 여자(어머니나 자식)도 부재합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에 비해서 더 인간적인 소니는 가정을 걷돌면서 아버지께 매번 꾸중만 듣고, 정기적으로 창녀를 만나 성욕을 해소하곤 합니다.
이 특이한 가족에 대한 느린 소개가 지나고 나면, 사형집행을 앞둔 흑인 사형수 로렌스의 마지막 가족면회 장면이 보입니다.
레티샤(할 벨리)는 로렌스의 아내로서 11년간 옥바라지를 해왔고, 지금은 뚱뚱한 아들의 아버지로서의 예우말고는 더 이상 남편에게는 애정이 없는 관계로 보여집니다.
로렌스는 사형되기 직전 자신의 사형집행 의식을 돌봐주는 교도관 행크부자에게 캐리커춰를 그려줍니다.
결국, 사형은 집행이 되고.........
행크 집에서의 충격적인 사건이후, 그는 자신의 직업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행크와 레티샤의 느리지만 격정적인 사랑이 축복처럼 전개되지요. 행크의 생활에 서서히 변화가 오기시작합니다.
저는 이때 영화 <크라잉 게임>이 생각났던 것 같습니다. (죽은 자의 흑인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그러나 전개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3대가 교도관 출신이며, 부자가 함께 사형수를 형장으로 안내하는 일을 수행한다건가, 그런 직업을 가진 자의 감정없는 건조한 일상묘사, 범죄자를 한때 사랑했던 흑인여자 레티샤의 캐릭터와 뚱뚱한 아들, 행크가 배로 교도소에 출근할 때 마치 과거의 노예처럼 보이는 죄수들의 모습들, 같은 창녀를 부자가 함께 만나는 습관.
그리고, 무표정하고 무관심한 행크라는 캐릭터, 엉뚱한 유우머, (레티샤가 진실을 알게된후)해석의 여지가 풍부한 영화 마지막 결말 처리등등 많은 것이 독창적이고 새로왔습니다.
시나리오를 쓴 두 작가나 감독은 우리에게는 처음 소개되는 사람들.
감독인 마크 포스터는 1969년 독일 태생이고, 90년대 뉴욕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계속 미국에서 독립영화를 한 사람. 지금 찍고있는 4번째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 조니 뎁등 헐리웃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영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