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2) - 역시 의로움보다 이로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뉴스 중 세월호 사건보도가 한국기자들이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고 한다. 세월호가 가져온 비극적 사건의 와중에서 ‘기레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언론은 무능과 비겁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정부의 발표를 별다른 비판 없이 수용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고통에 날카로운 상처를 입히며 선정적인 보도를 하기도 하였다. 희생자의 가족들은 압도적인 비극에 허덕였고 외부의 무차별적 시선과 책임회피를 우선하는 정부에 의해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런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했던 언론이 JTBC였다. 손석희가 종편방송의 사장으로 이동하였을 때 그를 아끼는 많은 진보적 언론인들은 걱정과 실망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JTBC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무리 멘트처럼 희생자의 아픔을 보도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노력했고 의문투성이의 문제를 보도함으로써 어떤 언론이 못한 문제의 핵심을 객관적으로 드러내었다. 그런 노력이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일련의 과정과 선정 동기에 동감하고 싶다.
하지만 JTBC의 뉴스는 수치적으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방송의 연예프로그램이 인기 차트의 상위를 차지하는 것과는 다르게 다른 종편 뉴스보다도 시청률이 적다는 것이다. 어느 방송의 뉴스보다도 비판적이고 숨겨진 문제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우수한 프로그램이 주목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진실의 민낯과 마주하기 두려운 우리의 모습을 증언하는 듯하다. 오늘 뉴스에서는 두 가지의 흥미로운 기사를 만났다. 첫째는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슬픔이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타인의 목숨을 빼앗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입장만을 뻔뻔스럽게 변호하는 모습에서 사회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사라졌다는 현실을 고발한다. 그들의 떳떳함이 자칫 사회의 지도층이 보이는 몰상식함과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모습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뉴스는 진단한다.
둘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로 떨어지고 정책수행 능력을 비판하는 비율은 60%을 넘어섰다는 보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정책적 무능은 사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작년 세월호 사건이나 주요 정치적 사건 및 정책에서 책임 회피하는 모습은 지도자의 자질을 심각하게 의심하게 하였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도 책임에 대한 심판은 없었으며 지지율은 마지노선같이 굳건했다. 도덕적·정치적 문제로서는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문제는 경제다’ 이 말은 빌 클린턴의 대통령 선거의 핵심어였지만 지금 우리 정치상황을 분명하는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로 떨어지고 더욱 하락할 가능성의 조짐은 사람들의 경제적 이익을 손대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여 진다. 연말정산의 문제, 각종 세금의 증가추세 그리고 계속되는 일련의 경제적 위기가 대통령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게 된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마케아벨리는 ‘인간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의 죄는 잊어도 재산을 훔친 사람은 잊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맹자는 전국시대 수많은 나라를 주유하면서 ‘이가 아닌 의’를 역설하였지만 어느 곳에도 등용되지 못한 채 떠나야 했다. 의로움은 인간의 생각과 언어를 끌어내고 폭발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과 실제적 영향에서 의로움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인간에게 구체적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의로움보다 이로움’이라는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한 것 같다.
첫댓글 효종아 잘 지내지...2월 23일 송우리에서 한 번 더 보자. 우리 윤리비 중에서 올 사람 오기로 했다. 카톡이 안되니 이 글로 전한다.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깊은 통찰에서 우러난 진실과 행동은 우리의 삶을 그렇게 만들 것이다. 이 글을 대하면서 '홍익인간'이 생각난다.의로 세상을 빛내고 널리 세상을 이로게 하면 어떨까!