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장교 임관식

[조용만]

“군에 감사·존중하는 사회 만들 것”

李 대통령 학군장교 임관식 참석 “조국위해 헌신한 분 명예롭게 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군에 감사하고 군을 존중하며 아끼는 사회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 후 첫 군 공식행사로 경기 성남시 학생중앙군사학교 연병장에서 거행된 2008년도 학군장교(ROTC) 임관식에 참석, 이같이 말한 뒤 “앞으로 정부는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뜻을 높이 기리고 명예롭게 하는 일을 꼭 하겠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2·4면

이 대통령은 이어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알고,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겠다”며 “이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시작이고 선진 일류국가의 바탕이 되며 그것이 바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헬기사고로 순직한 장병들과 관련, “우리 국민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고귀한 헌신과 아픔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가 이만큼 자유와 풍요를 누릴 수 있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그 아픔을 참고 분단의 어려움을 꿋꿋이 지켜낸 군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김장수 국방부장관, 김관진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및 군 고위 장성과 졸업생 가족·친지 3만여 명이 참석했으며 육·해·공군 합동으로 거행됐다.특히 이번 임관식 행사에서는 학군장교들을 위해 의자가 마련되고, 학군장교들이 단상 위로 오르는 대신 이 대통령이 단상 아래로 내려와 악수를 나누며 장도를 축하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임관식을 통해 대학생활 중 3·4학년 2년 동안 소정의 군사교육을 마친 4297명의 육·해·공군 신임장교가 군문을 향해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이들은 앞으로 군별로 병과학교에서 초등군사교육을 이수한 뒤 실무부대에 배치돼 초급 간부로 복무한다.이날 영예의 대통령상은 양명환(23·대구대) 육군소위와 김효직(24·해양대) 해병대 소위, 이규정(24·항공대) 공군소위가 각각 수상했다. 이날 행사는 국군방송 TV(KFN)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학군사관후보생 제도란?

1961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ROTC는 휴전 이후 초급장교 부족으로 말미암아 예비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대학교육에 지장을 주지 않고 군사적 목적과 교육 시책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목적. 대학생 중 우수자를 선발, 2년간(3·4학년) 소정의 군사 교육을 이수한 후 문무를 겸비한 유능한 학사출신 장교를 양성해 현역에 복무토록 하고 있다.

1963년도 1기생 2642명을 배출한 이래 올해 46기까지 매년 3000∼4000명이 임관, 육·해·공군에서 모두 약 15만여 명이 배출됐다. 대부분은 의무복무기간을 마치면 전역하지만 일부는 장기복무를 지원해 현재 장군 21명을 비롯, 영관장교 4500여 명이 복무 중이다. 기구면에서도 창설 당시에는 전국 16개 종합대학에만 학군단이 설치됐던 것이 지금은 육군학군단이 전국 107개 대학에, 해군은 4개 대학, 공군은 2개 대학에서 시행해 오고 있다.

2008.02.29

* 2면, 4면 기사

“군에 필요한 참된 장교 되겠다”

학군장교 대통령상 수상자-양명환 육군 소위

“학업과 군사교육을 병행하면서 힘들고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소위로 임관하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 국가와 군이 필요로 하는 참된 리더, 참된 장교가 되겠습니다.”

2008년도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양명환(23·대구대) 육군소위의 소감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가 좌우명인 양소위는 “후보생 교육과정에서 어려운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실로 나타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충무공 이순신처럼 군생활에 최선”

학군장교 대통령상 수상자-김효직 해병대 소위

대통령상의 주인공 김효직(24·해양대) 해병대 소위는 “학군단장님과 훈육관 등 많은 분의 지도·격려와 홀로 내뒷바라지를 하며 고생하신 어머님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오늘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며 공을 주변 사람들에게 돌렸다.

해양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한 김소위의 소망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 노력해 발전함으로써 매번 신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

특히 그는 “바다로부터 오는 적을 바다에서 막아낸 충무공 이순신처럼 군생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국가에 필요한 사람 되도록 노력”

학군장교 대통령상 수상자-이규정 공군 소위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규정(24·항공대) 공군소위는 “포기할 수 없었던 공군 제복을 입게 돼 누구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고교를 졸업한 후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했으나 키가 190㎝를 넘다 보니 앉은키(104㎝)가 사관학교 입학 규정(86.5㎝ ~ 101.5㎝)보다 커 입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이소위는 “임관에 대한 목표를 갖고 달려왔는데 막상 그토록 원하던 임관을 하니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입단하면서 세웠던 목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국가와 공군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8.02.29

“軍을 강하게, 軍의 명예를 드높여 나가자”

학군46기 임관식 대통령 치사 <전문>

학군46기 장교 여러분!
오늘 자랑스러운 소위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일선으로 나아가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니, 국군 통수권자로서 가슴 뿌듯하게 믿음이 갑니다.

여러분의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여러분은 남달리 성실한 생활을 해 왔습니다. 친구들이 자유롭게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을 때 여러분은 제복을 입고 군사훈련에 몰두했습니다.

방학이 되어 동료들이 쉴 때 여러분은 힘든 훈련을 기꺼이 받았습니다.바로 여러분의 마음속에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다소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군 장교생활을 통해 국가에 봉사하고 자신의 리더십을 키워 나가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창조적 실용주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업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군사훈련을 받는 것, 조국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면서 동시에 나 개인의 리더십을 키워 나가는 기회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실용의 정신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이야말로 실용주의의 앞선 실천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학군 선배들은 투철한 국가관으로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경제살리기와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군에 불어넣어 군의 발전에도 공헌했습니다.

지금은 군내에서 학군 출신 장교의 비중이 높아지고 그만큼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군에서 갈고 닦은 리더십을 발휘해 사회 각 분야의 발전을 이끄는 데 앞장섰습니다. 헌신적으로 봉사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 내세우지 않고, 개인의 욕심을 절제하여 공동체의 안녕을 구하였습니다. 그야말로 문무를 겸해 멸사봉공을 실천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ROTC 전통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임관 장교 여러분과, 이를 축하하기 위해 오신 가족·친지 여러분, 군 관계자와 국민여러분!우리는 서해 북방한계선을 지키려다가 숨져간 꽃다운 젊은이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분의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상한 전우를 구하고 본대로 돌아가던 장병들이 헬기사고로 순직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 유족들의 울음소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고귀한 헌신과 아픔이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자유와 풍요를 누릴 수 있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그 아픔을 참고 분단의 어려움을 꿋꿋이 지켜낸 군의 역할이 컸습니다. 나는 평소에 우리가 평화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왔습니다.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우리 군을 강하게 하고, 군의 명예를 드높여 나갑시다.”

앞으로 정부는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뜻을 높게 기리고, 명예롭게 하는 일을 꼭 하겠습니다.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알고,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겠습니다. 군을 감사하고 존중하며 아끼는 사회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선진 일류국가의 바탕은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의 요체이기도 합니다.

이제 일선 부대의 소대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학군 장교 여러분! 이미 여러분과 여러분의 선배들은 국민을 섬기는 일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여러분이 부임하는 부대에서 그 정신이 더욱 확산되어, 우리 군이 더욱 강해지고 국민의 사랑을 받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 국내외적인 환경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민과 지도자가 서로 신뢰하고 각자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국방을 튼튼히 하고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여러분의 복무에 충실해 주기 바랍니다. 저는 경제 살리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에 두고 온 몸을 바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다시 한번 여러분의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무운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2008.02.29   "3사관학교 사랑 모임"  "한우리에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